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보자할수있다 [517823] · MS 2014 · 쪽지

2015-06-05 20:50:56
조회수 1,213

입시...다시 시작할까요...?(대학 신입생)(조언부탁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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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의 인지도 낮은 대학을 들어갔지만
인간관계도 훨씬 좋아지고
제가 기독교인데 신학대의 영향인지 신앙회복도 경험하고 해서
즐겁게 학교를 다니던 21살 대학생입니다

그런데 오늘 회의가 들었어요...

영어과 동아리 모임이였는데요

제 형편없는 영어실력을 보고 발음만 좋다고 놀라고(서울에는 널린 실력인데;;)hardly라는 단어를 힘들다 라는 한개 뜻밖에 모르고 영어로 간단한 한 문장도 제대로 구사할 줄 모르는 학생들 보고 충격먹었습니다 게다가 영어과 2,3학년 선배분들이....

교재같은게 아니라 마틸다 원작소설로 하던데 초등학교 수준의 단어로 구성된 문장과 내용,또박이 발음에도 불구 못 따라가고 많이 힘들어하더라고요;;;저한테 어렵냐고 물어보고 자보고 원어민 어쩌구 해서 많이 당황했어요;;;;

정말 이런 곳에서 제 역량을 키울 수 있을까라는,
지금 다니는 학교가 나를 발전시키고 성장시켜줄만한 가치있는 곳인가 라는 의문이 들었구요.
이곳에서 친구들과 노가리나 까고 수업은 열심히 안듣고 에프 받으면서 동아리에 매달리고 그렇게 사는 제 자신이 한심하더라고요....

이곳에서 제 자신을 고쳐나갈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배움터를 찾을 것인가라는 생각을 두번째로 (처음은 입학 당시였습니다 그땐 대인관계도 어려웠고 해서 진짜 다닌 지 며칠 안되서 휴학 원서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했는데 맘 잡고 허공에 찢어버렸습니다ㅎ 그런데 또....ㅠㅠ) 했고요....

그런데 오늘 너무 충격을 받아가지고 진짜 제가 속한 영어과와 학교에 미래가 없어보이더라고요 적어도 공부하고 배우는 측면에서는....학생들이 공부보다는 놀고 동아리 활동 하는 것에 매달리고 의미를 부여하고 심지어 동아리에 삶을 바치고 제 자신은 돌보지 않는 친구들도 많이 봤구요........

있는 곳에서 열심히 하자 그때 처음으로 휴학 결심할
때 당시에는 그렇게 다짐했는데....아 오늘 그거 보고 다시 흔들리네요 좀 아닌 것 같아요;;;ㅠㅠ

꼭 공부말고도 신학대임에도 불구 욕을 대놓고 하고 술담,연애에 집착하며 몹쓸 애정행각을 하는 것도 목격했습니다 모든 학우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정말 실망이 컸습니다 일반화 안하려고 해도 그렇게 되더라고요.....

문득 그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능 몇 등급 차이 때문에 제 소중한 꿈과 미래를 묻어두어야만 하고,
4백만원 가까이 되는 등록금을 바치면서 스스로 하는 것도, 해주는 것도 없는 이 학교에 온 것이 억울하단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 학교 졸업생으로 대기업은 애초에 탈락이고 엄청난 스펙자들과 경쟁할 수 있으련지....
부모님이 해보고 그 소리하라고 하시는데 전 할 의욕이 안나더라고요ㅠㅠ 생각해보세요 아무리 능력 좋고 스펙 쌓아도 학력이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요?..학벌주의 사회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데....노력해봤자 똑같은 능력과 스펙이라면 당연히 서울대 연고대생 뽑을겁니다 그래서 할 맛이 안나더라고요....;;;

지방대 들어갔는데 삼성 들어갔다 이거는 정신 승리 극소수자의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ㅠㅠ

편입? 이건 3학년에 학교 들어가니까 아싸 될거같아서 안하려구요 제가 대인관계에 되게 민감해서 적응못할거 같아서 아예 배제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안락함, 아무도 뭐라하지 않고 온갖 회의에 시달리면서도 저도 좋긴 합니다 매일 다니면서 오늘 어떤 일이 일어날까 기대도 되구요 편안하고 즐거워요

하지만 주위 환경 덕에 편안하고 즐거운 거지 실상 제 내면은 두려움과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지나가는 소리로 보육학과 복수 전공해서 보육교사 자격증 딸거라고 하는데 이건 제가 하고 싶었던 거랑 거리가 있는 부분이구요....전 입시 쪽 중고등 대상으로 하고 싶은데 교육이랑 그나마 관계가 있으니까 그냥 말한거구요 ㅠㅠ 제가 가고싶은 과랑 하고 싶은 공부는 제 학교에 전공 개설이 안되었어요 ㅠㅠㅠ

장애물이 많아요 전 재수를 거쳐 입학했는데 제 인내심이 얼마나 약한지 처절하게 깨달았습니다 사실 제 원래 실력을 생각하면 여기 들어온 것도 감사해야 하고......위 성적표는 현역 때고 재수때는 국영수탐34654 받았어요 아주 쬐끔 올랐죠 영어는 망했고..ㅎㅎ사실 여기 들어온 것도 기적이고 다시 할 엄두는 안나고 ㅎㅎ

두 번째는 부모님입니다 극구 반대를....아니 지원 끊고 호적 파버리실지도 모르겠네요 수능공부 다시한다하면....ㅎㅎ진짜 재수때 생지옥이어서.....부모님도 저도 맘고생 엄청 심했구요

천국을 버리고 생지옥으로 제 발로 걸어들어가는 셈이죠 말하자면 ㅎㅎㅎ

그런데 이게 또 안하겠다고 맘 접으려면 진한 미련이 남아요 전 이런 상태가 싫거든요ㅠㅠㅠㅠㅠ제 도서관 사물함 한 구석에는 몰래 사둔 수학의 바이블과 수특 영어가 있어요
끊임없이 갈등 중입니다ㅠㅠㅠ

저 마음 좀 잡게 도와주세요 두루뭉술한 조언 말구요 좀 현실적인....서연고 안바라고 그냥 서울의 이름 들으면 아는 대학 들어가고 싶습니다
지금의 학교와 환경은 현재의 저에게 좋은 가고 미래의 저에게는 악조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말하자면 미래의 저를 위해 모험을 하려는 것입니다....

자퇴하고 길게는 내년까지 입시 공부하는거 각오하고 있구요 그냥 진짜 인서울의 이름들으면 아는 대학 들어가고 싶어요ㅠ 조금 욕심내자면 중경외시?정도...,

가장 고민되는 건 완강하신ㅠㅠ 부모님과 제 인내력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입니다 제가 입시 공부하던때 진짜 작심일일도 아니고 작심 몇시간만에 학원복도나가고 폰보고 그래서....ㅠ

못 버틸 게 뻔한 데,입시 관련 책만 보면 머리아프고 거부감 드는데 그러면서도 한 구석에 미련과 변화의 욕구는 점점 커지고 제 미래에 대한 걱정도 커지네요.......

일단 지금 제 친구들과도 멀어져야 할텐데 제가 마음이 약해서 그것도 쉽지 않구요ㅠㅠㅠ학창시절 내내 왕따와 은따생활 끝에 어떻게 어렵게 간신히 만난 소중한 인연들을 하루아침에 연락 뚝 끊고 내치려니....하ㅠㅠㅠㅠ 저 맘 잡을 수 있게 누가 멘토가 되어주실 분 없나요.....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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