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메라주의] 삼수생 첨지의 문과 수능 공략 (보충!)
안녕하세요! 저번에 문과 수능 공략법을 올렸던 김첨G입니다. (저번 글 링크:https://orbi.kr/00014909268) 이 글 올렸던 뒤로 이제 거의 두달이 다 되어가네요. 그동안 합격자 발표가 나서, 저도 드디어 서울대 경제학과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오르비분들도 올해 수능 잘 보셔서 꼭 바라는 대학 착착 붙으시길 바랄게요!
저번에 썼던 글에선 문과 수능의 모든 과목을 전체적으로 다뤘었는데요, 사실 제 수능 노하우는 저번 글에 다 쓴 거나 다름없어요. 그래서 더 알려드릴 게 많이 남아있진 않은데, 댓글로 질문을 받아보니 국어 관해서 계속 반복적으로 나오는 질문들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좀 보충이 필요하겠다 싶은 부분들에 짧게 덧붙이는 식으로 글 하나 더 써보려고 합니다. (보충글인데 2달 간격은 너무 늦었죠. 죄송합니다 ㅠㅠ)
이 글은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1. 오버슈팅&부호화 지문의 풀이 복기
저번 글에서도 팁들에 이런 저런 활용 예시들을 붙여놓긴 했는데, 지문의 전체적인 해설을 올리진 않았어요. 그렇다보니 실전에 적용하실 때 어떻게 쓰셔야 할 지 파악을 못 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그래서 이번엔 2018학년도 수능 국어 영역에서 출제되었던 '오버슈팅' 지문과 '부호화' 지문, 이 두 지문의 해설(?)을 통으로 써봤습니다! 저번 글의 실전 활용예시로요!
사실 이 글은 '분석'이나 '해설'이라 이름 붙이기보다도, 실전 풀이의 복기를 해둔 느낌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제가 실제로 수능장에서 문제를 어떻게 풀어냈는지를 그대로 보여드리려고 쓴 글이거든요. 저번 글의 비문학 독해 방법을 적용해 풀어냈다면 이번 수능 문제를 이렇게 풀어낼 수 있었다! 라는 거죠. 저번 글과는 달리 이번엔 처음부터 차근차근 설명해드리려고 쓴 글이 아니기 때문에 이 글 단독으로는 좀 불친절하고 이해하기 힘들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당연히 저번 글과 이어서 봐야 되는 글이에요! 저번 글에서 설명했던 내용들로만 구성되어 있으니, 잘 기억 안 나시면 한 번 더 보고 오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 글은 이렇게 활용하시면 됩니다. 오버슈팅 지문과 부호화 지문을 다시 직접 인쇄해서 풀어보세요. 그 다음에 이 글을 읽으시면서 자신의 독해 방식, 문제풀이 과정과 이 글을 비교해보세요. 자신의 방식과 어떤 부분이 다른지 파악하려면 그게 제일 효과적이겠죠?
하지만 명심하실 점! 이 글은 절대적인 풀이법이 아니라, 그냥 제 풀이법이에요! 그러니 당연히 제 풀이에 부족한 점도 있을 수 있고, 여러분의 풀이가 더 나아보이는 부분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어요. 절대 이상한 일 아니고, 원래 자기 풀이법을 이 글대로 뜯어고치려 할 필요도 절대 없어요! (물론 정답을 맞췄단 전제 하에서요!) 어디까지나 자신의 읽는 방법에 어디가 부족한지, 뭘 더 넣으면 좋을지 참고하는 용도로 사용해주시면 좋겠습니다.
2. 국어 많이 받았던 질문 답변!
또 정말 자주 받았던 질문 두 가지에 대해 답변해드릴 거예요. 받은 질문이야 정말 많긴 한데, 확실히 저번 글에서 부족하게 써놨단 생각이 드는 두 가지에 대해서만 써봤습니다. 첫번째는 국어 연계의 활용 방법이고, 두번째는 화작과 고전산문의 공부법에 대해서요!
풀이 복기 필요 없으신 분들은 쭉 내리시고 질문 답변만 읽어주셔도 무방합니다.
※읽기 전에 꼭 직접 풀어보고 나서 읽어주세요!
① 오버슈팅 지문 분석
1. 1-(2-3-4)-5 식으로 진행되는 C유형의 지문. 1문단의 내용은 5문단에 가서야 본격적으로 써먹는다.
2. 환율 조정 과정에서 장기와 단기를 대비하고 있으므로 주의해 읽어야 함.
3. 많은 상관관계들이 나타나고 있으므로 이를 꼼꼼히 체크하고 넘어가야 함.
주제: 환율의 오버슈팅 현상과 이에 대응하는 정부 정책 수단, 그리고 그 특성
1문단 – 정책 수단의 특성과 이를 고려한 정부의 정책 수행
2문단 – 오버슈팅의 개념
3문단 – 구매력 평가설에 기반한 장기의 환율 조정
4문단 – 단기에서의 환율 조정 과정과 환율의 오버슈팅
5문단 – 환율의 오버슈팅에 대응하는 정부의 정책 수단과 그 특성들
전체적인 흐름
1문단에서 제시되는 주제인 “정책 수단 특성을 고려한 정책 수행”을 설명하기 위해, 사례로 환율의 오버슈팅 현상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들고 온다. 2,3,4문단은 환율의 오버슈팅 현상에 대해 설명해주는 문단이며, 마지막 5문단에서는 이 현상에 대응하는 정부의 정책과 그 정책 수단들의 특성을 분석한다.
