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립적 어근이란 무엇인가
비자립적 어근이란 무엇일까?
전통적으로 국내 국어학계에서 형태론을 다룰 때 ‘어근'은 실질적 의미를 지니는 나타내는 중심이 되는 부분으로 풀이되어 왔고 ‘어근'을 그 어근의 품사와 의미를 확정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규칙 어근과 불규칙 어근으로 나눠 왔다.
24 수특에서 아래와 같은 문제가 나왔는데 정답이 5번이 아니라 3번이라고 한다.
EBS에서 5번을 오답으로 본 이유는 ‘비자립적 어근'이 ‘비자립적'이기만 한 어근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도 보이다시피 대부분 5번도 정답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Yoon33이란 분이 아주 좋은 추론을 하셨다. “비자립적 어근하고 용언 어간하고 좀 따로보라는 의도 아닌가 싶음"이라고 하셨는데 실제로 용언의 어간과 비자립적 어근은 구별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아까 “‘어근'을 그 어근의 품사와 의미를 확정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규칙 어근과 불규칙 어근으로 나눠 왔다.”라고 하였는데 용언의 어간은 그 어간만 보고서 그것의 품사와 의미를 확정할 수 있다. 무슨 소리냐면 용언의 어간이 어근과 일치할 경우 그 어간만 보면 그 어근이 동사인지 형용사인지 알 수 있단 것이다. ‘덮’과 ‘접', ‘꺾' 모두 동사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수특에 비자립적 어근의 예시로 나온 ‘보슬비'를 보면 ‘보슬' 자체만 놓고 보면 얘가 명사인지 부사인지 확정을 할 수가 없다. 명사거나 부사면 단독으로 쓰여야 하는데 그러지도 않고 용언이라면 뒤에 ‘-다'와 같은 어미가 당연히 와야 할 건데 그렇지도 않기 때문이다. 이게 뭔 뜻이냐면 ‘보슬' 같은 말들은 단독으로 쓰이지 않고 반드시 복합어의 어근으로만 쓰이기에 어근의 품사와 의미를 확정할 수 없다는 거다.
이는 용언의 어간과는 다른 것으로, 일반적으로 불규칙적 어근은 첩어를 이루거나(하늘하늘), 뒤에 명사가 오거나(보슬+비), 파생 접사가 와야(아름+-답-, 깨끗+-하-, 등) 한다. 그러나 용언의 어간 뒤에는 어미라는 것이 올 수 있어 이들의 품사를 확정할 수가 있다. 즉 접사나 어미 혹은 다른 단어가 다 붙을 수 있는 용언의 어간과는 성격이 다른 것이다.
즉 단독으로 쓰이는 예가 없는 것은 용언의 어간과 비자립적 어근은 ‘비자립성'이라는 특징이라고 볼 수 있지만 더 깊이 들어가면 의미와 품사를 확정할 수 있느냐 없느냐까지 가야 하는 문제이다.
참고로 ‘불규칙적 어근'이란 용어는 고영근(1972)에서 처음 등장한 용어로 ‘어떤 품사와도 구조상의 공통성을 갖기 어려운 불규칙성을 띤 어근’으로 규정하였는데 아무래도 고영근 교수가 학교문법에 큰 영향을 미쳤기에 이 의미를 그대로 가져간 게 아닌가 싶다.
아래는 고영근, 남기심의 표준국어문법론의 일부다
“규칙적인 어근은 어근의 품사가 분명하고 다른 말과 자유롭게 통합될 수 있으나, 불규칙적 어근은 품사가 명백하지 않은 어근을 가리키는데 다른 말과의 통합이 제약되어 있다. ‘집, 신, 높’ 은 품 사가 명확하고 조사나 어미가 자유롭게 붙으므로 규치적인 어근이며, 이는 단어형성소에 속한다.
예) 아름답다 – 사람답다, 신사답다 / 따뜻하다 – 가난하다
‘아름답다’의 ‘아름’은 ‘사람답다, 신사답다’ 의 ‘사람, 신사’와 계열관계를 이루고 있으나, 자립성이 결여되어 있으며 격조사가 붙을 수 없어 품사를 분명히 할 수 없다. 이러한 어근을 불규칙적 어근 이라고 한다. 불규칙적 어근은 제한된 접미사와만 통합되는데 이런 형태소를 불구형태소(unique morpheme)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불규칙적 어근' 내지는 ‘불완전 어근' 또는 ‘특수 어근'이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비자립적 어근'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학생들을 혼동시키는 게 EBS가 할 짓인가 싶긴 하다. 누가 봐도 자립 형태소, 의존 형태소마냥 자립성만으로 구별해야 되는 것처럼 보이는데 말이다.
