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rdaze [905492] · MS 2019 (수정됨) · 쪽지

2020-03-15 18:11:33
조회수 29,710

고려대 의대 정시 면접 질문, 늦은 후기 – 20학번

게시글 주소: https://susiapply.orbi.kr/00028568990

Whirdaze 님의 2020학년도 수능 성적표

구분 표점
한국사 - - 1
국어 140 100 1
수학 가 131 99 1
영어 - - 1
지구과학1 69 98 1
화학2 67 98 1
실지원 학과
대학 학과 점수 순위
가군 서울대 의예과 403.728 -
나군 연세대 의예과 716.333 -
다군 순천향대 의예과 1,008.440 -


서울대 의대 정시 면접 후기

https://orbi.kr/00028568775




안녕하세요! 2020학년도 수능을 응시한 워데이즈입니다.

두 번째 후기 글로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앞글의 문장을 잠시 빌리자면,


시국이 시국인지라 심심하고, 오래 전부터 써보고 싶었고, 무엇보다도 제가 정시 면접 준비를 하는데 자료를 쉽게 찾을 수 없어서 3월인 지금 이 글을 굳이 쓰게 되었습니다. MMI 면접 기출문제집 판매 글은 있어도 면접 후기 글은 거의 없더군요.


의대 정시 면접 대부분이 P/F기 때문에, 조선대 면접처럼 점수를 매기지 않는다면 ‘웬만해선 면접 때문에 떨어지진 않는다’는 의견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누군가는 떨어지기 때문에, 아무리 주변에서 괜찮다고 해도 중대한 일을 앞둔 수험생은 걱정이 되고 불안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20학번 이후의 수험생 분들은 따로 돈을 쓰지 않아도, 인적성 면접이 대충 어떤 식으로 치러지는지 알고 면접장에 들어갈 수 있기를 바라며 후기를 작성합니다.



(8시 정도 도착하느라 힘들었어요..)


면접은 문과캠퍼스 우당교양관에서 진행되었습니다. 6호선 안암역 2번출구에서 얼마 안 걸리기도 하고, 저는 차로 갔습니다.

교양관 입구는 의대와 간호대 면접, 체육교육과와 디자인조형학부 실기 보러 온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1층에서 신분 확인받고 엘리베이터로 4층까지 올라가면 대기실이 있습니다.

저는 또 마지막 순서라... 3시간 정도를 잠들었다 깨고 졸았다가 화장실 가며 기다렸습니다.

면접은 2층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의자에서 대기하다가, 앞 사람이 들어가면 인솔하시는 분이 5분 타이머를 설정하고 4개의 제시문과 4개의 질문을 제공합니다.


참고로 5분이 끝나면 잠시 후 들어가는데, 블라인드 면접이라 이름을 밝히면 안되고, 거기서 임시로 부여하는 면접번호를 말해야 합니다. (서울대랑 고려대 둘 중 하나인데, 헷갈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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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문] (일부 각색)


1. 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우월하게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인간이 소통을 해왔기 때문이다. 물론 원숭이나 침팬지와 같은 일부 영장류도 간단한 행동으로 의사표현을 할 수 있으나, 오직 인간만이 구체적인 언어를 이용하여 소통할 수 있다. 소통은 고대 사회 부족이 동물을 사냥하고 주거지를 찾는 도구였을 뿐만 아니라, 학문과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인류 사회 번영의 중심이었다.


2. 최근 들어, 사람 사이의 직접적인 소통이 SNS로 대체되는 경향을 보인다. Phubbing (Phone + Snubbing)은 스마트폰에 빠져 타인을 신경 쓰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 신조어이다. 오늘날 식당에서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이 모두 스마트폰을 쳐다보고 있는 모습은 쉽게 보이고, 날이 갈수록 현실에서의 소통은 단절되고 SNS를 이용한 대화가 늘고 있다.


3. Watson은 IBM 기업에서 제작한 인공지능으로, 의료 분야에 진출하여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환자의 상태를 분석하고 병명을 밝히며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치료법을 제안하는 Watson은 인간 의사보다 빠르고 완벽하며 더 많은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이제 환자들은 완벽하지만 소통이 불가능한 Watson에게 진료를 받을지, 완벽하지 않지만 소통이 가능한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4. (인공지능 자동차 관련 제시문 – 도저히 기억이 나지 않아 생략)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고 생각됨. 질문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었음.



Q1. Phubbing에 대한 자신의 생각은?


Q2. 자신이 환자라면, Watson과 의사 중 누구에게 진료를 받을 것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Q3. Watson이 실수한다면 이는 개발자의 잘못인가, 운영자의 잘못인가?


Q4. 인간이 인공지능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해야 할 노력은 무엇인가?




[면접]


A.

 1번 문제부터 답변 드리겠습니다. 인간은 편리한 삶을 위해 도구를 발명했고, Phubbing은 인간에 의해 인간의 본질인 소통이 침해된 현상입니다. 따라서 Phubbing은 본성이 편리함에 훼손되지 않도록, 인류가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저는 Watson과 의사 중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것입니다. Watson과 의사가 가지고 있는 의학적 지식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것이고, 비록 Watson이 조금 더 완벽할 수 있지만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소통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로, Watson의 실수는 개발자의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운영자는 개발된 Watson을 그대로 이용했을 뿐이고, 실질적인 알고리즘은 개발자가 설계하기 때문에 Watson의 실수는 잘못된 설계에 의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인간의 본질은 소통입니다. 인공지능의 능력은 인정해야 하지만, AI가 하지 못하는 창작, 소통, 감정 등의 사항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의사를 예로 들면, 감정적인 소통이나 공감 능력으로 환자의 증상을 이해하고 환자의 치유를 도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추가 Q. 4번 질문 답변의 예시를 들어보니, AI는 완벽한데 의사는 AI를 도와주는 감정 조무사로 격하되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이를 어떻게 방어하실 건가요?


필자 : 잠시만 생각할 시간을 주십시오.

면접관 : 네, 편하게 생각하고 답변 주세요.

(30초 후) 시간이 거의 다 돼서 이제 슬슬 답변해주셔야... 


A. 제가 아직 배우지 않아 정확히는 모르지만, 뇌공학이나 정신과학 분야는 인간이 AI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분야를 계속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면접관 : 잘 빠져나갔어요. 앞에서 창작을 얘기하길래 새로운 치료법을 연구한다던가, 하는 쪽으로 얘기할 줄 알았는데 정신과로 잘 방어했네요.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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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다, 글 쓴다 늦추다가 결국 제시문을 까먹어 버렸어요 ㅠㅠ


남자 교수님 두 분께, 당연히 한 분은 친절하시고 한 분은 무뚝뚝하시고, 생각보다 답이 잘 떠올랐고 유기적으로 연결해서 답했다고 생각하며 나왔습니다. 계단을 반 층 내려가 소지품과 스니커즈를 받고 별도의 대기 없이 바로 끝났습니다.


원래는 반수 생각도 했고, 아직도 수능 성적이 아깝긴 하지만 지금은 나름 고뽕도 찼습니다. 고려대 의대 순위가 낮아 아쉬운데, 연대는 송도를 가야하고 서울대는 의캠이 따로 있다는 게 아쉽네요. 뭐 제가 바란다고 다 갈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요.

수험생 분들은 꼭 목표 이루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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