1문단
정부는 국민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의 총체인 정책의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정책 수단의 특성을 고려하여 정책을 수행한다. 정책 수단은 강제성, 직접성, 자동성, 가시성의 ㉮네 가지 측면에서 다양한 특성을 갖는다. 강제성은 정부가 개인이나 집단의 행위를 제한하는 정도로서, 유해 식품 판매 규제는 강제성이 높다. 직접성은 정부가 공공 활동의 수행과 재원조달에 직접 관여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정부가 정책을 직접 수행하지 않고 민간에 위탁하여 수행하게 하는 것은 직접성이 낮다. 자동성은 정책을 수행하기 위해 별도의 행정 기구를 설립하지 않고 기존의 조직을 활용하는 정도를 말한다. 전기 자동차보조금 제도를 기존의 시청 환경과에서 시행하는 것은 자동성이 높다. 가시성은 예산 수립 과정에서 정책을 수행하기 위한 재원이 명시적으로 드러나는 정도이다. 일반적으로 사회 규제의 정도를 조절하는 것은 예산 지출을 수반하지 않으므로 가시성이 낮다. |
정책 수단의 특성을 고려한 정책 수행이 이 문단의 주제다. 첫 문단의 주제이므로 글의 주제라 봐도 무방하다. 이후 정책 수단의 특성 네 가지를 병렬적으로 나열하고 있는데, 나열과 예시는 문제가 자주 나오는 핵심 포인트이다. 문제가 나올 것을 예측하면서 넘어가자.
실제로 28번 문제는 이 지점만을 직접적으로 묻고 있다.
2문단
정책 수단 선택의 사례로 환율과 관련된 경제 현상을 살펴보자. 외국 통화에 대한 자국 통화의 교환 비율을 의미하는 환율은 장기적으로 한 국가의 생산성과 물가 등 기초 경제 여건을 반영하는 수준으로 수렴된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환율은 이와 괴리되어 움직이는 경우가 있다. 만약 환율이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거나 또는 비록 예상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더라도 변동 폭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날 경우 경제 주체들은 과도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환율이나 주가 등 경제 변수가 단기에 지나치게 상승 또는 하락하는 현상을 오버슈팅(overshooting)이라고 한다. 이러한 오버슈팅은 물가 경직성 또는 금융 시장 변동에 따른 불안 심리 등에 의해 촉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물가 경직성은 시장에서 가격이 조정되기 어려운 정도를 의미한다. |
1문단의 내용을 설명하기 위한 사례로, 2문단에서부터는 ‘환율과 관련된 경제 현상’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장기에서의 환율 조정과 단기에서의 환율 조정을 대비하고 있기 때문에 이 포인트를 앞으로도 잘 읽어내야 한다. 오버슈팅 현상의 개념이 제시되어 있고, 그 원인들이 짧게 던져져 있다. 그 원인 중 하나인 물가 경직성의 개념 또한 제시되어 있다.
3문단
물가 경직성에 따른 환율의 오버슈팅을 이해하기 위해 통화를 금융 자산의 일종으로 보고 경제 충격에 대해 장기와 단기에 환율이 어떻게 조정되는지 알아보자. 경제에 충격이 발생할 때 물가나 환율은 충격을 흡수하는 조정 과정을 거치게 된다. 물가는 단기에는 장기 계약 및 공공요금 규제 등으로 인해 경직적이지만 장기에는 신축적으로 조정된다. 반면 환율은 단기에서도 신축적인 조정이 가능하다. 이러한 물가와 환율의 조정 속도 차이가 오버슈팅을 초래한다. / 물가와 환율이 모두 신축으로 조정되는 장기에서의 환율은 구매력 평가설에 의해 설명되는데, 이에 의하면 장기의 환율은 자국 물가 수준을 외국 물가 수준으로 나눈 비율로 나타나며, 이를 균형 환율로 본다. 가령 국내 통화량이 증가하여 유지될 경우 장기에서는 자국 물가도 높아져 장기의 환율은 상승한다. 이때 통화량을 물가로 나눈 실질 통화량은 변하지 않는다. |
물가 경직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환율의 오버슈팅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아까 짧게 설명되었던 오버슈팅의 원인인 물가 경직성도 풀어서 설명해주고 있다. 단기-장기 간의 대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 친 부분부터는 장기에서의 환율 조정에 대한 설명으로, 중요포인트 중 하나인 상관관계들이 많이 제시되고 있으므로 잡아두고 가는 것이 좋다. 균형 환율과 실질 통화량의 개념이 제시되고 있다.
또한 2문단과 3문단에 제시된 내용을 통해서, 오버슈팅은 단기에서만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것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4문단
그런데 단기에는 물가의 경직성으로 인해 구매력 평가설에 기초한 환율과는 다른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오버슈팅이 발생할 수 있다. 가령 국내 통화량이 증가하여 유지될 경우, 물가가 경직적이어서 ㉠실질 통화량은 증가하고 이에 따라 시장 금리는 하락한다. 국가 간 자본 이동이 자유로운 상황에서, ㉡시장 금리 하락은 투자의 기대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져, 단기성 외국인 투자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거나 신규 해외 투자자 유입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 과정에서 자국 통화의 가치는 하락하고 ㉢환율은 상승한다. 통화량의 증가로 인한 효과는 물가가 신축인 경우에 예상되는 환율 상승에, 금리 하락에 따른 자금의 해외 유출이 유발하는 추가적인 환율 상승이 더해진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추가적인 상승 상승이 환율의 오버슈팅인데, 오버슈팅의 정도 및 지속성은 물가 경직성이 클수록 더 크게 나타난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물가가 상승하여 실질 통화량이 원래 수준으로 돌아오고 해외로 유출되었던 자금이 시장 금리의 반등으로 국내로 ⓓ복귀하면서, 단기에 과도하게 상승했던 환율은 장기에는 구매력 평가설에 기한 환율로 수렴된다. |
단기에서의 환율 조정을 다루는 문단이다. 초반에 매우 많은 상관관계들이 제시되고 있는데, 경제학에 대한 배경 지식이 있는 독자라면 시간을 들여 이해해볼 수도 있겠지만, 시도하지 않는 편이 오히려 낫다. 상관관계가 나타난 부분들만 빠르게 잡고 넘어가자.
