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cri [2] · MS 2002 · 쪽지

2012-07-04 09: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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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uch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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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펜싱 협회가 '세기의 펜싱 선수'라 명명한 올림픽 4관왕의 크리스티앙 도리올라 (우) (사진 출처: 인사이클로피디어 브리태니커)


  본래 투셰(touché)란 펜싱에서 검의 날로 상대를 찌르는 기술을 말하는 동시에, 요즘처럼 전자 장비를 몸에 부착하고 경기를 하는 것이 아니어서, 서로 공격을 하고, 당해도 잘 흔적이 남지 않는 예전의 시합에서, 상대방이 나를 찔러서 득점했음을 시인할 때 하는 말이었습니다.

  우리보다는 조금 더 인내력 있게 토론하는 프랑스인들이, 논쟁에서 상대방이 내 말의 모순된 점이나 내 주장의 헛점을 절묘하게 지적했을 때, 네가 점수를 땄다, 즉 '내가 졌다'를 세련되게 시인할 때 하는 말이기도 하죠. 이 말은 영어로도 차용되어서 구미권에서는 널리 쓰이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이 말을 한다고 해서 어느 누구도 자존심을 상해한다거나, 논쟁에서 진 바보라 놀리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신사가 할 수 있는 말이기 때문이지요. 

  토론의 많은 긴장된 국면에서 상대방의 논박이 가치있는 것임을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그리고 더 용기있는 신사라면, 내가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틀렸음을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긴장은 해소됩니다. 

 오늘 하루는 논어의 공자님 말씀으로 한 번 열어 보죠. 

 더불어 말할 만한 상대인데도 더불어 말하지 않으면 그 사람을 잃어버리고, 더불어 말할 만한 상대가 아닌데도 더불어 말하면 그 말을 잃어 버린다. 참으로 지혜로운 사람은 사람을 잃지도 않고, 또한 말도 잃지 아니한다.

 子曰:“可与言而不与之言,失人
 不可与言而与言,失言。 知者不失人,亦不失言。” (論語 衛靈公篇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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