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의 우문현답 - 9평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
학원 수강생들이나 같이 일하는 정선생, 페로즈는 이미 알고 있는 얘기겠지만 나는 예체능 특기자였다.
현실(이라고 거창하게 쓰고 부모님이라고 읽는)과의 타협을 통해 결국 고등학교에 들어와서야 급히 인문계로 전향했지만, 예상대로 모의고사 성적은 불지옥의 바닥. 고교 1학년 첫 모의고사에서 반 최하위였나 밑에서 세 번째였나 그랬던 걸로 기억한다.
현재 자신의 객관적 위치 진단 어쩌고... 이건 개소리다. 객관적으로 위치를 진단해서 어쩔 건데? 지금 내가 전국 9천 등이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내가 목표하는 건 전국 천등 안쪽인데, 뭐 얼마나 한숨쉬어야 할지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나?
천만에, 모의고사의 기능은 딱 하나다. 자신의 주관적 상태 파악이다. 남은 60일을 어디다 써야 될지만 알면 된다. 어느 과목 파이널에 시간을 투자해야 할지 판단하는 기능이 전부다. 그거 빼곤 모의고사는 정말 백해무익한 존재다. 벌써 7년째 수험생들을 보아 오는데, 모의고사란 게 도움이 되는 경우를 거의 보질 못했다. 잘본 놈들은 잘봤다가 신나서 쳐놀다가 망하고, 못본 놈들은 ㅅㅂ어떡해 하면서 안그래도 귀중한 60일 중 일주일을 싱숭생숭 날려버린다. 진짜 성공하는 애들은 어떤 경우냐고?
간단하다. 내가 정말 리스펙트하던 친구처럼 하면 된다. 이 녀석은 항상 반에서 상위권이었지만, 그렇다고 뭐 전국에서 노는 그런 레벨까진 아니었다. 하지만 이 녀석의 장점은 '결코 후퇴하지 않는다'는 것. 우리 때는 거의 2개월에 한 번 사설 모의고사를 쳤는데, 이놈은 그냥 모의고사를 칠 때마다 채점 후 애들이 난리법석을 떠는 동안 조용히 오답노트를 만들어 놓고 떨어진 과목, 오른 과목을 자기 수첩에 기록해놓는 게 전부였다. 그리고 공부 시간표를 수정한다. 수학이 올랐으니 한 시간 줄이고, 영어가 떨어졌으니 한 시간 늘리고.
정말 간단하지만, 이거야말로 필승비법이다. 이놈은 타인이 뭘 하든 관심이 없다. 단지 자기가 뭘 해야 하는지에만 관심이 있다. 수험생에게 이건 건 축복에 가까운 재능이다. 내가 뭘 해야 뭘 얻을지, 정확히 판단하는 것. 그런데 자기 혼자만의 생각으로는 이걸 판단하기 어렵다. 그래서 모의고사를 치는 거다. 내가 뭘 해야 할지, 가상의 출제자들에게 물어보는 것. 그게 전부다. 게시판에서 키워들에게 물어볼 필요는 전혀 없다.
법대생들도 사법시험 모의고사를 친다. 10월쯤엔가 전범위 모의고사를 치르고, 다들 술마시러 가던 중이었다.
이안: 님 어디감?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제 로망임뇨 5
ㅇㅇ
-
님들 다 배신자임
-
병신들 재밌노ㅋㅋㅋㅋㅋㅋㅋ
-
오늘 일정 0
새벽 5시 반쁨에 피시방가서 3시간동안 스타듀밸리 한뒤에 마트 가서 카레재료사와서 카레조지기
-
정말 이해가 안되서 그러는데 홍대 자전가서 디자인쪽으로 빠지면 그쪽이 서성한...
-
자고 인났더니 ㅋㅋ
-
24명뽑는데 최초컷 13등 ㅇㅈㄹ하고잇내
-
. 이미지쓰고가세요
-
입학처 홈페이지 장학금 봐도 안나오는데
-
의대 최저는 생명1점 차이로 못맞췃슴 제가 원래 의대가고싶었거든요 관심사도...
-
수열의 극한으로만 도배된 시험지랑 미분적분 다 있는 시험지랑 비교했을 때 뭐가 더...
-
펑크한 노래 들으면서 오르미 글을 읽다 보면 뭔가 뭔가 뭔가 3
사람의 마음을 미치게 하는 글 그리고 이모티콘이 보이면서 펑 펑 펑 하고 기분이 좋아짐
-
어떻게 해야함뇨.. 수학… 그냥 공부량은 중학생때 한 기본 개념 베이스 +...
-
분위기상 의대증원으로 인한 펑크는 자연계쪽만 생기려나보네 그중에서도 과탐 필수 대학들...
