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수업 해보려고 준비하는 분들에게 드리는 조언
안녕하세요.
영포자 지도 전문 겸 문법&구문독해 지도 전문 영어강사 Good day Commander입니다.
오르비가 또다시 불타고 있네요.
저는 이전에 한번 써보려다 못썼던 글을 오랜만의 글로 한번 다뤄보겠습니다.
과외 수업을 하고 있거나, 해보려는 분들은 아래의 내용을 꼭 참고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수업 잘 하고 계신 분들은 해당사항 없습니다 ^^)
1. 스스로의 마음가짐 점검해보기
과외에 대해 로망을 가진 분들이 왕왕 보입니다.
내가 열심히 공부해서 얻은 지식과 경험을 다른 학생에게 전하고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건
누군가에게는 설레는 얘기일지 모릅니다.
또 20대 초반이 할 수 있는 일반적인 알바 중에서 과외는 거의 탑급으로 취급될 만큼 대우도 좋고 시급도 좋습니다.
하지만 과외수업은 그만큼의 책임이 따라옵니다.
학생은 본인의 비용/시간/노력 모두를 들여 본인에게 배우러 오는 겁니다.
본인이 제대로 끌어주지 못하면 그 학생은 비용/시간/노력 모두를 헛되게 버리는 셈이 되어버립니다.
나의 수업이 타인의 인생에 크고 작은 좋은/나쁜영향을 줄 지도 모릅니다.
타인을 가르치고 처음으로 선생님이라는 말을 들어볼 때는 설렐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타인의 인생에 영향을 주는 이 일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과외에 대해 너무 가볍게 생각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쉽게 감사를 듣기도 하지만, 자칫하면 쉽게 원망을 들을 수도 있는 일입니다.
2. 스스로의 능력 파악하기.
내가 강한 부분이 무엇인지,
내가 약한 부분(못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스스로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본인이 능력이 안 되는데 무작정 가르치려는 것도 그 학생에게 피해를 주는 것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
① 나는 다른 건 몰라도 '고전'부분만큼은 자신이 있다.
② 나는 다른 파트는 몰라도 '유전'만큼은 자신이 있다.
③ 나는 개념 가르치는 건 잘 못해도 문제풀이 하나는 자신이 있다.
등
본인이 이끌어줄 수 있고, 본인이 감당 가능한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가르쳐야 합니다.
오르비나 타 커뮤에서도 '과외수업 하기로 했는데 뭐부터 가르쳐야 하나요?'라는 질문이 들어오곤 합니다.
물론,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배째기 식으로 수업하는 것보다는 무엇이라도 알아보려고 하시는 모습이 참 좋습니다.
만약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강사 스스로도 모르고 있다면 그 학생은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하겠습니까?
그런 일은 없어야겠지요.
학업과 함께 병행해야 하니 그 과목을 가르치는 방식에 대해 깊게 연구하라고 말하지는 못해도
최소한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그 과목의 학습방향에 대해 전반적인 흐름은 정확하게 캐치하고 있어야 합니다.
과외 수업을 하시는 여러분들이 그 학생의 길잡이입니다.
예를 들어
'저는 원래 공부를 잘 해서 5등급 학생은 뭐부터 가르쳐야 할지 모르겠어요'
와 같은 의문이 드는 사람은, 5등급 이하는 가르칠 능력이 안되는 분이라는 겁니다.
물론 제가 그걸 나서서 '가르치지 마시라'고 강제할 자격은 없습니다만,
최소한 본인 스스로가 그 학생을 이끌어줄 능력이 부족하다는 자각은 하시라는 겁니다.
(왜 이것도 이해 못하지? 재능이 없나?라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3. 과외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홍보(마케팅)도 중요합니다.
본인의 강점이 무엇인지, 본인의 수업이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제대로 어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본인의 강점을 어필합니다.
예를 들어
① 천사표선생님
② 동네 형같은 친근함
③ 본인의 과거 경험(4등급에서 1등급 받았다)
등으로요.
하지만 수업의 홍보는 여러분들이 하기 나름입니다.
예를 들어 본인의 국어 등급이 2라고 칩시다.
등급만 놓고 보면 사실 2등급이 과외를 할 만큼 높은 성적대는 아니지요.
하지만 여태까지 치러온 모든 모의고사에서 고전만큼은 모두 맞혔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고전특강'으로 자신의 수업을 짜실 수 있는 겁니다.
여기에 보태서, 고전을 가르치기 위한 커리큘럼도 자체적으로 제작한다면 그 수업은 더 매력적인 수업이 될 겁니다.
어필할 것이 생기니까요.
그리고 애초에 수업에 체계가 더해지면 학생들의 결과도 점점 좋아지기 마련이거든요.
이외에도 학생들에게 어필이 될 만한 건 굉장히 많습니다.
학생들의 멘탈 케어?
학생들의 스케쥴을 관리해주는 것?
직접적으로 공부를 가르치지 않고도 과외(엄밀히 말하면 스터디코치입니다)할 수 있습니다.
그걸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고, 실제로 그것들이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되면, 그게 곧 수업이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학생이 부족한 부분을 여러분들이 어떻게 채워줄 수 있느냐,
또 상대에게 그 사실을 어떻게 어필할 것이냐가 문제죠.
홍보, 어필을 잘 하는 사람도 자기 능력인 겁니다.
그렇다고 과대 홍보, 과장을 하면 안되겠지요.
과자 포장지의 디자인을 예쁘게 꾸며놓으라는 것지,
포장지에 '초코과자' 적어놓고 그 안에 빵을 넣어두면 안된다는 겁니다.
그걸 구매한 사람은 포장지에 적힌 초코과자가 먹고 싶어서 산 겁니다.
