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같지만 형법상 죄가 아닌 것들
-죄같지만 형법상 죄가 아닌 것들
살다 보면 화날 때가 있다. 운전하는데 누군가 끼어들 때, 말없이 나를 치고 사과없이 갈 때, 뭘 노려보냐며 취객이 쌍욕을 날릴 때 우리모두 참아야 한다. 원칙적으로는. 참지 못할 땐, 행동한다. 이 때도 기준은 있다. 경찰서 처벌받지 않는 정도로만 화풀이를 하고 싶다.
뭐가 죄인지 대충은 안다. 누군가를 죽이거나 만지면 안 된다. 남의 것을 훔쳐도 안 된다. 이건 다 안다. 그런데 길가다 떨어진 물건을 가지면 안 되는 것인지는 의외로 모른다. 차 안에서 택시기사에게 쌍욕을 해도 처벌안받는다는 것도 의외로 모른다.
국가엔 형법이 필요하다. 형법은 어떤 행동을 처벌할지 기술한다. 그런데 우린 형법을 읽어보지 않는다. 상식적으로 행동하면 죄가 안 된다고 믿는다. 근데 실상은 다르다. 당연히 죄가 될 것 같은 것도 안 되고, 안 될 것 같은 것도 된다.
얼마 전 김군은 등록금을 내느라 진땀을 흘렸다. 할머니에게 받은 돈을 술값으로 흥청망청했기 때문이다. 간혹 통장에 장학금 혹은 할머니에게 입금되는 때가 있어 연명했지만 이번엔 심각했다. 그런데 어느날 체크카드 내역을 보니 300만원이 입금되었다. 장학금인가? 할머니가 주신 돈인가? 들뜨는 마음에 인출하려 등록금에 충당했다. 김군은 행복했다. 경찰서 소환명령이 올 때까지는. 김군은 입금자를 확인했고 생면부지의 사람인 걸 알았다. 당장 부모에게 사정하여 300만원을 마련해 송금자에게 되갚았다.
이윽고 출석. 경찰은 말했다. 당신은 횡령죄로 처벌받는다고. 김군은 날뛰었다. 멋대로 입금해놔서 쓴 것 뿐이고 이미 다 갚았는데 무슨 소리냐. 내 통장에 들어온 돈인데? 그러자 경찰은 말했다. 이 돈은 부산에 사는 여대생 이양이 부모님에게 송금할 돈을 착오로 잘못 송금한 돈이라고. 그러니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김군은 경찰은 말이 안통한다 생각했는지 검사에게 호소했다. 검사의 입장은 단호했다. 왜 누가 보내준 돈인지 확인도 안 하고 썼냐는 것. 김군은 평소 그렇게 돈이 들어온 사정이 있었기에 써도 된다고 생각했다 말했다.
결국 법원 판결이 내려졌다. 판사는 착오로 송금된 경우 신의칙상 보관관계가 성립한다 했다. 결국 김군은 횡령죄로 처벌받았다. 나중에 국회의원이 꿈인 김군에게 '횡령'이라는 무시무시한 범죄경력은 꽤나 뼈아플 것이다.
죄가 될 것이냐 안 될 것이냐. 이는 1차적으로 입법자(국회)가 결정하고 2차적으로 해석자(사법부)가 결정한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해석이 들어가니 주관이다. 주관적이니 일관될리없다. 대법관들끼리도 죄가 되네 안 되네 다툰다. 운좋게 죄가 안된다는 법관이 더 많은 안 되는 것이고 나쁘면 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이 애매한 경계에 있는 현실을 다루고자 한다. 어떠해야 한다기보다 어떠하다고 보여주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당신은 죄를 정말 안 짓고 살 자신이 있는가. 그렇다면 이 글을 보아야 한다. 문제가 있다면 나서야 한다. 이 글을 쓰는 이유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이거 어케보심. . .
-
보니까 수특으로 진도나가고 기출은 수특 학평 평가원 변형이 많은거 같아요 수능때...
-
너무 적음? 적당함?
-
뒤지게어려운데
-
연고 문과 많이 펑크던데 많이들 가셨으면 좋겠네
-
의외로 여자 19
나
-
택시 요금은 똑같음?? 뭔가 더 비싸보여서 맨날 안 탔는데
-
이성적이 의대를 못감? 13
백분위 99 97 1 96 98 그성적으로 어떻게 의대쓰냐고 욕먹길래
-
하향 대학 입학처 자전 사이트에서 모집요강이랑 달리 잘못 표기한 걸 찐이라고...
-
홍대 공학관 1
좀 많이 낡아보이는데 안은 어떤가요?