결론: 비자립적 어근이란 ‘불규칙적 어근'의 이칭이며 원래는 ‘품사가 명백하지 않은 어근’을 뜻하는 말이다. 따라서 용언의 어간에는 어미가 붙어 쓰인다는 점에서 품사를 확정할 수 있기에 비자립적 어근으로 처리되지 않는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옆에 그 친구랑 닮은 초등학생이 나타나면 동일인물이라고 의심할거같음? 아맞다 님들...
-
수능 성적표 제외한 나머지 성적표를 공개하면 안 되겠죠
-
만들어달라고
-
후한거면 진짜 자살마렵다 난
-
논술 예비1떳는데 지금 진학사에선 6칸 뜨는데 논술 괜히 친거임? ㅜㅜ
-
추합 될거같은데 4
기말공부 하지말까
-
부산의vs가천의 8
만약에 가천의 추합 돌면.. 부산의 전액장학 vs 가천의 어디가 낫지....?
-
고속은 나름 후하게 잡는 거 같고 진학사는 높고
-
숨고vs김과외 0
숨고는 수수료 대신에 캐신지 뭔지 쓰는 거임?
-
어떻게든 서강대 한양대에서 끌어모으려고...
-
믿말님의 떡상부터 떡락까지 그 모든 과정을 잇올에서 vpn과 함께 지켜봤습니다
-
맞팔구합니다 2
은테두리 6명남음 헬프미
-
문과 친구고민임 집에선 기차로 전남대까지 5시간 부산대까진 2시간 30분 자가용으론 비슷함
-
사람들마다 말이 다르시네
-
1.고대 변표 2.서성한 변표 3.헬스터디 재호햄 결과영상 4.블리치 천년혈전편...
-
저격합니다 9
저 격합니다
-
독서 -인문 예술-강민철 -사회 문화-김동욱 -과학 기술-ㄱㅏㅇ으냥 -주제...
-
성균관대 의대 0
정성평가 들어가는 학교장 추천형 10명 생겼던데 고려대 의대보다 최저가 쉽거든요...
-
'그날 내내 그 두 글자에 대해 생각했다. '씨발'인지 ‘정말’인지 ‘그만’인지...
-
올해는 대학가야되서 그런데 7칸 최초합 하나 쓰는게 나을까요?
-
정훈구>김준 0
개념은 정훈구t듣고 문풀은 김준t듣는거 어떨까요? 노베라서 정훈구t로 개념하는게 좋을거같아서요
-
ㅁㅌㅊ?
-
프사 뭐하지 9
추천좀요
-
심심해요 아무나 저격 및 폭로 부탁드립니다
-
가천의 예비 8
17이었는데 9로 줄긴했네 ㅋㅋ 안될거 알아도 빌어본다
-
공통 둘 다 쎈발점하고 프로메테우스 현강 들으면 괜찮을까요? 난이도를 몰라서..
-
시즌1에서는 수능 성적 공개후 며칠 뒤(12월 10일) 위 영상으로 바로...
-
막판에 칸수 떨어진다는데....
-
떨어지든 말든 정경대 지른다
-
확통 사탐 0
이번수능 언매 미적 생윤사문 5464가 나왔는데 미적을 확통으로 바꾸고 생윤을...
-
하고싶은게 없어서 대학이라도 높이고 싶다는 이유로 삼반수 한다고 하는건 넘 의미없는...
-
진짜 일본기업말곤 답이 없을라나
-
곧 상병인 858 or 859기고 운전병, 일빵/특공짱차, 공군, 군수 질문 다...
-
점수는 올랐눈데 ㅋㅋㅋㅋㅋㅋ
-
왕
-
배아프노!! 씨발!!
-
탐구 이성적이면 고대변표 불보정 물보정 어떤게 유리한가요? 2
화1 지1 97 85인데 이 성적일때 불보정 물보정 어떤게 유리할까요? 고대 중간공...
-
진짜 어떡하지~.~~ 이겨내야한다는걸 아는데 2학년 내신 다 끝나서 반 완전...
-
1학년 학점을 3점 극초반대로 받아서요 공대가 적성에 안맞나 싶기도 하고요 이번...
-
펑
-
비슷한 라인이면 꼭 교수진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교수 학력을 따져봐라 이런 게...
-
출처: https://cafe.daum.net/wangoutput/KZhk/58...
-
https://orbi.kr/00070679018
-
점심먹고 집안 청소 한번 싹 했는데 저녁됨 ㅅㅂ
-
과외 관련 질문 1
내년에 지방대 의대에 신입생으로 들어가게되는 학생입니다 현재 겨울방학동안 과외를...
-
5수 할까말까 2
본인 03 첫대학 23131 맞고 인가경 중 하나 6월부터 반수시작 31112 한양...
-
아직 이월인원이 안나오긴했지만 현재 진학사기준 2칸이고 173명뽑는데 230등이면...
-
선임들이랑 피자먹는데 도저히 유튜브는 보는데 오르비는 못켰어요..
자립적으로 품사가 결정되지 않아서 비자립적 어근인거구나 ㅜㅜ
감사합니다 좋은 거 알아 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