상관관계가 매우 많이 제시되고 있는 지문이므로, 이 관계들을 전부 이해하거나 외우려하기보다는 잘 잡아만 놓고, 지문의 구성을 잘 파악하면서 읽자. 3문단이 주로 장기에 관한 설명이고, 4문단이 주로 단기에 관한 설명이라는 것들을 파악했다면 문제를 볼 때 빠르게 돌아와서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4문단의 마지막 부분에는 단기에서의 환율 조정이 장기에서의 환율 조정(=구매력 평가설)과 일치되어 가는 과정이 나와있다.
5문단
단기의 환율이 기초 경제 여건과 괴리되어 과도하게 급등락하거나 균형 환율 수준으로부터 장기간 이탈하는 등의 문제가 심화되는 경우를 예방하고 이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는 다양한 정책 수단을 동원한다. 오버슈팅의 원인인 물가 경직성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 수단 중 강제성이 낮은 사례로는 외환의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 관련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공개하거나, 불필요한 가격 규제를 축소하는 것을 들 수 있다. / 한편 오버슈팅에 따른 부정적 파급 효과를 완화하기 위해 정부는 환율 변동으로 가격이 급등한 수입 필수 품목에 대한 세금을 조절함으로써 내수가 급격히 위축되는 것을 방지하려고 하기도 한다. 또한 환율 등락으로 인한 피해에 대비하여 수출입 기업에 환율 변동 보험을 제공하거나, 외화 차입 시 지급 보증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러한 정책 수단은 직접성이 높은 특성을 가진다. 이와 같이 정부는 기초 경제 여건을 반영한 환율의 추세는 용인하되, 사전적 또는 사후적인 미세 조정 정책 수단을 활용하여 환율의 단기 등락에 따른 위험으로부터 실물 경제와 금융 시장의 안정을 도모하는 정책을 수행한다. |
마지막으로 5문단은 오버슈팅에 대응하는 정부의 다양한 정책 수단을 1문단에서 제시되었던 정책 수단의 특성들과 연관 지어 분석하고 있다. 여러 사례들을 들고 있다.
미세 조정 정책 수단은 환율의 흐름 자체를 바꾸려 하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7번 정답 – ①
국내 통화량이 증가하여 장기적으로 유지될 경우, 실질 통화량이 변하지 않는 것은 맞으나 장기의 환율은 상승한다. (3문단)
오답선지
② 물가가 신축적인 경우(=물가 경직성이 작으면) 오버슈팅의 정도가 줄어들므로 옳은 문장이다. (4문단)
③ 3문단에 그대로 제시되어 있는 오버슈팅의 원인이다.
④ 국내 시장 금리 하락에 반응해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서 환율이 추가적으로 상승하는 것이 오버슈팅이므로, 더 민감하게 반응한 다면 오버슈팅의 정도는 더 커질 것이다. (4문단)
⑤ 물가 경직성이 클수록 오버슈팅의 지속성이 크게 나타나므로 옳은 문장이다. (4문단)
지문에서 제시된 상관관계들과, 장기와 단기 간의 차이를 잘 캐치했다면 풀 때 헷갈리지 않고 쉽게 접근할 수 있었을 문제.
28번 정답 - ⑤
⑤ 자동성은 기존의 조직을 활용하는 정도를 말하므로, 5번 선지는 옳은 문장이다.
1문단에 잘 대응만 시켜본다면 그냥 풀리는 문제!
강제성 : 정부가 개인이나 집단의 행위를 제한하는 정도
직접성 : 정부가 공공 활동의 수행과 재원 조달에 직접 관여하는 정도
자동성 : 별도의 행정 기구를 설립하지 않고 기존의 조직을 활용하는 정도
가시성 : 예산 수립 과정에서 정책을 수행하기 위한 재원이 명시적으로 드러나는 정도
29번 정답 - ①
① B국의 시장 금리가 하락한다면 B국의 해외 투자 자금 유입은 줄어들 것이므로, A국의 오버슈팅 정도는 오히려 줄어들 것이다. (4문단)
오답선지
② <보기>에서 제시된 내용이며, 2문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③ <보기>에서 제시된 내용이며, 3문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④ <보기>에서 제시된 내용이다.
⑤ <보기>에서 제시된 내용이며, 5문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문제의 “경제학자 갑의 견해를 추론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이라는 말을 잘 읽었어야 하는 문제다. 그러니 문제는 항상 제대로 읽고 시작하자! 보기를 꼼꼼히 읽었다면 1번 선지 이외에는 분석할 선지부터가 없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다. 특히 중요포인트(상관관계)에서 주요선지가 나온다는 점을 고려해 1번 선지에 바로 집중했다면 더욱 쉬웠을 것!
㉠실질 통화량
㉡시장 금리
㉢환율
30번 정답 - ④
지문과 동일하게 국내 통화량이 증가하여 유지된 경우를 묻고 있다.
