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주의 - 독서(비문학), 문제는 문장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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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x 8 + 43 - 21
은 몇일까요?
국내 최고의 수험생 커뮤니티인
오르비언 분들이 계산하기엔 빡센 문제가 아니겠죠.
하지만 이 문제를 갓 사칙연산을 배운
우리 어린 잼민이 친구들
에게 보여주면 어떨까요?
손가락 발가락을 써가며 풀고,
시간이 꽤 걸릴 겁니다.
아직 사칙연산 자체가 익숙하지 않으니까요.
근데 이상하죠.
우리도 분명
위와 같은 문제가 어려웠던 잼민이 시절이 있었을 텐데
우리는 왜 이렇게 이 문제가 쉽죠?
우리는 어쩌다가 이런 복잡한 사칙연산을
아무렇지 않게 잘 풀게 되었나요?
처음에는 단순한 하나의 계산이 익숙해졌을 거예요.
1 + 2
4 x 6
5 + 8
4 - 2
그러다 보니
조금 더 복잡한 계산의 답도
1 + 3 - 2
4 + 3 - 1
6 + 7 x 6
8 x 2 - 1
바로바로 나오는 경지에 이르렀을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두자리의 수의 복잡한 연산도
21 x 10
32 + 10 - 9
12 x 12 + 6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었을 거예요.
왜 갑자기 사칙연산 칼럼이냐.
비문학 독해도 이와 같습니다
복잡한 글을 독해해내기 위해선
단순한 문장 하나하나를 뚫어내는 훈련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마치 복잡한 사칙연산을 해결하기 위해서
11 x 8 + 43 - 21
단순한 하나의 사칙연산을 연습했던 것처럼요
4 x 6
문장 하나하나를 어떻게 뚫어내죠 선생님?
매문장마다 해당 문장에서
(1) 문장에 의문을 품은 다음
(2) 뽑아낼 수 있는 정보를 뽑아내고
(3) 그 정보를 어떻게 처리해낼지,
생각해야 합니다.
지문과 문제 전체를 두고
이게 대체 뭔 말이지...? 를 할 게 아니라
매문장마다 해당 문장에서
(1) 문장에 의문을 품은 다음
(2) 뽑아낼 수 있는 정보를 뽑아내고
(3) 그 정보를 어떻게 처리해낼지,
고민하셔야 합니다.
1. 의문
법령의 조문? 그게 뭐지?
요건과 효과로 구성된 조건문이라 하네?
2. 의미 파악
법령이라고 하니 어떤 법에 관한 것일 거고,
조건문으로 구성된다 하니
예를 들면 <도둑질을 하면 1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는다>
이런 것들이겠네.
3. 처리 (당위성 납득)
근데 이건 뭐 당연하잖아.
모든 법들이
너 이거 하면(요건 충족하면) 이렇게 된다(효과가 나타난다)?
이런 식이니까.
ㅇㅋ 인정할 수 있겠구만
1. 의문
근데 요건이나 효과가 항상 일의적인 건 아니라고?
일의적이라는 게 뭐지?
2. 의미 파악
일의적이라는 건 하나의 의미를 갖는다는 건가?
근데 그게 아니라는 거니까,
다의적이라는 거겎구나?
3. 처리 (구체화)
아 그럼
<도둑질을 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을 받는다>
는 조문에서는
도둑질의 의미하는 바가 항상 일의적인게 아니고
1년 이하의 징역이 의미하는 바도 항상 일의적인 게 아니겠네.
1. 의문
어우 문장이 복잡하네.
이게 뭔 말이야? 불확정 개념은 또 뭐고?
2. 의미 파악
일단 의미를 분절하면 다음과 같네.
법조문에는 / 구체적 상황을 고려해야 /
진정한 의미가 파악되는 불확정 개념이 / 사용된다
즉
- 불확정 개념 = 구체적 상황 고려해야 진정한 의미 파악 ㄱㄴ
- 법조문 = 불확정 개념 사용한 것
이라는 거네.
3. 처리
(두 번째 문장과 연결)
아 뭐야 그럼
아까 조문이 '다의적'이라고 했던 거랑
'불확정 개념'이 사용된다는 거랑
똑같은 말이잖아?
(3가지 문장을 모두 재구성)
어쨌든
법령에 쓰인 조건과 효과는
의미가 하나로 확정되어 있지 않고
상황에 따라 여러가지로 해석가능하다
는 정보로 귀결되네.
그리고
이렇게까지 문장을 파고든 사람에게
평가원은 열매를 줍니다.
매문장을 뚫고 들어온 사람에게
선지 판단은 너무 쉬운 거죠.
지문으로 돌아갈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겠지만
네, 그렇게 까지 해야 합니다.
국어를 잘하는 학생의 대부분은
무의식적으로라도
(1) 문장에 의문을 품은 다음
이 ㅅㄲ 뭐지?