-
그래서막어지럽고 그랫는데 지금은ㄱㅊ음 진짜 ㅋ 완전멀쩡해짐
-
일단 오르비에서 한 분 뵈었는데.. 상위권 점공에는 확백 많나요?
-
제일 먼저 나오는 사탐으로 수능 볼까
-
막 뜨겁고 호아ㅏ아아 함
-
피곤할일도 없고 학교에서 이것저것 스트레스받는것도 없어서 전보다는 성격이 온순해짐
-
내신 bb뜰거같은데 가능???
-
몸에 안좋음?
-
오르비는 명문대 생들이 많은 몇몇 특수한 커뮤니티중 하나니까 이 점을 잘 활용해서...
-
서울대 한의예과는 실존하는구나!
-
씹덕프사 자체가 비호감이라는 나쁜말 ㄴㄴ!
-
44.7%면 좀 적은거 같은데
-
수험생 밥먹을때 1
같은 메뉴로 먹어야하나요?
-
만나야할 사람은 많은데 막상 약속 잡고 나가고 하는게 굉장히 귀차늠 만나는거 자체는...
-
T2 WIN 6
이세계에서는 행복한 포버지
-
뭐가 더 맞나요? 루트공식 - 예비 35번 0.75 - 예비 69번 셈퍼 엑셀 -...
-
동성애자들이 목욕탕 들어가도 별 느낌 없는거랑 같은 이치 아닐까요?
-
미납 카톡 몇시마다 오나요? 유웨이 통해서 납부 했는데 그러면 카톡 안오나요?
-
션티 vs 또선생 영어 독해가 좀 약해서 독해 좀 잡으려 하는데 누가 좋나요???...
-
삼겹살 금겹살이라 못사묵음
-
재밋당....
-
젊은 남녀들이…런던 지하철에 단체로 팬티 차림 왜? 5
[서울=뉴시스]홍주석 인턴 기자 = 런던 시민들이 반쯤 헐벗은 채 지하철을...
-
이거 웹 엑셀로는 안되는거임?
-
연대가 확정인것도 아니지만 +1마렵네요….
-
펀더멘털부터 들어도 되나요? 작수 4등급입니다
-
얼핏 세어봐도 395, 396, 397대 점공이 43명 정도 되고, 394점대 점수도 빽빽해 보인다
-
46%면 괜찮나 더 들어올사람도 없는거같고;;;;;;;;;;;;; 남은 절반 어디서뭐하냐 ㄹㅇ
-
제가 2년동안 강민철쌤 풀커리만 탔는데 1등급이 안나와서 심찬우쌤으로 갈아타려고...
-
“성관계 하지 않는 게이는 신학교 입학 가능”…교황청 새 지침 뭐길래 11
[서울경제] 교황청이 성관계 하지 않는 동성애자 남성의 경우 신학교 입학을...
-
기하런 2
28 30 틀린다는 마인드로 기하런 마렵네 ㅋㅋ 수학 1 욕심 내는것도 아닌데..
-
보통 어케 처리함
-
1등이 서성한이긴 할듯 2등이 SKY인지 중경외시인지는 모르겠음
-
과외 팁 0
지인 부탁으로 중학생 수학 과외를 하게 되었습니다 가르치는건 자신있는터라 내용...
-
좀 찾아보니 수리논술은 대부분 시대인재를 추천하시는거 같은데 지금부터 준비하기엔...
-
[속보] “이상민, 계엄 때 한겨레 단전·단수 지시” 1
12·3 내란사태 당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한겨레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를...
-
20학번인데 변리사 대비위해서 천체부분만 강의력 좋은 수능판 선생님들 천체 특강을...
-
수학 손놓고있다 12월부터 시발점 상부터 복습용으로 듣고있는데 이차함수 부분에서...
-
ㅇㅇ?..
-
필수인가요 작수 3등급입니다 강기분부터 해도 될까요
좋은 글 잘 읽었어요
남에꺼 맘대로 주서가면 점유 이탈 횡령죄였나 것보다 아이민이 ㄷㄷ
원칙적으로 과실범은 몇가지 예외를 제외하고
처벌을 안받는다고 배웠는데
이 사례는 그 예외에 들어가는건가요?
아니면 법원이 고의성이 있었다고 판단한건가요?
그냥 예시로 든 거 아닐까요? 저정도면 선처 안해줄거같지 않은데
돈을 갚았는데도.. ㅠㅠ
내카드 쓸데도 확인 똑바로 안하면 범죄자된다는거네요ㅋㅋㅋㅋ 법 진짜 말도 안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