Snu Roman. [69422] · MS 2004 · 쪽지

2017-05-10 15:5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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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동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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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을 일깨우는 성인동화 20선제목- 베이컨베이컨     10년 전, 마트에서 손주가 좋아하는 떡과 베이컨을 사고 집에 가려는데 차가 한 대도 지나가지 않았다. 집에 두고 온 손주 녀석 밥먹일 생각에 무단횡단을 하자마자 사이렌이 울렸다.     “위잉~~ 치지지직... 거기 선생님, 잠깐 멈춰 주세요”     그러고는 내 쪽으로 차를 돌리려는 게 아닌가. 때마침 다른 이가 무단횡단을 하자 경찰차가 그 쪽에 주의를 돌린 틈을 타 난 “죄송해요!”라고 외친 뒤 집을 향해 냅다 뛰었다.      골목을 지나 놀이터를 지나 대각선 방향 대중탕을 끼고 왼쪽으로 돌아 두 번째 전봇대에서 오른쪽.. 얼마나 뛰었을까. 이제 여기까지 쫓아오겠냐는 안도감이 밀려들 때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후다다닥! 난 2층 집으로 부리나케 뛰어 올라갔다. 급한 마음에 현관문 맞은 편 창고에 숨었다. 왜 하필 오늘따라 문은 잠기지 않는 건지.... 숨죽이고 기다리는데 경찰들이 와서 초인종을 눌렀다.     밖으로 나온 아들은 영문을 모르는 눈치였다.     “어머니 어디 계세요?”“밖에 나가셨는데요.”“올라가는 거 다 봤습니다. 안에 계시죠?”     아들과 경찰의 실랑이를 듣자니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조금만 더 버티자는 생각에 숨죽이고 있던 차, 창고 문이 확 열렸다.     “으악!! 깜짝이야!”     경찰이 현관의 종교 스티커를 보며 한심하다는 듯이 힐난했다.     “아니, 종교도 있으신 분이 이러면 됩니까? 아들 앞에서 부끄럽지도 않으십니까?”“죄송합니다.”“왜 도망가셨어요? 저희가 이렇게 잡으러 오지 않습니까.”“죄송해요....”“다음부턴 그러지 마세요. 이번 한 번만 넘어가 드립니다.”     칠순이 다 된 나이에 아들 내외 앞에서 몰골을 당해 꼴이 말이 아니었다. 잡혀가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 젊은 경찰의 인덕으로 구사일생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해당 경찰관의 행동은 형사소송법 제200조3의 긴급체포 요건을 충족시키지도 못 하였고 더군다나 다액 50만원 초과의 사건에도 해당하지 않아 현행범 체포 요건 조차 갖추지 못했다는 사실을.     나의 창고에 마음대로 들어온 것은 형법 319조 제1항의 주거침입죄에 해당하며 엄마뻘인 내게 아들 내외 앞에서 훈계를 하며 모욕한 것은 경찰관직무집행법 14조 최소한의 행정지도 규율을 어긴 것으로 징계대상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힘이다.     Francis Bacon (22 January 1561 - 9 April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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