실질 통화량은 단기에서는 증가하지만(4문단), 장기에서는 변하지 않는다(3문단).
시장 금리는 단기에서는 하락하지만(4문단), 장기에서는 반등한다(4문단).
환율은 단기에서 과도하게 상승하고, 장기에서는 적정 수준으로 복귀하지만 (4문단) 상승은 유지된다. (3문단)
이 문제 역시 지문을 읽으며 상관관계를 잘 잡아두었고, 장기-단기 간의 차이를 잘 잡아두었다면 훨씬 풀기 쉬웠던 문제이다.
31번 정답 - ③
③ 미세 조정 정책 수단은 환율의 추세는 용인한 채로 환율의 단기 급등락에 따른 위험을 완화시키는 정책을 말하고 있으므로, 3번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5문단 마지막 부분의 미세 조정 정책 수단에 대해 묻고 있는 문제. 앞뒤만 잘 읽었어도 별 어려운 점은 없었을 것!
지문 총평
사실 올해 수능 모든 비문학 지문들(아리스토텔레스, 오버슈팅, 부호화)은, 저번 글에서 예로 들었던 신채호 지문이나 사회이론 지문처럼 1문단에 나온 주제만 갖고 쉽게 읽어낼 수 있는 글들은 아니에요. 그래서 1문단을 잘 읽어내도 뒷문단의 구성을 추측하긴 어렵습니다. 특히 오버슈팅은 아주 극단적이죠. 1문단을 열심히 읽어내고 2문단을 보면 "?"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니까요... 하지만 '중요포인트 잡아내기'는 정말 잘 먹히는 지문이라는 걸 아실 수 있을 거예요. 이거만 잘 했어도 훨씬 쉽게 풀 수 있었을 거예요!
특히 그 중에서도 "상관관계"가 정말 많이 나오는 지문입니다. 경제 지문이 늘 그렇듯, 이 지문 역시 많은 상관관계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나 이 지문은 무지막지하게 많이 나오죠.) 또 단기와 장기 간의 대비도 이루어지고 있고요. 이 두 포인트를 잘 캐치했다면 훨씬 쉽게 문제를 읽어나갈 수 있었을 겁니다.
이 지문은 그냥 정보 위치들만 잘 잡고 나가는 식으로 푸는 편이 빠르긴 한데, 내용을 이해하며 읽어나가야 하는 지문들도 분명히 있어요. 근데 이 지문은... 나와도 너무 나오죠? ㅋㅋ 당연하지만 이 상관관계들을 모두 기억하거나 이해하면서 풀 순 없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읽으면서 보일 때마다 잡아두기는 해야 나중에 문제 풀 때 안 헤맬 수 있어요.
글을 읽다가 (양적으로든, 난이도적으로든) 이해가 불가능한 부분이 나오면 이해를 포기하고 넘어가되, 여기가 내게 까다로웠던 부분이라는 걸 명확히 잡아놓고 가는 편이 좋아요. 수험생이 어려워하는 부분에서 출제진들이 문제를 내고 싶어 하기 마련이니까요. 시험장에서 아무리 애써봐야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는 게 분명히 있어요. 실력 문제가 아니라, 그냥 처음부터 원래 그런 부분이요.
2017년 9평의 양자역학 문제의 마지막 문단입니다! LP 논리 나오는 부분인데, 논리학에 빠싹한 배경지식이라도 있지 않은 이상, 처음 봐서는 정말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내용입니다. 근데 알아들을 필요부터가 없어요! 이 지문의 문제를 풀어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냥 지문 그대로 문제에 적용하면 풀리는 부분입니다. 난이도가 어느 정도 이상이 되면 평가원 역시 이해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또 그러면서도 문제로는 분명히 내구요. 그러니 명심할 것. 잡아두긴 하되, 지문의 모든 부분을 전부 다 이해하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습니다!
② 부호화 전체적인 지문 분석
1. 1-2-3-4. 부호화 과정의 순서대로 지문이 구성되어 있다! A유형의 지문.
2. 세부정보가 굉장히 많은 지문으로, 위치를 잘 기억해두는 것이 좋음.
3. 각 부호화의 목적을 파악하면 글을 이해하기 쉬움.
주제 : 데이터 통신 시스템에서 이루어지는 세 가지의 부호화 과정
1문단 – 부호화 과정에서 쓰이는 기본 개념들
2문단 – 소스 부호화
3문단 – 채널 부호화
4문단 – 선 부호화
전체적인 흐름 – 1문단에서는 부호화 과정에서 쓰이는 용어들의 개념을 던져주고, 2문단에서는 소스 부호화, 3문단에서는 채널 부호화, 4문단에서는 선 부호화를 설명한다. 각 부호화마다 한 가지씩의 구체적인 부호화 방법이 나타나있다.
