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해설을 쓰다 보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오늘은 제가 저번 글에서 이야기했던 (https://orbi.kr/00023203265)
국어 해설쓰기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하려 합니다.
국어는 생각의 흐름이 아주 중요한 과목입니다.
여러분들이 지문, 문제의 특정 지점에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 생각들을 어떻게 조합해나가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과목이라는 것이죠.
그리고 이 생각의 조합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해설쓰기'입니다.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생각으로, 어떤 부분에서 어떤 생각을 왜 해야하는지를 쓰거나, 최소한 생각만이라도 하다보면
시험장에서 여러분이 하셔야 할 생각의 틀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그런데 이 해설쓰기는 단순한 답의 근거찾기로 끝나면 안 됩니다. 해설을 쓸 때 가장 크게 고려해야 할 지점이고, 시험장과 큰 괴리가 생기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볼게요. (6평 시험지와 함께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이번 6평 38번의 4번 선지입니다. 아마 답을 골랐더라도 확신을 가지고 고르신 분들이 거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선지였습니다.
이 선지의 해설은, 보통 아래와 같습니다. (ebs해설)
네 6문단의 근거를 아주 잘 잡았고, '세포질에서 미토콘드리아로 이동'한다는 추론까지 해야한다는 걸 알려주는 해설이군요.
이 해설을 보시는 분들은 대부분 이런 생각을 합니다.
'아 지문 속에 근거가 다 있었네! 바보 ㅜㅜ 왜 못 봤지.. 앞으론 꼼꼼하게 봐야겠다!'
여기서 멈추면 절대 성적이 오르지 않겠죠? '꼼꼼하게 본다'가 본질적인 해결책은 아닐테니까요.
조금 공부를 하는 분들은,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아 근거가 저기 있는 건 알겠는데, 왜 저기에 주목을 해야하지?'
자 이렇게 생각하셨으면 이미 굿입니다. 우리는 저 질문을 바탕으로 해설을 써야합니다.
다시 묻겠습니다. 우리는 왜 6문단으로 가야할까요? 그리고 '세포질에서 미토콘드리아로 이동'한다는 추론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한번 생각해보시고, 아래를 보세요.
자 생각해보셨나요? 제가 얘를 처음 풀 때 했던 생각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선지가 '미토콘드리아의 단백질'에 대해서 묻고 있군. (선지에서 묻는 것 파악) 이 정보는 내가 마지막 문단 쯤에서 봤던 것 같은데? 세포 소기관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는 이유 얘기하면서 나왔었잖아. (정보의 역할을 바탕으로 한 정보의 역할 생각)
2. 돌아가보니까.. 단백질은 '세포핵의 DNA'에서 만들어지네. 엥 근데 선지는 미토콘드리아의 막, 세포질, 이동... 이런 말을 하고 있네. 세포핵이라는 말이 없는데? 그럼 이제 뭘 생각해야하지? (생각의 전개)
3. 미토콘드리아의 막에 대한 내용도, 이동한다는 내용도 본 기억이 없는데.. 그럼 세포질에 대해서 알아볼까? (선지에서 묻는 것 파악)
4. 세포질은 분명 세포에 대한 정보, 즉 배경지식을 깔아줬던 3문단에 있을거야. (정보의 역할을 바탕으로 한 정보의 역할 생각) 보니까 세포질은 막으로 둘러싸인 핵도 있고, 세포 소기관도 있구나. 아 그럼 저 핵이 바로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세포핵이구나! 그리고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소기관의 일종이랬으니까.. 세포핵에서 만들어서 미토콘드리아가 쓸려면 세포핵->미토콘드리아로 가야겠구나. 근데 선지는 미토콘드리아->세포질이라고 했으니까 틀렸군!
이 과정입니다. 여러분들이 마지막 문단으로 가셨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선지에서 묻는 바이기 때문이었고, 세포질 부분을 통해 추론할 수 있는 것도 그것이 선지가 묻는 바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선지는 그냥 해설만 보면 굉장히 쉬운 문제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실제로는 저렇게 긴 사고과정을 거쳐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던 겁니다.
저는 많은 해설을 써보며 선지에서 묻는 것을 파악하는 게 정말 중요하구나. 라는 생각의 틀을 가지게 되었고, 이를 통해 위와 같은 생각을 처음 풀 때부터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이 만약 해설쓰기, 즉 해설의 생산자가 되지 않고 위와 같은 해설의 소비자로만 남아있다면, 이런 생각의 틀을 만드실 수 없을 겁니다. 수능에서 저렇게 긴 사고과정을 요구하는 문제가 나오면, 여러분은 패닉 속에서 지문과 문제를 왔다갔다하며 초조하기만 했을 겁니다. '생각'을 했다면 무엇을 해야할지 쉽게 파악할 수 있는데도 말이죠!
