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세계사, 르네상스
로마 멸망 후 유럽대륙의 중세시대는 1000년간 지속되었습니다. 교회가 세속을 지배할 정도로 강력했던 신 중심의 사회는 결국 한계를 맞이하고, 인간을 주인공으로 하는 새로운 시대가 태동하기 시작합니다. 보이는 세계사 다섯번째 이야기는 새로운 세상의 탄생 ‘르네상스’ 입니다.
바닥에 부셔져 널부러져 있는 로마시대 조각상과, 원래 조각상이 있던 자리를 차지한 예수상을 그린 그림입니다. 중세시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세 사회는 종교를 중심으로 지배되었습니다. 인간의 욕구와 본성은 억눌려 있었고 세속의 권력은 신이 부여한 정당성을 통해 유지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와같은 비정상적인 지배구조는 필연적으로 한계를 맞이하게 되죠. 그 결과 14세기에 이르러 인간의 본성을 회복하고 신이 아닌 인간중심의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운동이 시작됩니다.
인간으로의 회귀는 그리스와 로마의 고전문화를 부흥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이 시기 귀족들과 예술인들은 그리스 로마의 고전을 수집하고 연구하며, 현세의 사물과 현상을 신과 관계없이 그 자체로서 바라보게 됩니다.
그리스, 로마의 유물을 수집하고 연구하는 것이 귀족들의 취미활동이었던것 같습니다. 유럽의 몇몇 박물관은 가문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는데요, 이런곳들은 몇세기에 걸쳐 가문에서 수집한 유물과 예술품을 시나 국가에 기증해서 만들어진 경우 입니다. 대표적으로 메디치가의 마지막 상속녀의 기증으로 설립된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이 있죠.
르네상스는 크게 이탈리아의 르네상스와 알프스 이북의 르네상스로 구분됩니다.
이탈리아는 지중해 무역으로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이탈리아 반도에 위치하여 고대 로마 문화의 전통이 잘 보존되고 있었고 비잔티움 제국이 멸망한 후 많은 학자들이 망명하였습니다. 이와같은 배경 하에 로마, 피렌체, 밀라노, 베네치아를 중심으로 발달한 이탈리아 르네상스는 심미적이고 귀족적이었으며, 귀족들의 후원을 바탕으로 했기에 봉건적 요소가 잔재하고 있었고 과도기적이기도 했습니다.
성 베드로 대성당. 교황이 르네상스 양식으로 건설한 로마의 성당입니다. 교황은 르네상스 예술의 가장 큰 후원자이기도 했습니다. 대신 이탈리아 르네상스에서 교회에 대한 비판이 무척 제한적으로 이루어진 배경이 되죠.
메디치 리카르디궁.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 등 수많은 예술가들을 후원한 피렌체 메디치가문의 궁전 입니다.
교황청의 금서였던 ‘군주론’을 쓴 마키아벨리 입니다.
문학에서는 단테의 ‘신곡’, 페트라르카의 서정시,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이 탄생하였습니다. 미술에서는 자연과 인체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원근법을 사용하는 진보를 보였으나 종교적인 주제가 많이 사용되는 한계를 보이기도 합니다.
라파엘로의 ‘아테네학당’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입니다. 성수기때는 어느정도일지.. 보는 눈이 없는건지, 저는 가까이서 봐도 큰 감흥을 못느끼겠더군요ㅋㅋ
이탈리아 르네상스는 십자군 전쟁을 시작으로 동방과의 무역이 활발해져 이탈리아반도의 도시국가들이 누리게 된 중개무역 특수에 기반을 두고 있었습니다. 절정에 다달았던 이탈리아 르네상스는 신항로 개척으로 지중해무역이 쇠퇴하면서 자연스레 쇠퇴하게 됩니다.
알프스 이북의 르네상스는 신항로개척 이후 대서양 연안 국가들의 발달에 따라 융성하게 됩니다.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한 알프스 이북의 르네상스는 로마문명의 중심지에서 멀리 떨어져있었기 때문에 고전문화 기반이 약했습니다. 그리하여 초기 크리스트교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현실사회의 모순과 교회의 부패에 대한 비판적 성격을 갖고 있었습니다. 교회의 부패를 비판했기에 이후 종교개혁과 직접적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와 비교해서 그 배경과 성격이 갖는 차이점을 알아두어야 겠죠)
에라스무스는 ‘신약성경’, ‘우신예찬’을 집필하였고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 몽테뉴의 ‘수상록’이 간행되었습니다. 각 저술마다 예시문으로 주어졌을 때 도서명을 떠올릴 정도의 내용은 기억해두셔야 합니다.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자국 언어로 집필되며 국민문학의 발달을 이끌었습니다.