1문단
디지털 통신 시스템은 송신기, 채널, 수신기로 구성되며, 전송할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부호화 과정을 거쳐 전송한다. 영상, 문자 등인 데이터는 기호 집합에 있는 기호들의 조합이다. 예를 들어 기호 집합 {a, b, c, d, e, f}에서 기호들을 조합한 add, cab, beef 등이 데이터이다. 정보량은 어떤 기호가 발생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얻는 정보의 크기이다. 어떤 기호 집합에서 특정 기호의 발생 확률이 높으면 그 기호의 정보량은 적고, 발생 확률이 낮으면 그 기호의 정보량은 많다. 기호 집합의 평균 정보량*을 기호 집합의 엔트로피라고 하는데 모든 기호들이 동일한 발생 확률을 가질 때 그 기호 집합의 엔트로피는 최댓값을 갖는다. *평균 정보량 : 각 기호의 발생 확률과 정보량을 서로 곱하여 모두 더한 것 |
이 지문의 첫 문단은 상당히 두서없이 정보들을 나열한다. 첫 문장과 뒤 문장들의 연관성도 파악하기 쉽지 않으며, 처음 보고 이해하기 쉬운 내용도 아니다. 따라서 개념들만 잘 파악해두고, 상관관계를 잡아두고 넘어가자. [1. 발생 확률이 높으면 정보량이 적고, 발생 확률이 낮으면 정보량이 많다. 2. 모두 동일한 발생 확률을 가질 때 기호 집합의 엔트로피는 최댓값을 갖는다.]
2문단
송신기에서는 소스 부호화, 채널 부호화, 선 부호화를 거쳐 기호를 부호로 변환한다. 소스 부호화는 데이터를 압축하기 위해 기호를 0과 1로 이루어진 부호로 변환하는 과정이다. 어떤 기호가 110과 같은 부호로 변환되었을 때 0 또는 1을 비트라고 하며 이 부호의 비트 수는 3이다. 이때 기호 집합의 엔트로피는 기호 집합에 있는 기호를 부호로 표현하는 데 필요한 평균 비트 수의 최솟값이다. 전송된 부호를 수신기에서 원래의 기호로 복원하려면 부호들의 평균 비트 수가 기호 집합의 엔트로피보다 크거나 같아야 한다. 기호 집합을 엔트로피에 최대한 가까운 평균 비트 수를 갖는 부호들로 변환하는 것을 엔트로피 부호화라 한다. 그 하나인 ‘허프만 부호화’에서는 발생 확률이 높은 기호에는 비트 수가 적은 부호를, 발생 확률이 낮은 기호에는 비트 수가 많은 부호를 할당한다. |
부호화 중 첫 번째 과정, 소스 부호화이다. 부호화마다 각기 다른 목적이 있다는 점을 파악하면 이 지문을 이해하기 쉬운데, 소스 부호화의 목적은 데이터 압축이다. 엔트로피가 복원에 필요한 비트 수의 최솟값이므로, 엔트로피 부호화란 즉 최대한 데이터를 압축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여기까지 읽어낼 필요는 없고, 역시 상관관계와 개념만 잘 짚고 넘어가면 된다. 엔트로피 개념은 1문단에 이어 2문단에도 등장했으므로 더 신경 써두어야 한다.
또한, 첫 문장에서 부호화 과정은 송신기, 채널, 수신기 중에 송신기에서 일어나는 것이란 점을 파악해두면 좋다.
3문단
채널 부호화는 오류를 검출하고 정정하기 위하여 부호에 잉여 정보를 추가하는 과정이다. 송신기에서 부호를 전송하면 채널의 잡음으로 인해 오류가 발생하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잉여 정보를 덧붙여 전송한다. 채널 부호화 중 하나인 ‘삼중 반복 부호화’는 0과 1을 각각 000과 111로 부호화한다. 이때 수신기에서는 수신한 부호에 0이 과반수인 경우에는 0으로 판단하고, 1이 과반수인 경우에는 1로 판단한다. 즉 수신기에서 수신된 부호가 000, 001, 010, 100 중 하나라면 0으로 판단하고, 그 이외에는 1로 판단한다. 이렇게 하면 000을 전송했을 때 하나의 비트에서 오류가 생겨 001을 수신해도 0으로 판단하므로 오류는 정정된다. 채널 부호화를 하기 전 부호의 비트 수를, 채널 부호화를 한 후 부호의 비트 수로 나눈 것을 부호율이라 한다. 삼중 반복 부호화의 부호율은 약 0.33이다. |
부호화의 두 번째 과정, 채널 부호화이다. 오류를 검출하고 정정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정확성을 위해 잉여정보를 추가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삼중 반복 부호화의 경우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예시까지 들며 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꼼꼼히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나올 거라고 예상하며 넘어가면 좋다.
4문단
채널 부호화를 거친 부호들을 채널을 통해 전송하려면 부호들을 전기 신호로 변환해야 한다. 0 또는 1에 해당하는 전기 신호의 전압을 결정하는 과정이 선 부호화이다. 전압의 결정 방법은 선 부호화 방식에 따라 다르다. 선 부호화 중 하나인 ‘차동 부호화’는 부호의 비트가 0이면 전압을 유지하고 1이면 전압을 변화시킨다. 차동 부호화를 시작할 때는 기준 신호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차동 부호화 직전의 기준 신호가 양(+)의 전압이라면 부호 0110은 ‘양, 음, 양, 양’의 압을 갖는 전기 신호로 변환된다. 수신기에서는 송신기와 동일한 기준 신호를 사용하여, 압의 변화가 있으면 1로 판단하고 변화가 없으면 0으로 판단한다. |
선 부호화는 부호화의 마지막 과정이다. 이제 송신기로부터 채널에 데이터를 전달해야 하므로, 부호를 0,1로 구성된 전기 신호로 변환한다. 차동 부호화 역시 예를 들어가며 길게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에 중요한 문제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38번 정답 - ④
④ 2문단에서 수신기가 부호를 기호로 복원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오답 선지
① 채널 부호화에 대한 설명이다.
② 데이터를 압축해 만든 부호를 전송할 때 채널의 잡음으로 인해 오류가 발생하는데, 영상 또한 데이터에 해당한다. 영상은 예외라는 어떤 근거도 지문에서 찾을 수 없다.
