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ㅇ대 대나무숲
학생 때 피드를 받아 가끔 페북에 접속하면 ㅇㅇ대 대나무숲을 보게 된다.
예전엔 자화상이 많았다.
같은 교실 여자에게 번호를 물어볼까 고민하는 학생
동아리에서 인기가 많은데 되레 바람둥이로 몰렸다는 학생
랩을 하고 싶어 쇼미더머니에 나가고 싶은데 응원해달라는 학생
모두 나의 생각이었고
내 모습들이었다.
요즘은 시국이 이래서 그런가
죄다 신세한탄글이다.
법무장관 후보자 이야기를 하며 자신은 어려서부터 알바를 하며 뼈빠지게 공부를 했다는 이야기
찢어지게 가난했고 아프신 부모님을 모시며 살았지만 부끄럽지 않다는 이야기
험난한 가정사에도 불구하고 이자리까지 왔지만 역시나 세상은 그들(?)을 위해서만 돌아간다는 이야기
자기부모가 ㅇㅇ같이 느껴질 뻔했지만 그래도 자기 부모가 자랑스럽다는 흙수저의 이야기
모두 자신의 고난과 부끄러움을 고백하는 글천지다.
어떤 애는 자신의 글을 윤동주의 '부끄럽게 쓰여진 시'에 비교하였다.
불행을 팔아 관심을 얻는 전형적인 수사(rhetoric)는 익히 읽어왔지만
사실 저 글들 핵심은 숱한 역경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대학에 왔다는
그래서 실은 누가봐도 부끄러워보이지 않는 그런 글들 뿐이다.
더러는 설익은 필력마저 뽐내려는 의지마저 읽힌다.
듣고 싶은 댓글은 "와 글 잘 쓴다"
읽고 싶은 댓글은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당신 부모님은 당신이 자랑스러울 겁니다"
자기 평가와 포장으로 점철된,
그래서 차마 대놓고는 하지 못할 수준이하의 글들이
관심을 얻기 위한 불행으로 포장되어
대중 앞에 전시된다.
다만, 대나무숲의 취지를 완벽하게 몰각한 이런 글들의 습성이
과거 민주화운동의 고난을 팔아 영전한 기득권의 습벽을 닮았다는 게 마음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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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읽었습니다. 그렇다면 에센유로만님은 어떤 형식의 글이 옳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한때 대나무숲을 정말 좋아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대나무숲의 취지와 멀어져 간다는 기분을 느끼곤 안 본 지 오래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