-
잠 안와서 이거라도 합시다
-
폐기뜨면 먹어볼게
-
그냥 잘 나온 수능 아닌가 물수능이라해야하나. 만점자 11명이라 물수능인가
-
미적기준 1컷 80인 시험에서 백분위 99.5이상 나오려면 보통 원점수 몇...
-
생활패턴 조졋네 4
막상 또 누우니까 잠안옴 낼 술먹으러 나가야 하는데
-
진짜 나보고 위안얻어라 14
내얼굴다봤잖아... 이제삼수생된것도알잖아...
-
제발 잘보게 해주세요
-
이미지점 18
의대가야할거같다는 나쁜말은 ㄴㄴㄴ
-
(진짜모름)
-
3모 국수영탐탐 백분위 기준 98 99 1 99 99 정도 받으면 가능성 있나요?...
-
563 어떤가용 4
재수 절대 안하고 싶은데 이정도면 ㄱㅊ?
-
물수능이라 표본이 촘촘한데 워낙 변수들이 많아서 펑크는 분명 많이 생길것 같은데...
-
이미지 적어주세요 20
이미지적어주면 감사해요
-
낼 오전알반데 0
자야하는데 ㅅㅂ
-
그럼 난 이제 0
두시간 존버타고 편의점알바하러 가야지
-
하는 게 더 나은 방법인 거 같은데 왜 다들 n축에 빠져있던 때가 있었나요?...
-
난망했어 내일은노래도못들을거야
-
정시커트 진학사 3
지금 정시 커트 경기대 가천대라인 왜 작년 70컷 최종컷에비해서 컷이 낮나요?
-
그래서 이제 뭐함? 11
빨리아무나재밌는메타좀굴려주셈
-
인증 4
펑
-
얘들이 자주와서 구경하는디 재밌다그러구.. 이미 옯밍아웃을 해버림
-
틀딱이라 못따라가겠내
-
하루에 (투표 안올라가서 다시 올림)
-
한양 높공이랑 삐까삐까한가요?
-
미끄러진 것도 실력이라는 게 이제 수긍하게 되네 참
-
성격이 폐급이면 진짜 모두가 싫어함 잘생긴거 불문하고 실제로 잘생긴 폐급 <<...
-
대규모 인증 메타 -> 대부분 일회성 인증 후 소멸 -> 일부 여르비 및 남르비...
-
과외생이 평균 5등급정도 나왔습니다 사범대 스나 써볼 것 같은데 진학사로...
-
걍 피씨방가서 혼자 ㅈㄴ처놀다오기
-
등급뺏기 캬 2
ㅈㄴ 싫어하는 애 등수 한칸씩 밀어내는 꼴이 되서 내가 1받고 걘 수신데 2 문...
-
본인 홍대병있음
-
계명의 좋음? 0
계명의랑 건글의랑 동국의 중 어디가 나음??
-
논술 예비 0
아 경희대 논술 예비 1번 진짜 피 개말린다
좋은글 감사합니다~ㅎㅎ 캡쳐해두고 두고두고 봐야겠어요
심적인 부담이 안생길순없죠.
그냥.. 무거우면 무거운대로 짊어지면 그뿐
그겁니다. suck it up! 하고 가야 하는 거죠.
저기..오르비 논술은 얼마 정도 하나요?ㅜㅜ
파이널은 대치동과 똑같을 겁니다. 회당 10만원 정도 할 거예요. 특강 첨삭비 교재비 뭐 그런 명목으로 추가요금 붙는 게 없으니까 실제로는 오르비가 더 싸겠지만. 저야 학부 졸업생들을 가르치니까 훨씬 더 고액에 익숙하지만, 고3 수험생들에게 논술학원들의 파이널 단가가 부담스러울 거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군요. 고대 파이널 때는 조금 더 낮추어 보자고 정선생, 페로즈와 의논중입니다.
회당 10만원이라는게 추석특강과 직전특강이라고 말씀해놓으신 약 11일 가량 각각을 말하시는 건가요? ㅠㅠ
제 삶은 매우 스토아 학파적인 것이었습니다만.. 아무튼 말씀하신 바가 맞습니다. 1일 1회로 간주되니까요. 뭐 로컬 마켓의 모 학원들은 회당 11을 매기고도 모자라서 교재비를 걷기도 한다지만요ㅍㅍ 전문대학원만큼은 아니지만 학부 입시의 사교육비 부담도 조금 지나치다는 생각은 합니다.
다른격려글봤지만
은결님게시글첫문장 부코우스키의 한문장을보고 힘들어하고있는지금제자신을불러일으켰네요 감사합니다
더이상 수험생이 아니지만 제가 하고싶었던 말들을 잘 표현해주셨네요
추천드리고갑니다
마지막...?!가인상깊네요
마...지 ...막..글.. 머임 가슴에 진짜로 와닿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