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속에서 [295756] · MS 2009 · 쪽지

2010-12-05 12:38:10
조회수 3,515

독학반수를 하고 실패하면서 느끼게 된것과 아직도 남는 의문들 1.

게시글 주소: https://susiapply.orbi.kr/000163971

저는 문과상경계열을 다니다가 휴학을 하고 이과로 돌려서 반수를 시작했습니다.
의대를 가고싶었기 때문이죠.
좀더 편하게 말씀드리고 싶어서 말을 놓을게.. -_-;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패했어.
공부는 언수외는 쌩독학이었고 과탐은 생1,생2 인강을 들었었지.
집안형편이 좋지 않은데도
드디어 인생에 꿈이라 부를 수 있는걸 찾은 기분에 도전했던거였어.
물논 부모님께 부담은 드리기 싫어 과외나 학원은 다니지 않었지.

난 요즘 삼수를 생각해보면서 지난 반년을 되돌아 보고 있어.
무엇이 잘못됬었고 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반수초기가 생각나는데...
그때는 엄청난 의지와 꿈으로 중무장 했었엌ㅋㅋ
남들이 불가능이라 부르는 그걸 전 꼭 이뤄보겠다고...
그다음부터는 아무 생각없이 공부만 했던것 같어
첫날은 제 자신을 시험해본답시고 학교 24시간열람실에서
밤을 새본적이 있는데
밤을 샌건 아니고... ㅋㅋ... 한 새벽 4시 반쯤 잠들어서
6시에 일어나고 전철타고 집에 갔다가 10시에 다시
학교열람실와서 자습했던 기억이 나네
그때는 무지 뿌듯했고 왠지 제 자신을 이겨낸것같아서
반년동안 해낼수 있을거라 믿었지.

그렇게 이후로도 학교를 다니면서 반수를 했었는데,
아침에 일찍 전철을 타고 학교로 간다음,
도서관에 가방을 놓고 열심히 수능공부를 했습니다.
수업을 듣고, 수업이 끝나면 바로 열람실로 ㄱㄱㅆ해서
밤에 전철 끈키기 전까지 나름 빡공을 했지.

수학은 내가 문과에서 이과로 돌렸기 때문에
생전 처음보는 수2책과 미적책 교과서를 사다가 그냥 읽었어.
당연히 공부를 하면서 모르는게 굉장히 많아지더라
근데 물어볼 사람이 없잖아
왜냐면 학원 과외 아무것도 안하니까...
그때는 그냥 학원과외는 하면 부모님께 폐끼치는것 같았고
내 자신도 그럴수록 왠지 모르게 오기가 생겨서 혼자 했던것같아.
인터넷에 나온 몇몇의 수학공부법만 찾아보고는
단면만 보고 내 나름대로 그걸 그냥 따라하기 시작했어.
지금생각해도 남을 따라하는 공부법은 생전 처음이었고
그건 망하는 지름길이었던것 같다.
여튼 그런식으로 처음보는 수2,미적을 열심히 팠지.

근데 파도파도 뭘 어케 공부해야할지를 모르겠고
뭐가 수능에 나올지도 모르는데 그냥 교과서만 들여다보니
내자신이 답답할수밖에...

근데 웃긴건 그렇게 답답할때마다 내가 내 자신한테 최면을 건거야.
'수학은 개념이다 교과서만 제대로 분석하고 나중에 기출풀면된다.
교과서만 분석하자'
멍청한 ㅅㄲ; 뭐가 포인트인지도 모르면서 생전처음보는 수2미적을
뭘 분석한단건지 ㅋㅋ 지금 생각해보니 한심하고 안쓰럽네.
진짜 열심히 교과서만 봤었는데...
문제는 거의 안풀었고 가끔씩 연습문제라도
풀때 하나가 안풀리면 무지 절망감이 몰려오더라.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도 문제가 안풀리다니...
남들은 다 불가능하다하는 그짓을 하고있는데
난 이게 뭔가?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이걸 하는게 맞나?
그럴때마다 자기최면을 걸어서 잘될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마음속은 찝찝하고...


