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제자 공감식 공부
안녕하세요. 기출의 파급효과 공저자 엔트로피입니다.
오늘 칼럼의 주제는 다음의 두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긴글 혐오증이 있다면 두 문장만 읽으셔도 됩니다.
‘(본인이 궤도에 오르지 않은 학생이라면) 평가원이 출제하지 않은 문항을 풀 때는 출제자에 대한 최소한의 비판을 하되, 최대한의 공감을 하자.’
‘고정 100 실력이 아니라면, 어딘가에 ‘사고의 빈틈이 있다는 것’이고 어떤 문제, 어떤 순간에서 그 빈틈이 발견될지는 아무도 판단할 수 없어요. 그래서 일단은 어떤 문제를 풀든 출제자의 의도에 공감하면서 ‘혹시나 빈틈일 수 있는 사고’를 채워나가야 하는 거죠.’
위의 문장만 보고 깨달은 바가 있다면, 이후의 내용을 읽는 건 선택입니다. 극상위권이 아니면, 무조건 얻어갈 태도가 존재하는 칼럼이니 웬만하면 읽으셨으면 좋겠네요. 수학을 겨냥하고 서술한 내용이지만, 모든 과목에 확장시켜 적용할 수 있습니다.
단, 평가원 기출 문항을 풀 때는 조금 달라요. 평가원 문항을 풀 때는 사실 무조건적 공감이 맞습니다.
문제를 풀다 보면 사고의 한계를 시험하는 순간이 아주 많이 등장하는데, 이때의 반응은 크게 3가지의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좌절
‘이 정도의 생각까지 해야 한다고?’ ‘이게 과연 내가 계속 공부한다고 해서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인가?’ ‘이건 애초에 나와 다른 영역에 있는 문제야’
-> 킬러 문제를 포기하는 학생들의 심리죠. 1등급 미만에서 야망이 없는 한 대부분 이 수준에 머무릅니다. 킬러를 쳐다보지도 않는 소박한 분이라면 이번 칼럼은 안 읽으셔도 됩니다.
2. 평가(합리화 or 올바른 비판)
‘에이... 평가원은 이렇게 출제하지 않아’ ‘평가원이라면 여기서 이렇게 출제했을 거야’ ‘문제가 쓰레기네’
-> 정말 양날의 검인 태도입니다. 올바른 비판이 될 수도 있지만, 대부분 학생 수준에서 이런 생각은 합리화에 그치기 마련이고, 실력 향상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죠. 이 태도는 ‘출제 수준의 적정선’을 스스로 잡겠다는 건데, 고정 100에 가까운 실력이 아니고서야 어불성설 그 자체인 태도입니다.
그러면 이런 반문을 할 수 있겠죠.
“그렇다면, 비판적인 사고 없이 모든 문제를 소화해야 한다는 말인가요? 그런 맹목적 태도는 수학적 사고, 나아가 수능형 사고를 저해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요?”
거칠게 보면 맞는 말이지만, 한 가지 생각이 더해져야 합니다. 그 한 가지 생각이 바로 ‘출제자 공감식, 출제의도 발견식 공부’인데, 이건 3번째 유형에서 설명하겠습니다.
3. 수긍, 피드백 (출제자 공감식 공부)
궤도에 올라가고 있는 학생들은 어느 정도 이 태도가 체화되어 있습니다. (이미 궤도에 오른 고정 100 정도의 실력의 소유자들은 2번 태도를 잘 사용합니다. 물론, 애초에 틀리는 문제가 잘 없긴 하지만요.)
이 태도의 소유자는 틀린 문제가 있다면 일단 수긍합니다. 비판의 방향이 ‘자기 자신’에게 향하고, 문제를 풀기 위한 태도나 도구들을 어떻게든 소화하려고 하죠. (이는 궁극적으로 일전 칼럼에서 소개한 메타인지와도 연결됩니다.)
그렇다면 다시 2번에서의 ‘반문’을 살펴봅시다. “그렇다면, 비판적인 사고 없이 모든 문제를 소화해야 한다는 말인가요? 그런 맹목적 태도는 수학적 사고, 나아가 수능형 사고를 저해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요?”
모든 문제에 수긍하고, 문제에서 등장한 태도나 도구를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건 당연히 좋지 못하죠. 그래서 ‘출제자에 대한 최소한의 비판을 하되, 최대한의 공감을 해야 합니다.’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지 않았다면 비판하기도 사실 힘들거고, 웬만하면 공감을 해야 합니다. 다음과 같이.
‘출제자는 학생이 이 순간에 이 개념을 바탕으로 이런 사고를 하길 원하셨구나.’
이렇게 일단 공감부터 하세요. 지금 본인의 수준에서는 어림도 없는 사고고, 발상처럼 느껴지는 건 사실이더라도 이렇게 공감하는 순간 문제가 그럴듯하게 보이고,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자신을 반성하게 됩니다.
애초에 고정 100 실력이 아니라면, 어딘가에 ‘사고의 빈틈이 있다는 것’이고 어떤 문제, 어떤 순간에서 그 빈틈이 발견될지는 아무도 판단할 수 없어요. 그래서 일단은 공감하면서 ‘혹시나 빈틈일 수 있는 사고’를 채워나가야 하는 거죠.
