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아이유 [352875] · MS 2010 · 쪽지

2013-12-24 23:49:39
조회수 4,085

합격하신 분들께 축하드리고요! 그리고..

게시글 주소: https://susiapply.orbi.kr/0004135744

방학이 시작해서 며칠 동안 쉬는 기간임과 동시에 내년 입시를 가질 동생을 위해 자주 오르비에 들락날락거리게 되면서 이런 저런 글을 쓰게 되네요~

일단 오늘 게시판을 보니 몇 군데 대학이 합격 발표를 한 거 같더군요~ 한 번에 되었든, 몇 번만에 되었든 그 합격의 기쁨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건 누구에게나 같기에 정말 글에 담아낼 수 없을만큼의 축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이 기쁨은 정말 며칠이 가도 헤어나오기가 힘들죠~ 얼마나 노력해서 얻어낸 결과인데요. 
그 기쁨에서 어느 정도 무뎌졌을 때, 여러분께 조언 비슷한 것을 드리고 싶어 글을 씁니다. 
저 같은 경우에 검정고시 출신이라 주변에 친구도 없었던 것이 원인이 되었던 것도 있구요.. 고대 우선 선발을 받고, 서울대 논술을 준비하느라 남들보다는 기쁨의 시간도 짧았고, 거기에 더해 대학 입학 전에 무엇인가를 해볼 시간이 조금은 부족했고, 무엇을 해야할지 조언을 들을 기회도 좀 부족한게 사실이었습니다. 꼰X 소리로 들릴지는 모르겠으나 그래서 조금은 여러분께 도움을 드리고자 하는 말씀이니 양해해주세요 ^^

1. 가장 먼저 여행을 꼭 추천드립니다. 아마 고등학교 생활 내내 어디를 놀러갔다 온 기억이 가물가물 하실거에요. 그런데, 이 여행이란게 언제든 갈 수 있는게 아니더라구요. 대학 들어오니, 방학에는 남들과 경쟁하기 위해, 내 스펙을 쌓기 위해 학원에도 다니고 혹은 계절학기를 들을수도 있어서 여행이 마냥 쉽지만은 않더라구요. 저는 서울대 논술을 쳐놓고, 친구와 유럽 여행을 다녀왔는데요. 그 기억을 삼년정도가 지난 지금까지도 문득 문득 떠올리며 흐뭇해해요. (물론, 저는 남들보다는 공부 방면에 게을러서 그런지, 아님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서 그런지 방학 때 여행을 안다닌 것이 아닌데도 그렇더라구요 허허) 지갑 속에 스위스 융프라우 티켓을 꼭 넣어가지고 다니면서, 그 때 생각에 젖는게 정말 좋더라구요~ 제가 축구 동아리를 하는데, 대학생활이 끝나고 직장생활로 넘어갈 즈음의 동아리 형들을 보면, 고등학생에서 대학생으로 넘어가는만큼의 많은 시간은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이 즈음이 정말 여러분에게 있어 여행의 적기가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굳이 먼 곳이 아니더라도 여행을 많이 다니는 걸 추천드려요. 꽃보다 할배라는 거기에 신구님께서 하신 말씀이 기억이 나네요. '젊었을 땐 세상살이에 치이고 돈이 부족해서(?), 가족이 생기고는 가족을 부양하느라, 나이가 들으니 시간은 있으나 몸이 고되어서 여행 다니기가 힘들다는..'류의 말이 있었거든요? 나이 드신 분들의 말씀이니 틀리지는 않을거라 생각이 되어요. 

2. 영어 실력 쌓기 or 제2외국어 공부
수능 끝나서 공부 좀 안 하나 했는데 하면서... 스트레스 받으실지 아는데요... 현실을 보면 여기가 한국인지 미국인지 의심이 드는 경우가 정말정말 많습니다. 대학에 가보면, 특히나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껴요. 1학년들의 경우 대부분의 학교에서 필수 과목으로 영어를 넣어놓는데, 이 때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동기들이나 후배들을 꽤나 많이 봐왔거든요. 그리고 특히 남학생들의 경우에는 군문제가 있는데, 영어 점수를 미리 획득해놓으면 나중에 카추사라든지, 통역병에 대한 기회를 남들보다 미리 준비해놓음으로써, 좀 더 편하게 잡을 수 있어요!! 제2외국어 공부를 시작하는 것도 좋아보이더군요. 모든 국민이 영어의 중요성을 알고, 각종 회사나 자격증 시험에 영어가 필수이다보니 누구나 영어를 잘하게 되는 상향평준화 현상이 만들어졌어요. 그러다보니, 제2외국어로 본인을 어필해야 하는 상황도 만들어졌죠. 저 같은 경우에도 현재 로스쿨을 준비함에 있어서 '아, 그 때 시간을 좀 더 잘 활용해서 언어능력이나 좀 늘려놓을걸' 하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답니다.
 