해설쓰기를 통해 이 생각의 틀을 꼭 만드시기 바랍니다!!
자 위의 내용을 이해했다면, 아래의 문제를 한번 풀어봅시다. 지문은 알아서 준비해주세요.
(2015수능 b형 19번 - 신채호 지문)
Q : 3번 선지가 틀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우리는 어떤 생각을 통해 그 부분이 틀렸다는 걸 알 수 있을까요?
(2017 6평 17번 - 인공 신경망 지문)
Q : 5번 선지가 틀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우리는 어떤 생각을 통해 그 부분이 틀렸다는 걸 알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내일 모레 특강에서 알려드리죠. :) 크킄 : https://orbi.kr/00023203265 (대충 심슨의 우릴 속였어! 이건 광고잖아 짤)
그리고, 이런 생각의 틀을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다면??
저와 함께 하시면 됩니다.
그럼 댓글에서 여러분의 생각을 마음껏 펼쳐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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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선지판단도 이런형식으로 하면 되나여?
넵 비슷합니다!
피램님 6평 해설강의 다녀온 이후에 최근 기출들 해설을 워드에 치고 있는데, 피램님이랑 거의 똑같이 사고하고 있는 게 정말 신기하고 짜릿하더라구요ㅋㅋㅋ 저 4번 선지도 피램님과 같은 사고과정으로 해설 썼습니다 ㅎㅎ뿌듯하네여
굿굿!! 워드 너무 자세히 치지마용 ㅜㅜ 지금은 대충쳐도 하다보면 욕심나서 막 잘 만들고 싶어질텐데 목적이 공부라는 걸 잊지는 맙시다!
![](https://s3.orbi.kr/data/emoticons/oribi_animated/006.gif)
ㅎㅎ 전 귀차니즘이 심해서 알아서 적당히 조절 되더라구여 ㅋㅋㅋ걱정 마세용이제는 이렇게 어렵고 더러운(?) 선지들 하나하나 사고흐름을 정확히 점검해가며 분석해야될거 같아요. 더이상... 지문 독해 분석만으로는 고득점은 힘들거 같네요.
사실 예전부터 일관되게 이어져 오던 흐름이었죠! 고난도 문제는 항상 저 틀을 이용해서 출제를 했으니까용
![](https://s3.orbi.kr/data/emoticons/oribi_animated/006.gif)
유대종쌤 지피지기 강의랑 상당히 비슷해요정석민쌤이 선지 타고올라가는거랑 완전 비슷하네요 이런서고과정이 중요하다고생각하는데,,,, 지문읽고 모든문제 다때려부수는게 말이안되서,,,저에겐
전 대치오르비쪽이랑 가까운 상경하는 재수생이라 아쉽 ㅜㅜ 피램님 수업 듣고싶은대 강옯이니 멀거같다,,,,
대옯 강옯 버스 하나만 타면 20분.. 거리....읍읍
대치사거리선 얼마일까요? 저 지방러(서울학사거주)라 길을 아얘 ,,, 아 갑자기 가보고싶네여
버스타면 30분 정도 걸릴 거예요! 350번타면 한번에 갑니당
저거보고 cd드라이브 직선으로 이동한다 선지 떠올랐는데ㅋㅋ
오 그것도 있네용 굿굿
신채호 지문 시간순 서술 아닌가요?
그렇게 볼 여지도 있겠네요! 시간순 서술로 보는게 더 효과적이라고 느껴지면 그렇게 보셔도 됩니당
5번 선지 지우는 건 이렇게 하면 되나요?
생각 : 고세균과 원핵세포에 대한 서술은 5문단에 있어!
본문 : 고세균은 진핵세포가 되었다. 원핵세포는...
생각 : 아 그럼 고세균이 진핵세포가 된거라서 인과성도 큰건가? 강한 인과성에 대핸 서술은 유기적상호작용 바로 뒤에 써있었어!
본문 : 또 새로운 개체를 생성할 때도 강한 인과성으로 연결되어 있다.
생각 : 고세균이 진핵세포를 만들었으니 옳은 선지군!!
네네! 저는 '강한 인과성'을 묻고 있다고 판단했고 이걸 바로 '동일한 개체'로 연결지어서 고-진과 원-진 중 뭐가 더 동일한 개체에 가깝ㄴㅏ?로 갔는데 그렇게 가셔도 괜찮네요!
해설쓰기를 사설문제에 하는것도 도움이 될까요? 아님 기출만 할까요?
음 뭐 나쁘지는 않은데, 아마 기출만 제대로 하셔도 엄청 오래 걸릴 겁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