막 그렇게 14~15시간씩 풀집중 거의 100퍼로
교과서만 Full로 하루를 지내는날로
거의 일주일안밖을 보냈는데,
어느순간 갑자기 엄청 하기 싫더라.
그때는 이성도 잃고 극도로 예민해져서 부모님한테
짜증부릴 처지가 아닌데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짜증부리고 그랬었어.

그래도 그럴때마다 교과서 교과서 교과서
그난리 떨면서 문제는 교과서예제 그냥 풀고
딴거 안ㅋ 품ㅋ.

그러다 휴학을 하고 도서관을 다니면서 독반을 하게 됬지.
끊이질 않는 교과서 분석.
핻도해도 끝이 안보이는 교과서 분석.
양이 대박 많아서; 이거하면 저거 까먹고 사람미치게 만드는 교과서 분석.
그때 무슨 나는 패신한테 홀렸던것같다.

그렇게 불안감이 계속되고 그럴때마다
난 인터넷을 돌며 수학공부법을 점검하고
내자신에게 최면을 걸면서 하루종일
계획에 목매달고 고민하고 그랬다.

파도파도 끝이없고 뭘 파야될지도 모르는 교과서를
인강도없이 그냥 주구장창 8월까지 했던것같다.
하루 12시간씩 연습장에 교과서내용을 끝도없이 써대며
문제는 교과서문제 몇개풀고 풀리지도않고 틀리고 히밤...

그짓을 하면서 수도없이 고통스러웠고
패닉상태에 빠지고

그래서 난 언어랑 외국어를 9월부터 시작했어.

수학은 그때부터 기출을 푼다고 자이를 사서 풀기 시작했지.
난 체화따윈 없었고 그냥 기출을 사서 풀었어.
마음도 조급했고 도리가 없었으니까.

아직 정리되지 않은것같은 그 찝찝한 수학...
내머릿속은 수학에대한 고민만으로 가득찼고
9월부터 시작했다고 말한 언어 외국어도 거의 제대로
하질 못했어.

수학기출이 의외로 제대로 공부하는 느낌은 나더라
삼각함수 공식부터 기본개념을 많이 봤어도
낯설어서 문제점이 많았지만
생각을 많이해야 되는 문제일수록
공부하면서 좀더 깨닫는게 많고 교과서본게 도움이 된게 조금씩 느껴졌어.

근데 막판에 깨달은게,
난 수1공부를 하나도 못했어.
수2하느라 수1공부를 하나도 못했어.
10수능에는 수1이 1등급이 나왔었고,
고3시절에 수1 자이스토리가 걸레가 될정도로
열심히 했어서, 생각을 안했나봐.
수1문제는 거의 푼기억도 없다.

난 뭘 어떻게해야될지를 모르겠더라 그때부터.
책을 잡고있는데 그냥 앞이 깜깜하고
될것같진 않고
막막하고
난 다시태어나면 정말 이끼로 태어나고 싶은
그런 심정으로 그렇게 몇일을 패닉상태로 보냈다.

9월의 마지막 주였나,
난 다필요없고 그냥 닥치고 공부를 하기로했어.
이유 가능성 다 제껴두고 내 자신을 믿고 쳐하기로했어.

고1때까지는 공부랑은 거리가 멀어서 평균 4등급을 찍고그랬었는데
겨울방학 한두달을 오기로 보내고 나니 고2때부터는 성적표에
2와 1이 뜨기 시작했고 나중엔 점점 올라갔지..

그랬던 성취감을 믿으며 그냥 올인해서 다시 힘내봐야겠다고 생각했지.
웃을지 모르지만 난 그 패망의 10월에 아직도 연대의대를 꿈꾸고 있었다.
공부 시작할때부터 그랬음 ㅋㅋㅋ

그렇게 10월의 초순, 나는 그냥 수학자이를 풀며 애써 절망감을
외면하며 공부를 했지.
언어는 언기 아침에 30분정도보고 영어도 그냥 자이어법사서 좀보고.

기니까 2편으로 나눠쓸게;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