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6개월 앞두고… 또 입시案 바꾸는 교육부
입력 : 2013.05.16 03:03
[각 대학 수시모집에서 '최저등급 기준' 변경하기로]
올 초 새 정부 출범하며 "입시案 연내 안 바꾼다" 4개월만에 발표 뒤집어
-수준별 수능 올해 첫 실시
대교협 "잘못된 기준 수정… 수험생 유리하게 바꾸는 것"
올 초 '한번 발표한 입시안은 바꾸지 않겠다'고 교육 당국이 수험생들에게 발표해놓고, 이 약속을 또 어기게 됐다. 일부 대학은 2014학년도 입시안을 수정해 재(再)공지할 것으로 보인다. 수능을 불과 5~6개월 앞둔 시점에 입시안이 또 바뀌는 것이다.
15일 교육부와 대학 등에 따르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대학 입시 관장 기관)는 최근 각 대학에 '2014학년 수능 관련 변경에 관한 심의 신청' 공문(公文)을 보냈다. 공문에는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의 완화 또는 폐지 ▲예체능 계열은 수능 A/B형 선택 변경 등을 논의할 예정이니 (대학별로 기존 입시안을 변경하려면) 심의 신청을 하라고 안내했다. '수능 최저 등급'이란 대학에서 수험생들에게 수능 등급 1~9등급 중 일정 등급 이상을 받아야 합격할 수 있다고 제시하는 점수대를 말한다.
앞서 지난 1월에 교육부는 '고등교육법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면서 "앞으로 대학은 입시안을 전년도 12월에 공표한 후에는 수정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입시안을 예외적으로 변경할 수 있는 경우는 대학 구조조정을 통한 학과 통폐합 등으로 제한했다. 대입 전형이 3000개가 넘을 정도로 복잡한 데다, 자주 바뀌는 입시 때문에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큰 혼란을 겪는다는 불만이 컸기 때문이다. 이렇게 발표해놓고 불과 넉 달 만에 입시안을 수정하라고 대학들에 공문을 내려보낸 것이다.
대교협이 입시안 수정 공문을 낸 이유는 올해 처음으로 시행하는 '수준별 수능'과 관련, 대학들이 준비된 입시안을 발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해 수능부터 수험생들은 국어·수학·영어 과목에서 A형(쉬운 시험)과 B형(어려운 시험) 중 선택해서 시험을 본다. 수험생이 어려운 시험인 B형을 볼 경우 예년보다 점수를 받기가 어렵지만, 많은 대학이 이런 '변수'를 생각하지 않고 과거와 같은 수능 최저 등급을 발표한 것이다.
또 일부 대학은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 점수를 모두 반영한다'고 하면서 어려운 B형에 가산점을 주지 않아, 쉬운 수능을 보는 학생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입시안을 발표했다.
대교협은 "최저 등급 완화는 수험생 대부분이 원하는 방향이고, 수험생의 학습 부담을 줄이는 것이므로 대학이 수정을 원하면 심의하겠다"고 말했다. 예체능 계열은 대학별로 요구하는 수능 점수가 A형과 B형으로 나뉘어 있어 여러 대학을 동시에 지원하는 수험생이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기존 입시안을 재검토한다는 것이다.
이런 입시안 수정에 대해 일선 교사와 입시 전문가들은 "애초에 잘못된 부분이 있어 수정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수험생 입장에서는 원서 접수와 수능시험을 불과 몇 달 앞두고 입시가 또 바뀌는 것이므로 당황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와 대교협은 수정된 2014학년도 입시안을 늦어도 내달까지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출처: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5/16/201305160008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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