③ 잉여 정보는 오류를 검출하고 정정하기 위하여 추가한 정보이다.
⑤ 데이터를 압축하는 것은 소스 부호화 과정이다.
정답 선지의 근거 자체는 굉장히 세세한 곳에 있어 찾기 어려울 수 있으나, 부호화가 이루어지는 전체적인 맥락을 통해 캐치할 수 있다. 단순히 특징을 외운 게 아니라, 각 부호화의 목적을 이해하고 있었다면 오답 선지들을 더욱 쉽고 빠르게 걸러낼 수 있었을 것이다.
39번 정답 - ②
② 평균 정보량(=엔트로피)는 모든 기호들이 동일한 발생 확률을 가질 때 최댓값을 갖는다. (1문단)
오답 선지
① 발생 확률이 같은 두 기호의 정보량은 같다.
③ 발생 확률이 낮은 기호의 정보량이 더 많다.
④ 기호를 부호화하는 데 필요한 평균 비트 수의 최솟값(=엔트로피)는 모든 기호들이 동일한 발생확률을 가질 때 최댓값을 갖는다.
⑤ 기호 집합의 엔트로피(평균 정보량)는 각 기호의 발생확률과 정보량을 곱한 것이라 했는데, 발생 확률이 같은 두 기호의 정보량은 같으므로 엔트로피 또한 같다.
1문단에서 정보량의 상관관계를 잘 체크해뒀고, 1문단과 2문단에서 이어지는 엔트로피의 개념을 잘 잡아뒀다면 풀기 수월했을 문제이다.
40번 정답 - ⑤
⑤ 삼중 반복 부호화는 과반수인 부호를 옳은 부호로 판단한다. 따라서 오류가 두 개 있다면 정정되지 않는다.
오답 선지
① 모든 부호화는 송신기에서 이뤄지는 과정이다.
② 허프만 부호화는 발생 확률이 높은 기호에 비트 수가 적은 부호를 할당하는데, 발생 확률이 높은 기호는 정보량이 적다.
③ 채널 부호화의 잉여 정보 추가는 채널을 통과한 뒤의 오류 정정이 목적이므로, 채널 전송 전에 제거해서는 안 된다.
④ 잉여 정보를 많이 추가할수록 부호율은 작아진다.
전체적인 지문의 이해를 묻는 문제다. 2번 선지의 경우 상관관계 파악이 중요했고, 1번 선지는 과정의 전반적인 이해, 3번 선지는 부호화 과정의 목적, 4번 선지는 개념을 묻고 있다.
41번 정답 - ④
④ ‘비’를 뜻하는 부호 10을 삼중 반복 부호화시켰을 때 ‘111000’이 되며, 이에 차동 부호화를 적용하면 기준 신호 양(+)에서 ‘음, 양, 음, 음, 음, 음’의 전압을 갖는 전기신호가 된다.
오답 선지
① 엔트로피는 부호 표현에 필요한 평균 비트 수의 최솟값인데, 4가지 부호 모두 2개의 비트수를 갖고 있으므로 엔트로피는 2이다.
② ‘흐림비맑음흐림’은 ‘01100001’이 된다.
③ 삼중 반복 부호화에서 ‘110001’는 10, ‘비’가 되며 ‘101100’ 역시 10, ‘비’가 된다.
⑤ 차동 부호화를 적용하면 ‘음, 음, 음, 양, 양, 양’은 ‘100100’이 되며, 삼중 반복 부호화를 적용하면 이는 00, ‘맑음’이 된다.
지문에서 중요하게 예시를 들어주었던 삼중 반복 부호화와 차동 부호화를 적용해 푸는 고난도 문제다. 지문에서 예를 들어가며 이해를 시키려고 한다는 것은 고난도 문제가 나온다는 징조로 받아들여도 무방하다. 지문이 제공해주는 예시를 따라가면서 이 부호화들을 잘 이해해 풀었어야 하는 문제다.
지문 총평
오버슈팅은 [체크 잘해놓고 잘 돌아오기!]가 중요했다면 부호화 지문은 상당히 이해를 필요로 했던 지문입니다. 특히 삼중 반복 부호화와 차동 부호화를 대충 읽고 넘어갔다면 41번 문제에서 고생 좀 하셨을 거예요. 여기서 중요포인트 하나 설명하고 갈게요. “예시”입니다.
예시는 저번 글에서 설명한 “여긴 나온다!”고 했던 중요포인트들 중 하나예요. 특히 이런 원리, 과정을 다루는 지문에서 자주 나옵니다. 주의해서 보면 좋은 건데, 예시를 들 때는 지문에서 설명을 좀 과하게 해주는 면이 있어요. 이해 못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지문에서 삼중 반복 부호화 나왔던 부분 들고 올게요.
채널 부호화 중 하나인 ‘삼중 반복 부호화’는 0과 1을 각각 000과 111로 부호화한다. 이때수신기에서는 수신한 부호에 0이 과반수인 경우에는 0으로 판단하고, 1이 과반수인 경우에는 1로 판단한다. / 즉 수신기에서 수신된 부호가 000, 001, 010, 100 중 하나라면 0으로 판단하고, 그 이외에는 1로 판단한다.
이 글을 잘 읽어보세요. 사실 앞의 두 문장만으로도 마지막 문장이 충분히 도출이 가능한 상황이에요! 그런데도 굳이 이 문장을 더 넣어줬다! 여기를 잘 생각해보셔야 됩니다. 사실 수능 지문이란 게 그렇게 여유있게 쓸 수 있는 글은 아니거든요. 불필요하게 지문을 할애하면서까지, 이런 문장을 더 넣어주는 일이 흔치 않아요. 그 정도로 글쓴이가 강조하고자 하는 포인트라는 거예요!