4. 공부를 잘 하는 것 = 공부를 잘 가르치는 것이 아닙니다.
공부를 잘 하는 것은 문자 그대로 본인이 잘 하는 겁니다.
하지만 공부를 잘 하는 사람 중에는 설명을 잘 하지 못하는 분도 꽤 있습니다.
공부를 잘 가르친다는 건
① 학생의 수준에 따라 어떻게 무엇을 고쳐나가서 올려야 하는지 전반적인 마인드맵을 모두 잘 알고 있는 사람
② 본인이 이해한 내용을 말로 잘 전달할 줄 아는 사람
③ 학생이 이해를 못할 때 '아 얘는 왜 이걸 이해를 못하지?'가 아니라 '왜 이해를 못하는지'를 이해하여,
그것에 대해 솔루션을 바로바로 줄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을 두고 공부를 잘 가르친다고 얘기합니다.
강사로서의 경험치도 있고, 자질도 있는 사람인거죠.
여러분들이 수업을 하다 보면 가끔씩 정말 이해력이 느린 학생을 가르치는 일도 있을 겁니다.
그런 학생들에 대해서 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본인도 답답해서 멘탈이 조각날지도 모를 일입니다.
5. 과외비는 얼마를 받아야 할까?
원론적인 답을 드리면, '본인이 생각하는 자신의 수업의 가치'만큼 입니다.
내가 대학을 잘 나왔으니까. ->물론 이것도 수업료를 올리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여기는 지방이니까 과외가 없어서 -> 물론 이것도 수업료가 올라가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수업료와 가장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건 '이 수업이 성적을 얼마나 잘 올려줄 수 있는 수업이냐?'입니다.
사교육은 왜 받는 걸까요?
성적을 올리려고 받는 겁니다.
단순히 그 강사가 좋은 대학을 나왔기 때문이 아닙니다.
좋은 대학을 나온 사람이 높은 수업료를 받는 건, 확률적으로 그 사람이 더 많이 공부를 했기 때문이며, 확률적으로 더 잘 가르칠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높기 때문이지, 그 대학을 나왔다는 이유 단 하나만으로 수업료가 높은 것이 아닙니다.
통상, 수업료는 수학>국어>=영어 순입니다. 또 경력이 길수록,
본인의 프로필(포트폴리오)이 화려할수록 수업료는 올라가겠지요.
사교육은 결과로 말해야 합니다.
따라서 본인이 자신이 없다, 경력이 적다, 책임감을 적게 가져가고 싶다.
그만큼 수업료를 낮춰서 받으세요.
본인은 자신이 있다, 경력도 충분하다, 본인의 수업은 정말 잘 짜여져 있다.
그러면 그만큼 수업료를 높여서 받으시면 됩니다.
과목에 따라 다르나, 자신이 없거나 경험이 없는 분은 시급 2~2.5 정도에서 시작하시는 것 같네요.
학벌이 좋은 분은 경험이 없어도 3정도 에서 시작하시기도 하고,
더 소수지만 경험이 없는데도 4-5에서 시작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본인의 능력껏 책정하시면 됩니다.
번외. 2-3등급도 노베이스(허수)는 가르칠 수 있지 않을까?
다시 강조드리지만, 가르친다 해도 제가 찾아가서 가르치지 마시라 얘기할 생각도 자격도 없습니다.
하지만 제 대답은 NO입니다.
3등급 학생을 1등급으로 올려주는 것도 굉장히 어렵지만,
9등급 학생을 3등급 받게 해주는 것도 다른 의미로 굉장히 어렵습니다.
이 얘기를 하면 이렇게 말씀하는 분이 계실 지 모르겠네요.
'그냥 대충 공부 열심히 하면 9→3나오지 않나요?'
일부 긍정합니다.
근데, '그렇게 그냥 대충 열심히 공부하니까' 3까지밖에 못올라가는 겁니다.
똑같은 3등급이어도, 1등급으로 올라갈 수 있는 3등급이 있고, 더이상 올라가기 어려운 3등급이 있어요.
등급은 같아도, 그동안 공부해온 방식, 쌓아온 베이스의 양이 그걸 결정합니다.
같은 등급 내에서도 실력이 천지 차이일 수 있다는 겁니다.
처음 공부를 할 때부터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개념을 잡아야 할지, 그런 것들을 정확히 배워온 사람에게 3등급이란 그저 지나가다 거쳐가는 정거장일 뿐입니다.
하지만 체계 없이 무작정 공부해온 사람에게 3등급은 지나가다 거쳐가는 정거장이 아니라 종착지입니다.
그래서, 2-3등급이 노베이스를 지도하면 안되는 것이냐?
물론, 당장의 성적을 올려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한계가 존재한다는게 제 의견입니다.
그러니 목표 등급이 높지 않다면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보수적인 답변을 드리면,
애초에 공부에 대한 길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그 과목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연구하는 게 직업이고,
어떻게 해야 성적을 빨리 올려줄지를 고민하는게 직업인 '강사'입니다.
이건 너무 당연한 얘기입니다.
강사가 아니면 수업을 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그건 전국에 계신 실력 있는 대학생 강사님들을 부정하는 말도 안되는 얘기고요.
본인이 자신 있게 채워줄 수 있는 부분을 가르치고
그런 부분에 대해 상대에게 효율적으로 어필하여 서로가 윈윈하는 수업을 잘 해가시라는 거죠.
그런 맥락에서, 본인의 능력 이상의 수업료를 받는다면 결국 언젠간 반드시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고,
그게 본인에게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대성, 메가 1타 선생님들의 수업료가 그 기준이 되겠지요.
아, '수강 대상이 허수니까 전문성이 좀 부족해도 된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시던데
상대가 허수면 허수이기 때문에 또 그에 필요한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제 의견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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