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TV [1062561] · MS 2021 · 쪽지

2021-08-14 12: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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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11명 중 혼자만 특목고에서 떨어졌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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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특목고를 지원했다가 떨어졌었습니다. 저희 아버지 학원에서 미추홀외고, 인천국제고, 한민고, 포스코고 다해서 저를 포함해 총 11명이 준비했었고, 이 친구들 모두 제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알던(몇몇은 유치원친구) 정말 이른바 랄부친구였습니다. 입시가 끝나고 결과는 총 10명이 붙었습니다. 맞습니다. 제목에 썼듯이 저만 떨어졌습니다.


 다른 친구들 다 붙었다고 했을 때 그 충격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이 날 정도입니다... 여태까지 지내오면서 가장 큰 패배감이 들었을 때가 그때였던 거 같습니다. 모두들 하나씩 '나 붙었대'라고 할 때 저는 홀로 실패의 고배를 맛봐야했죠. 함께 지냈던 그 친구들은 저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했지만 그때의 저는 너무나 충격에 휩싸인 나머지 다른 친구들의 합격을 축하해주지도 못했습니다. 심지어는 2지망으로 썼던 100명 미달 학교에도 떨어져 집에서 40분 떨어진 5지망으로 뺑뺑이 합격까지 하여 그 충격은 배가 되었습니다.


 그때 저희 할머니께서 "신은 좋은 것만 주신다."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물론 저는 신을 거의 안 믿습니다만 그 말씀을 들었을 때만큼은 신이 절 버린 것은 아니었음을 진심으로 바랐습니다. 함께 지내던 친구들하고도 갈라지고, 더 이상 저는 그 친구들과 같은 교육환경에서 지내지 못하게 된다는 좌절감은 저를 압박해갔습니다.


 하지만 저는 반대로 생각하려 노력했습니다. 나는 조금 더 편하게 공부할 수 있을 거라고. 일반고에서 성적따는 것이 다 나을거라고. 그러면서 차츰차츰 마음가짐을 변화시키려 노력하였고, 자연스레 다시 그 친구들과도 가끔씩 연락하며 그 당시를 회상하며 얘기할 수 있기까지, 여태 제가 가지고 있던 큰 부담과 미련들을 버릴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가끔 제 이야기를 다른 친구들에게 하면 '자기 같았으면 그 친구들 미워서라도 연락 못하겠다', '넌 멘탈이 강하구나'라는 말을 종종 들었습니다. 이 역시 제가 마음가짐을 바꿨기에 될 수 있었던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일반고에 진학하여 꽤 좋은 성적을 유지하였고, 특목고에 진학한 친구들 보기에도 부끄럽지 않은 친구가 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실패를 통해 변화를 추구하고, 그 실패가 내 생각을 바꾸고 결국 성공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두렵지만 그 두려움은 제 마음의 씨앗이 되고 힘든 일을 겪은 씨앗일수록 그 결과는 더 찬란해보일 겁니다. 올해저와 같이 수능을 보시는 분들께서도 본인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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