(2) 뽑아낼 수 있는 정보를 뽑아내고
이런 말인가?
(3) 그 정보를 어떻게 처리해낼지,
아 그럼 그 말이 이말이네
아까랑 반대되네
아 당연하네 등등
를 생각하거든요.
이걸 얼마나
A) 정확히 수행하고
B) 경험을 통해 숙달시키느냐가
국어 등급을 결정할 것입니다.
23.06에서 정답률이 20%도 안됐던
찍는 수준보다 오답률이 높았던
14번 문제도 결국
매문장마다
(1) 문장에 의문을 품은 다음
이 ㅅㄲ 뭐지?
(2) 뽑아낼 수 있는 정보를 뽑아내고
이런 말인가?
(3) 그 정보를 어떻게 처리해낼지,
아 그럼 그 말이 이말이네
아까랑 반대되네
아 당연하네 등등
했는지 묻는 문제입니다.
1. 의문
사건의 효과를 평가한다고?
사건 후와 없는 경우를 비교한다고?
뭔 말이야?
2. 의미 파악
사건의 효과를 평가한다는 말은
어떤 사건이 얼만큼의 영향력이 있었는지 조사한다는 걸 거고,
그건
사건이 벌어진 이후와
사건이 없었을 때를 비교해서
알 수 있다는 거구나.
3. 처리 (당위성 납득)
뭐 당연하지
예를 들어 어떠한 재난이 벌어졌을 때
그 효과를 알려면
재난이 없었을 때 상황과
재난이 벌어지고 난 이후를
비교하면 그 효과를 알 수 있을 거 아냐.
1. 의문
아 문장 ㅈㄹ기네 ㅅㅂ
가상의 결과는 관측할 수 없다고?
갑자기 이 얘기 왜 나오는데?
그래서 사건 경험한 집단이랑 경험하지 않은 집단 비교한다고?
2. 의미 파악
일단 어쨌든 의미는
이유) 가상의 결과 관측 불가
결론) 사건 경험한 집단 VS 경험하지 않은 집단 비교해서
사건 효과 평가 ㄱㄱ
인 거잖아.
3. 처리 (연결&당위성 납득)
근데 갑자기 가상의 결과가 왜 나왔지?
앞선 얘기에서 그런 거 관련된 거 있나?
아, 앞에서
어떤 사건의 효과를 평가한다는 게
사건이 벌어지고 난 이후의 결과
VS
사건이 없었을 경우의 결과
라 했구나.
아 그럼 여기서
가상의 결과 = 사건이 없었을 경우의 결과
겠구나.
실제로 어떤 재난이 벌어졌을 때
그 재난이 벌어지지 않았을 경우는 '가상'이잖아.
당연히 관측이 불가능하겠지.
그럼
사건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사건을 경험한 집단 VS 경험하지 않은 집단
두 개를 비교할 수밖에 없을 거야!!
여기까지 생각하신 분들은 이제 평가원이 만들어놓은
열매를 드실 수 있습니다.
네?
사건의 효과를 평가하려면
두 집단을 비교해야 하는데요???
전후 변화는 언급도 없었는데요??
이렇게 최고난도 선지를 깔끔 명료하게 뚫어낼 수 있는 거죠.
근데 이게 애초에 지문에서 이렇게 안 읽었으면
잘 안돼요.
선지보고 그제서야 지문을 찾아 돌아다니면
시간은 시간대로,
정확성은 정확성대로 낮아지는 거죠.
"한 문장이 한 문제다"
(1) 문장에 의문을 품은 다음
(2) 뽑아낼 수 있는 정보를 뽑아내고
(3) 그 정보를 어떻게 처리해낼지 생각하자
라는 태도로 문장을 대합시다.
그렇게, 하나의 문장들을 뚫어내는 힘이 생기면,
비로소 점차 글의 내용이 보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마저 익숙해질 때쯤,
비문학의 답이
11 x 8 + 43 - 21의 답처럼
깔끔하고 명료하게 보일 것입니다.
실전을 바꾸는 국어, 예성국어
_________
우선 스압 죄송합니다.
제가 평소에 비문학에 있어 가장 강조하는 말인
"한 문장이 한 문제다"
를 가지고 가볍게 칼럼을 쓰려 하다가
의심의 흐름처럼 뱉어내다 보니 이런 글이 탄생했네요.
ㅎㅎ,,
그래도 정독해보시면 도움이 꽤 될 거예요.
반응이 좋으면 가독성있는 PDF 버전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고작 2월입니다.
조급해 마시고, 하나씩 착실히 다져간다는 마인드로
풀이의 대상을 지문 전체와 문제로 가지 말고
한 문장으로 옮겨가서 기본부터 다집시다.
어차피 문장에서 해야할 생각을 하지 못하면
다시 돌아와서 생각하거나 문제를 틀려야 합니다.
찬찬히 다져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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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academy.orbi.kr/intro/teacher/338/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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