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릴. [801361]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19-10-27 21:11:27
조회수 24,242

불안한 N수생들에게 (수정)

게시글 주소: https://susiapply.orbi.kr/00025113686

다음 주부터는 막내생활을 본격적으로 해야해서간단하게나마 

날씨만큼이나 다들 마음이 더 시리고살얼음판 위에서 걷고 있는 느낌일텐데.


10월 말, 11월 초재수하면서 가장 힘든시기였다가끔씩 틀리는 이감 문법 문제는 하루종일 기분을 잡치게 만들고지문은 안읽히고확통에서는 뭘 그렇게 계속 빼놓고 세서 문제를 틀리는 지하루하루가 너무 불안했다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었다확신을 느끼는 과목은 없었고오히려 잘하던 영어 탐구에서는 자신감이 더 떨어질 정도였으니늘 불안 위에 서 있었고무서웠다지금(시험치기 전내가 시험을 잘 볼 수도 있지라는 생각과 희망을 가질 수 있으니 그나마 평온하지, 16(당시이후에는 그것도 못하는 거니깐특히 나는 작년에 실패했었고시험장에서의 날카로움과 매서움을 알고 있기 때문에실패한다면이라는 가정을 세우면그 뒤의 결과는 끝이 없었다부모님에 대한 죄송함스스로에 대한 실망체면… 


마음도 마음이지만 몸도 몸인지라, 11시에 자도 540분에 못깨고분명 7시간 가까이 자는데한 몇 일을 540분에 일어나지 못하는 나를 자책하다가병원에서 수액을 맞고 나서 겨우 540분에 깰 수 있었다. (뇌는 기상 후 세 시간 뒤에 활성화 된다는데, 840분에서 세 시간 전으로 돌리면…그냥몸도 내 몸 같지 않고 마음의 통제를 벗어난 느낌이었다왜 그렇게 하루 수업이 다 끝난 4시가 되면 세상 모든 짐이 내 몸에 있는 것 같은 지


미칠 것 같았다마음도 몸도 성하지가 않으니실모에서 틀리는 문제 하나하나는 그 날의 비수였고틀렸다는 사실 자체가 나를 돌게 만들었다실전에서는 이유가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3수얘기물건 떨어트리는 거악몽감기기운하나도 내 마음에 거슬리지 않은 게 없었다


근데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건내가 나를 다잡는 수 밖에나는 16년에 그걸 못했다불안에 떨고 있는 나를 나는 내 스스로 잘될거야라는 이름으로 방치해뒀더라올해는 그렇게 수동적으로 가만히 있기 싫었다매일 틈 날 때마다 내 기대를 가라앉히는 연습을 했다으레사람은 노력한 만큼 기대하기 마련이니까또 그 기대가 일을 그르칠까 매일 점수에 대한 욕심과 두려움이 양가적인 것을 들어내려고 했다이 정도 점수만 맞아도올해는 성공한거다. 21, 30은 상황을 보고 결정하자. (이 때는 수학이 21,30만 극상으로 어려웠기에.) 이건 내 욕심을 비워내고자 했던 거다그리고 시험을 망쳐도논술 최저를 맞출 정도로만 망치자거기까지가 마지노선이다논술 시험 봐야지아니면 삼수하고인생 뭐이건 내 두려움을 줄이려고 했던 거고. (뭐 말이 쉽지저렇게 마음 먹기 쉽지 않다나도 실제로 저런 마음을 먹는데에족히 3주 넘게 매일 노력하고 생각하고글을 썼다. ) 그러면서 할아버지 기일에소지에 겸손한 마음을 담아서 학사 뒤편 공터에서 태워 올렸다노력한 만큼만 결과를 얻을 수 있게 해달라고그렇게 학사 뒤편 공터에서 30분동안 하늘을 바라보며 기도했다.


그러면서 내가 해야하는 것에 대해서 매우 세심하게 고민하고 집착했다화작에서 고쳐쓰기 유형은 어떻게 풀고, 1번과 2번은 풀고 확인을 할 지 말지문법에서 171113같은 문제가 나오면 어떻게 해야할 지매우 디테일한 부분까지 고민하고나름의 대비책을 만들고 방법을 만들었다그걸 가지고 매일 아침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며 나를 세뇌했다어떻게 화법과 작문에서 퀄리티있는 스타트를 할 수 있을 지. (물론 이건 단적인 예고.) 결국 마음이 불안할 때는불안함의 근원을 해결해야 나는 그게 풀리는 타입이라뭐 오히려결과적인 면에서는 이게 더 나을 지도 모른다그렇게 시험장 행동강령이 나왔던거고 (https://orbi.kr/00018835128/%EC%9E%91%EB%85%84%EC%97%90%20%EC%8B%9C%ED%97%98%EC%9E%A5%EC%97%90%EC%84%9C%20%EB%B4%A4%EB%8D%98%20%EA%B1%B0%20-%20%ED%96%89%EB%8F%99%EA%B0%95%EB%A0%B9


그냥 내가 찾은 답은, 나를 믿는 것 밖에 없더라. 내가 작년(2016년)에 실패했던 건 내 스스로도 내 자신을 못믿었던 것 같아서. 그렇게 나 스스로를 믿지 못하면 불안만 더하고, 시험까지 그대로 말았었다. (물론 그 정도 실력도 안됐었다.) 지금 이 시기에는 그냥 나를 믿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주변의 많은 불안한 변수와, 내 머리속에 스스로 올라오는 의심과 불안한 변수속에서 믿을 건 결국 내 자신 밖에 없을테니까. 본인이 알거다, 준비를 잘 했으면 그나마 쉽게 본인 스스로를 믿을 수 있을거고, 그게 아니라면 어쩔 수 없고. 모든 게 불안하면 내 자신이라도 믿어야지. 화법과 작문 첫 페이지에서 어떻게 하면 오래고민하지 않을까를 생각하다가 나온 발상이었다. 그렇게, 한 달 동안은 문제를 풀고, 나를 믿고 '넘어가는 연습'을 했다. 분명, 수능 시험장에서는 또 답이 맞나? 하면서 고민하면서 불안해할 것 같았어서. 


이 시기에 n수생들은 특히 더 불안할텐데군인으로서 상담은 해줄 여건이 안되기도 하고그냥 처지에 공감하고 헤아려주는 것 밖에는 없는 것 같아서그냥나도 하나도 정해진 게 없었고 불안했고간절했다는 정도의 얘기로 받아들여주기를잘 해왔고 잘 할거니깐너무 많은 것에 욕심 부리지 말고고요한 마음으로 14일에 시험 봅시다잃을 게 많으면일을 그르치기 마련이니깐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