3. 진로 알아보기
흠... 좀 이르려나요... 그치만, 꼭 엄청나게 확고한 진로를 생각하라는 건 아니니 너무 부담은 가지지 마세요~ 대학에 입학한 건 분명히 축하할일이지만, 여러분은 이제 또 하나의 넘어야 할 산을 만나게 될 거에요. 먹고 살기 위해 경쟁, 경쟁 또 경쟁만이 주어진 우리의 현실이 달갑지 않다고 무시하기는 힘들죠 ㅜ.ㅜ... 대학에 들어와서 그냥 무작정 학점을 잘 따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현실과는 달리 학점 이외의 공부를 해야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미리 어느 정도 본인의 미래계획을 막연하게라도 생각해 두는 것이 정말 좋아요!! 예를 들면, 고시라든지, 공기업 입사, 취직, 로스쿨 준비 등등이 있어요. 저는 그저 막연하게 일학년을 보내면서, 학점만 따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요. 학점이 좋다고 나쁠 건 없지만, 학점만 좋은 것이 곧 장래의 계획을 위한 충분조건은 아니더라구요. 한국 은행 같은 경우에는 1,2학년 시절의 학점은 많이 보지 않고 3,4학년 때 학점을 많이 보는데요, 이유는 많은 경험을 쌓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라네요. 대신 한은은 따로 입사시험이 있고 면접이 있죠. 입사시험에서는 제가 알기로 미시, 거시, 계량과 같은 경제학 과목이 있고요. 고시를 보는 친구들은 학점에 크게 연연하지는 않아요. 이렇듯 진로에 따라 준비하는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막연하게나마 미리 장래를 생각해둔다면, 여러분은 입학 후 누구보다 시간을 절약하며 여러분이 원하는 모습의 미래의 여러분과 가까워질수 있답니다. 

4. 맘껏 놀아두기
앞의 이야기와 좀 모순된다고 느끼실 수 있으실거에요. 그런데 노는 것도 삶의 일부이자, 굉장히 중요한 영역인데, 사실 대학에 입학하게 되면 마냥 놀수만은 없는 현실이 있기 때문에 이 기간에 충분히 놀아두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대학에 들어와서도 경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에요. 단 몇 점으로 학점이 갈리고, 그 학점으로 인해 누군가는 괴로워하고 누군가는 기뻐하죠. 매일 매일 진행되는 전공 수업을 따라가기엔 너무나도 벅찹니다. 교수님들을 비방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분이 접했던 최고 선생님들의 수업과는 차이가 조금 나 보이는게 사실이죠. 왜냐하면 교수님들은 입시를 위한 선생님들처럼 최고의 스킬을 가르치는 데 엄청 난 시간을 투자하고 경쟁해서 더 나아지려고 하시는 분들이 아니라, 본인의 연구 분야에 대해 공부하시고, 그 과정 중에 여러분들을 가르쳐서 그 연구한 결과물을 전파해주시는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고등학교 과정과는 달리 스스로 찾아서 공부해야 하는 양이 많아지게 되고 자연스레 놀 시간은 줄어듭니다(물론 이건 케이스 바이 케이스에요. 학점이나 공부에 연연하지 않는 친구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이야기이죠. 대학은 여러분을 규제하는 그 어떤 규범이나 사람이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따라서 이 시기에 많이 놀아두는 것도 꼭 필요합니다. 

5. 가족과의 시간 많이 보내기(지방 사는 학생들에게 해당해요!)
저도 본가가 서울이 아니기 때문에, 부모님을 보려면 왕복 네시간쯤은 할애를 해야 하는데요. 물론 따지고 보면 얼마 되지 않는 시간이기는 하지만, 막상 닥치게 되면 집에 가기가 귀찮아지는 때가 번번하게 생기죠 ㅜ.ㅜ 일주일 내내 수업에 과제에 치이다보면, 자취방에서 푹 퍼져서 자는 것이 너무나도 편안하기 때문입니다. 가족이 평생 붙어 살면, 얼마나 붙어살겠냐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이후에는 그래도 나름대로 많이 가족과 시간을 보내려고 하지만, 고학년이 될수록 그것도 맘처럼 쉽지가 않은 것이 사실이에요. 방학 때는 서울에서 학원을 다니기 바쁘고 퓨 ㅜㅜ 애틋한 마음이 무척이나 많이 들죠. 어머니가 해주시던 따뜻한 집밥이 그리운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에요... 아 갑자기 감성 넘치네요 아무튼 대학생활을 하다보면 특히 지방학생들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으니 지금 추억을 많이 쌓아놓는 것이 정말 좋을 거에요~

6. 독서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네요(아.. 외국식 표현이 거슬린다면 죄송해요~) 그런데 정말 그러해요. 대학에 들어와서 보면, 와 도대체 저런 지식은 어디서 아는 거지 하고 느끼는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에요. 저도 독서량이 적은 편이 아닌데, 학교에서 수업을 듣다보면, 정말 뛰어난 친구들이 많은데요. 그런 친구들과 토론을 하고 생산적인 활동을 하려면 적어도 본인이 어느 정도 특정 방면에 일정 정도의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해요. 그런 일정 정도의 지식은 책에서 나오게 되죠. 꼭 본인의 전공 관련 독서가 아니어도 상관이 없어요. 막상 그런 것을 느끼고 독서를 시작했을 때는 조금은 부족한 감을 없지 않아 느끼게 되죠. 더불어 시험을 볼 때도 도움이 많이 되요. 저는 글쓰는 능력이 좀 부족해서 서술형 시험이 많은 대학에서 살아남는 방법으로 좀 다양한 지식을 쌓는 쪽을 추구했고, 그 방법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어 만족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필요한 만큼은 받아낸 기억이 있어요~ 독서가 무척이나 중요한 이유이죠. 

이외에도 고등학교 친구들 많이 만나기, 음주가무는 적당히 즐기기, 운동하기 등 많이 말해드리고 싶으나, 여러분은 지금 합격의 즐거움을 만끽해야 하니까요!! 

모두들 메리 크리스마스 되시구요 다시 한 번 축하 인사드릴게요 고생하셨고, 축하드리고, 행복한 대학생활 만끽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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