저도 궤도에 올라가기 전까지 최대한 출제자에 공감하려 했습니다. 궤도에 올라 극상위권이 되고 난 뒤에는 문제를 평가하는 수준까지 도달하게 되었지만, 공감하는 과정이 없었다면 평가도 할 수 없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만약, 극상위권이 되고 싶은 야망 있는 학생이라면, 사고의 빈틈을 용납하기 싫은 학생이라면 다시 맨 위로 올라가 주제를 요약한 두 문장을 새기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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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ㅇㅈ 빈틈메우기식 공부가 성적이 제일 잘 올랐음
경험해본 사람들은 다 알죠 ㅎㅎ
특히 수과에선 그 문제에서 내가 뭘 모르는지 어떤 내용을 활요하라는지 아는게 중요했고 국어는 평가원이 원하는 주제 파악등을 중심으로 했던것 같아요
글에 관한건 아니지만 오답노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호불호가 갈리고, 암기식 공부가 될 수 있다는 부작용이 있지만 잘만 활용하면 너무 좋죠. 저는 오답노트 애용했습니다.
저..혹시 파급효과수1수2는안나오나요..??ㅠㅠ +미적도욤..
전 시리즈 다 출간합니다. 수2는 4월 중순~말, 미적분은 4월 말, 수1은 6평 전후로 출간됩니다.
제가 떠올리지 못했거나 떠올리는데 힘들었던 평가원 출제 요소들을 노트에 정리하면서 공부하고 있는데 이렇게 공부하는게 맞겠죠?
잘하고 계십니다. 단, 그렇게 정리한 것들을 암기하려는 것보다는 '이해와 적용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암기가 되었다'의 느낌으로 공부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공부에 대한 통찰력이 느껴지는 글입니다...
어디서 사고가 막혔는지 파악하고...
그런 상황에선 어떤 생각을 해야했는지 일단 해설지 해설을 받아들이고...
나름대로 어거지로라도 필연성을 만들어서 정리한 후
궁극적으로는 '대체 뭘 묻고 평가하고 싶어서 이 문제를 출제했는가?'를 반추하고.
이런 생각들이 쌓이고 쌓여서 실력이 되는거죠.
거기서 깨달은 것들을 효율성을 위해 쏙쏙 뽑아서 한 곳에 모아 정리하는게 오답노트.
이걸 수험생때 운좋게 피상적으로가 아니라 '가슴깊이' 깨닫고 """실천""" 하면 성적이 오르는거고,
그렇지 못하면 계속 겉도는 공부만하다가 1년 날리는거죠...ㅠㅠ
하 저는 이걸 너무 늦게 깨달았음..
글 잘 읽고 갑니다!!
글 정말 제대로 읽으셨네요. 텍스트의 한계로 미처 전달하지 못했던 내용까지 다 깨달으신 것 같습니다 ㅎㅎ
반문에 대해 써주신 부분이 너무 좋네요 아무리 좋은 칼럼이어도 그냥 ㅇㅇ 하면서 읽고 실제로 적용하려고하면 '생각해보니 이러이러한 문제가 생기는데? 그럼 어떻게 하라는거야?' 이런 의문이 생기고 이게 납득이 되지 않으면 그냥 버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좋은 칼럼 매번 감사합니다
그리고 혹시 작년에 쓰신 '수학 팁' 이라는 글의 마지막에 '다음 글에서는 체화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라고 하시고 잊어버리신건지 다루지 않으셨는데 혹시 체화에 대한 중요한 코멘트 같은게 있으신가요 ㅜㅜ
저도 몇년간 공부하면서 느끼는 문제점이 평소에 문제풀면서는 죽어라고 문제점이 뭔지 고찰하고 해결책 마련하고 하는데 실전에 가면 특히 수능볼땐 그런게 전혀 생각나지 않는거거든요 정리되지 않아서 양도 너무 많기도 하고요
처음에는 수능이 점점 어려워지는 속도를 못 따라가서 등급이 그대로인거라 생각했는데, 님 칼럼을 읽다보니까 제가 그 공부할때의 수많은 고찰들을 실전에 체화하지 못하는 탁상공론식 공부만 하고 있고, 그래서 계속 제자리인거같은 기분이 드네요
특히 과몰입 칼럼과 패러다임 - 메타인지 칼럼에서 정말 많은걸 느꼈고 여기에도 체화에 대한 설명이 드문드문 있는데, 체화에 대한 코멘트는 여기에 쓰신게 전부인건지, 아니면 다뤄야할 중요한 포인트가 있는 건지가 궁금합니다
이렇게만 하면 무조건 체화할 수 있다! 하는 기막힌 방법은 없어요. 메타인지를 적용하면서 내 약점에 대해 깊게 사고하고, 깨달은 것이 있다면 새로운 문제에 적용하려 애쓰는 과정에서 나도 모르게 체화되는 거죠. 그래도 구체적인 방법 중 제가 도움됐던 게 있다면 틀린 문제 중 중요한 문제는 오답노트 작성하듯이 모아서 주기적으로 봐줬던 게 도움됐네요.
성적 상승을 위해서는 출제 인지 감수성이 필수적이라는 거군요. 좋은 칼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