르네상스시기에는 자연현상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과학이 발달하기도 합니다. 지동설이 대두되어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이, 케플러 등이 신학에 종속된 우주관에서 벗어나 근대적인 우주관을 확립하게 됩니다. 3대 발명품이 도입되어 중세의 종말을 가속화시킵니다. 화약이 도입에 따라 기사가 몰락하고 봉건사회가 해체되기 시작했으며, 나침반을 이용하여 신항로를 개척하고, 인쇄술이 발달하여 르네상스를 촉진하고 종교개혁을 일으키게 됩니다. (르네상스시기를 이끈 과학기술의 발달은, 절대왕정기 근대과학의 시작인 17c의 과학혁명과 구분되어 이해되어야 합니다)
피렌체 갈릴레이 박물관 앞에 있던 갈릴레이의 지동설을 기념하는 상징물 입니다.
베네치아는 당시 르네상스의 새로운 사상을 담은 여러 책들을 출판했습니다. 교황청에서 금서로 지정한 책들도 베네치아에서는 자유롭게 출판할 수 있어, 출판의 중심지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르네상스를 통해 흑백의 유럽은 컬러의 유럽으로 탈바꿈하게 되었습니다. 예술, 문학, 철학, 정치, 종교가 한번에 비슷한 조류를 타고 새롭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 어떤 사회의 ‘분위기’ 라는것이 분명 존재하는 것 같네요. 과학기술 발달이 사회변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는것 처럼 한 사회 속에서 서로 중대한 영향을 주고받기도 하구요.
보이는 세계사 연재도 역사유저들이 즐겁게 공부하는데 도움이 되어 응시자수가 늘어나는데 작게나마 기여를 했으면 좋겠습니다ㅋㅋ 오늘도 화이팅하시고 얼마 안남은 9월모평까지 건강하게 수험준비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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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말 쯤 됐는데 어차피 저긴 항상 사람이 많아서;;
이런글 계속 올려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전부터 잘 보고있어요..ㅎㅎㅎ
전 과학기술은 자유롭고 탐구를 지향하는 분위기에서 발달한다고 알고있었어요. 그래서 조선의 르네상스인 세종대에 가장 활발하게 과학,기술이 연구 발전 되었고 성리학이 절대화되고 주자와 해석을 달리하면 사문난적이되는,사상적으로 억압받던 시기엔 발전이 없었고요. 일제강점기 역시 그렇고요...ㅎㅎ
그런데 어떻게 절대왕정기에 과학혁명이 일어 날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ㅎㅎㅎ
중학교때 마지막으로 배운 짧은 세계사 지식이 부끄럽네요...ㅠㅠㅠ
저도 전공자가 아닌지라 확실한건 잘 모르겠네요ㅠㅠ 다만 당시 유럽의 절대왕정기는 봉건제도가 해체되는 과정으로써, 기존에 비해 더 억압받는 사회가 아니라, 권위적이고 억압적인 지배체제가 서서히 해체되어가는 과정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평민들에게 매우 억압적이었던 봉건제도(장원제) → 기존 평민의 일부인 상인계층이 절대왕정의 한 축으로 신분상승(절대왕정기) → 시민혁명을 통해 절대왕정이 무너지고 시민사회 건설
직접적 원인으로는 절대왕정기에 중앙집권이 강화되면서 군사, 기술 면에서 과학에 관심과 지원이 커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뉴턴이 활동하기도 했던 17세기에 설립된 영국의 런던왕립학회같은 예가 있겠네요. 점점 현대에 가까워질수록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개인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한, 대규모의 지원과 장기적 투자가 필요해지죠.
와... 이렇게 자세히 설명해주시고 너무 고맙습니다...ㅎㅎ
제가 너무 단편적으로 생각했네요. 복합적으로 단면을 봐야했는데..
다음글도 기대할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