이런 식으로 많은 분량을 들여서까지 설명하려 한다는 것은, 독자들에게 '꼭!' 이해를 시키려는 것이고, 그렇다면 이건 '꼭!' 문제로 나온다, 이렇게 보시면 되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이 지문을 읽을 때, 삼중 반복 부호화와 차동 부호화의 과정을 정말 상세하게 써주는 걸 보고,
"아, 여긴 100% 고난도 문제가 나올 곳이구나." 하고 파악할 수 있었던 거죠. 그러니까 당연히, 대비를 해서 꼼꼼하게 읽고 갔구요. 이런 식으로 글을 읽으면서 문제를 예측하면 문제 풀 때 훨씬 정확도가 올라가게 됩니다. 저번 글에서 말했던 '중요포인트'란 건 이런 식으로 쓰시면 된다고 보시면 돼요!
그리고 한 가지 더 팁을 드리자면, 글을 읽을 때는 '이유'를 잘 보시면 좋아요. 이 지문도 각 부호화의 존재 이유, 그러니까 '목적'을 잘 봤다면 큰 어려움 없이 이해할 수 있었을 지문인데, 이게 이 지문만 그런 건 아니라는 거죠! 통시적인 변화를 다루는 지문이라면, 그 변화의 '원인'! 그러니까 '이유'들을 잘 보게 되면 지문을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경우가 더러 있어요. 이것도 읽으시면서 직접 익혀가시면 좋겠습니다.
지문 해설은 이걸로 끝났는데, 사실 이번 수능은 '1문단을 꼼꼼히 봐라!'라는 방법은 굉장히 써먹기가 힘든 수능이었어요. 저번 글에서 강조했던 것 중에 하나였어요. "1문단을 봐서 핵심을 읽어내면, 나머지 글은 깔끔하게 읽힌다!" 이게 안 통하는 지문들이었단 거죠. 아리스토텔레스, 오버슈팅, 부호화 모두요. 정보량이 굉장히 많아서 지문에 불가피하게 많이 돌아올 수밖에 없었어요. 아리스토텔레스 지문은 정말 특히 그랬죠. 사실 얜 틀린그림찾기로 푸는 게 차라리 빠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사설 문제 같은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해설 찬찬히 읽어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중요포인트 잡기'는 정말 잘 들어먹혔어요! 이게 세부내용이 정말 많은 지문을 볼 때, 그 중에서도 문제에서 중요한 선지로 나올 가능성이 높은 세부정보들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거든요. 아무래도 정보량 많은 비문학 출제 기조가 계속 이어질 걸로 보이니, 중요포인트들 볼 때마다 살짝 조금 더 주의를 기울여주시는 습관! 들여놓으면 앞으로도 정말 유용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글 자체도 중심포인트 어떻게 잡는지 모르겠다는 분들을 위해 올린거나 다름없구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핵심 잡아내기'는 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시면 안 돼요! 이번 수능을 제외한 대부분의 평가원 지문들은, 오히려 핵심 잡아내기가 더 잘 먹힌다는 걸 기출 몇 개만 풀어보셔도 바로 아실 거예요. 이번 수능 지문으로 연습하기엔 그리 좋진 않지만, 다른 평가원 지문들 읽을 때 핵심 잡아내는 거 꾸준히 연습하시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자, 이제부턴 많이 받았던 국어 관련 질문 두 가지!
1. EBS 비문학 연계의 활용방법!
수험생 혼자서 이걸 제대로 써먹을 방법은 없어요! 농담이 아니고, 정말 그렇습니다. 문학 연계 같은 경우엔 같은 작품이 출제되는 거기 때문에, 한 번 이미 봐둔 작품이 수능때 나오면 당연히 도움이 됩니다. 근데 비문학 연계는 그렇지 않아요. 소재가 연계되긴 하지만 사실 그게 다거든요! 수능 공부 하기도 바쁜데, 배경지식을 익히겠다고 그 많은 소재들을 분석해서 딸딸 외울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요. 정말 수능장 들어가기 전에 비문학 연계지문들 몇 번 쭉 봐뒀다, 그러면 수능장에서 "어? 이거 연계교재에서 봤던거네?" 까진 할 수 있습니다. 근데 그걸로 실질적인 도움까지 받기는 쉽지 않다는 거예요. '수험생 혼자'서는요.
제가 저번 글에서 이감 모의고사를 '사기템'이라고 불렀던 게 이 부분 때문에 그렇습니다. 얘네는 진짜로 이걸 제대로 써먹어요. 사실 이감 모의고사 말고도 많은 국어 사설 모의고사들이 이런 일을 하는데, 이런 거 만드는 사람들은 저희보다 훨씬 시간도 많고, 전문적입니다. 그래서 얘네는 비문학 연계문항에서 나온 소재들 중에서도 나올 것 같은 애들을 분석해서, 연구해서, 그걸 가져다가 자기들 모의고사에 비문학 지문으로 출제를 합니다! EBS 연계 소재들을 정말 생생히 수능처럼 써먹는 거예요. 이런 사설 모의고사들을 풀면서 소재들에 익숙해져갈 수 있는 거죠. 이렇게 써먹으면 그냥 EBS 연계 문항들만 붙잡고 있는 거랑은 차원이 다릅니다.
이게 실제 수능에서 소재 적중이 얼마나 되냐고 물으실 수도 있는데, 상당히 잘 맞아요! 괜히 요즘 수능 국어 보고 "이건 EBS 연계가 아니라 이감 모의고사 연계다."라는 소리까지 나오는 게 아니거든요... (사실 그래서 전 비문학 연계는 당장이라도 없애버려야 하는 제도라고 생각은 해요. ㅠㅠ)
하지만 한 가지 더! 이게 필수적이냐고 묻는다면 절대 그렇지 않아요. 분명히 어느 정도 도움은 될 수 있지만, 결국 국어 공부는 이렇게 하는 거 아니거든요. 내가 아는 배경지식이 나왔다고 해서 그 문제 100% 맞출 수 있지 않단 거, 다들 알고 계실 거예요. 그러나 도움이 전혀 안 되냐? 그것도 절대 아니거든요. 수능장에서 아는 단어 하나라도 나오면 얼마나 반갑습니까? 그쵸? 그래서 저는 사설 모의고사의 도움을 받는 것도 충분히 고려해볼 만 하다고 생각해요. 비문학 연계를 굳이 꼭 이용할 필요는 없는데, 이용하고 싶다면 사설 모의고사를 통해 써먹는 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2. 화작과 고전산문의 공부법!
저번 글에서 다른 파트는 다 잠깐씩이라도 다뤘는데, 이 파트들은 다루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런지 질문을 꽤 많이 받았습니다. 근데 다루지 않은 이유는 명확해요! 화작과 고전산문은 결국 많이 풀어보면 성적이 오르는 파트라고 확신하기 때문이에요.
물론 다른 국어파트들도 많이 풀어보면 성적이 오르긴 오릅니다! 근데 썩 효율적이진 않죠? 근데 여기들은 그냥 많이 풀어보는 것, 그거 말곤 딱히 방법도 없고, 그만큼 좋은 방법도 없어요. 많이 푸는 것만으로도 쉽게 유형화를 할 수 있는 파트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어에서 굉장히 쉬운 취급 받는 놈들이구요.
일단 화법과 작문은, 나오는 문제들이 전부 다 비슷비슷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풀면 풀수록 익숙해지고, 풀면 풀수록 실력도 늘어납니다. 따로 배울 내용도 없구요. 그냥 푸는 것만으로도 정확도도 올릴 수 있는데다 풀이 시간도 꽤나 단축할 수 있어요! 그래서 화작에 자신 있는 분이더라도 9월쯤 되면 기출문제들 모아져 있는 걸로 한번 쭉 풀어보시는 거 추천드리고 싶어요! 빨라지는 거 생각보다 체감 됩니다.
고전산문 같은 경우에도, 글이 다 비슷비슷하죠? 별로 가르쳐드릴 팁도 없어요. 인물의 이름이 자주 바뀌니 주의해야 한다! 이거만 알면 되죠, 뭐. 내용도 다 비슷비슷한 글이고, 문제 자체도 읽고 풀면 되는 수준의 문제들만 출제됩니다. 읽기만 하면 푸는 데엔 큰 지장이 없다는 거예요. 고전산문을 어려워하시는 분들도 역시 대부분 문제 때문에 곤란해 하신다기보다는, 글을 못 읽어서 어려워하시는 분들이거든요. 아무래도 요즘 말이랑 동떨어진 것도 있고, 또 분량이 기니까요. 그래서 곤란해 하시는 건데...
근데 결국 이건 많이 읽으시면서 익숙해지셔야 하는 문제예요. 그냥 읽으면 풀리는데, 최소한 읽는 거에는 시간을 들이셔야죠! 익숙해지고 나면 여기만큼 점수 꽁으로 가져가는 곳이 또 없습니다. 자주 기출 문제들로 읽어보시다 보면 금방 자신감 붙을 파트라고 생각합니다!
이제야 글이 끝났네요. 사실 정말 예전에 써두고 조금만 수정하면 완성인 글이었는데, 그게 귀찮아서 거의 한 달을 늦게 올렸습니다. ㅠㅠ 보충글인데 너무 늦게 올린 감이 없진 않지만... 아예 안 올리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개강하기 전에 바짝 수정해서 올렸습니다. 저번 글만으론 충분하지 않으셨던 분들이 잘 활용하시면 좋겠습니다!
제 글은 구체적인 길보다는 커다란 방향을 잡아드리려고 쓴 글이기 때문에, 교재나 인강, 세세한 학습법 같은 건 다른 분들의 멋진 글들 참고하셔서 공부하시면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궁금한 거 있으시면 제가 답할 수 있는 선에선 답해드릴 테니, 댓글로 얼마든지 질문 달아주세요!
※교재랑 인강은 질문 안 받아요. 정말 아는 거 없고 추천해드릴 거도 딱히 없어요! ㅠㅠ
이 두 글로 제가 쓰고 싶었던 내용은 거의 다 써서 이젠 정말 올릴 것도 없네요. 처음엔 그냥 제 수험생활동안 쌓아왔던 것들 끝난 김에 깔끔하게 정리하고 털어내려고 썼던 글인데, 예상보다 훨씬 좋은 반응이 돌아와서 기뻤습니다. 댓글도 정말 많이 받았고, 생각지도 못했던 일 제의도 몇 개 들어와서 굉장히 뿌듯했어요. 그래도 이젠 마무리할 때죠. 개강도 얼마 안 남았으니까요!
수험생분들도 올해 열심히 공부하셔서 원하는 대학 전부 붙으시길 바랍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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