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의에서 구르며 배운 암기의 정석 1편)
*닉은 담주 중에 변경할 예정입니다. : '설의독학' <-- 이걸로
안녕하세요 설의 18학번으로 입학해서 이제 졸업하는 화석 오르비 뉴비입니다.
국가고시 끝나고 심심해서 인터넷 뒤적거리다가 대입할 때 소문으로만 듣던 오르비에 가입했네요.
새벽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없지만 밑에 어떤 분이 암기 잘하는 법 알려달라 그래서 간단히 썰 좀 풀어볼까 합니다.
제가 원래 암기 과목을 잘하는 사람은 아니었는데 의대 6년 다니면서 강제로 개조 당해서...
사파적인 방법보다는 모두가 아는 암기의 제일 정석적인 방법만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상위권 학생들은 다 알고 쓰고 있는 방법들인데
생각보다 오르비 보니까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실 거 같아서
(저도 의대 들어가기 전에는 요령 없이 쌩 암기 했습니다.)
1. 오감을 모두 이용하라
사람이 공부하면서 암기할 때 가장 많이 쓰는 수단은 '시각'입니다.
보통 시험 직전에 한 번 쓱 보고 들어갈 때 눈에 바른다고 그러죠?
그렇게 시각으로 하는 암기는 타고난 브레인이 없으면 사실 잘 외워지지 않습니다.
사람은 정보의 자극이 강할수록 잘 암기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춤 추는 짤을 본다고 생각해보세요.
스치듯이 한 번만 봐도 머릿속에서 생생히 반복재생 할 수 있습니다.
글자보다 훨씬 용량이 많은 영상정보임에도요.
즉 간단히 말해서 눈으로만 보고 외우려고 하지마시고 모든 감각을 다 사용해서 외울수록
정보의 자극이 세지고 더 빨리,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예를 들어서 "apple = 사과"란 영어단어를 외울 때 우리가 눈으로만 이걸 보고 외우는 것보다 (시각)
"apple : 사과"라는 구절을 손으로 적으면서 외우면 더 잘 외워지고 (시각+손끝 느낌)
"apple : 사과"라는 구절을 손으로 적으면서 맘 속으로 소리내면서 외우면 더 잘 외워지고 (시각+손끝 느낌+청각)
"apple : 사과"라는 구절을 손으로 적으면서 맘 속으로 소리내면서 사과의 이미지나 아삭거리는 소리를 상상하고 외우면 더 잘 외워질 겁니다.
방법이야 어떻든 좋습니다.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심심하게 밋밋하게 지루하게 외우지 마세요.
경선식 영단어를 보면 온갖 욕설과 섹드립을 붙여가며 자극적인 암기법을 만드는데
그 정도일 것 까지는 없지만 암기과목을 할 때는 최대한 내 뇌를 괴롭히면서 공부해야합니다.
2. 묶어서 외워라 : "넘버링"을 만들어라
이 파트가 사실 제가 의대 다니면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데
의대생들은 공부할 때 "넘버링"이라는 걸 만듭니다.
앞글자만 따서 줄임만 만들어서 외우죠? 그게 넘버링의 일종입니다.
예를들어 뇌신경 12개가 순서대로
후각, 시각, 눈돌림, 도르래, 삼차, 갓돌림, 얼굴, 속귀, 혀, 미주, 더부, 혀밑 인데 이걸 어떻게 다 생으로 외웁니까?
앞글자만 따서 "후시눈도 삼갓얼속 혀미더혀밑" 이런 식으로 외워야죠.
넘버링의 제일 기본은 1) 정보를 분류해서 묶음을 만들고 2) 그 묶음을 압축하는 겁니다.
ex) 내가 모든 신경이름을 다 외울 건데 "뇌신경", "팔다리 신경" "몸통 신경" 각각으로 분류해서 따로 외워야지~
=> 뇌신경은 12개인데 묶어서 외워야지~ => "후시눈도 삼갓얼속 혀미더혀밑"으로 외워야지~
가 되는 겁니다.
넘버링은 떠올리기 쉽고 재밌게 만들수록 좋습니다.
예를 들어 손목 뼈 8개를 외울 때 순서대로 앞글자가 H,C,T,T,P,T,L,S 인데
하(H),체(C),튼(T),튼(T), 피(P),티(T), 레(L),슨(S) 이런 식으로 말을 만들어야 합니다.
3. 출력하면서 외워라
암기는 정보를 뇌에 '입력'하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시험을 볼 땐 정보를 뇌에서 '출력'해야 합니다.
암기를 못하는 사람은 2종류인데
1) 입력이 잘 안되는 사람
2) 입력은 잘하는데 출력이 안되는 사람 (외우긴 외웠고 기억이 날듯 말듯 한데 안 나는 경우)
열심히 공부했는데 암기가 잘 안된다는 사람은 다 2번입니다.
분명 암기해서 무의식 속에 정보가 잠들어 있어도
이걸 출력 해보는 연습을 안 하고 입력(암기)만 주구장창 했는데
시험 볼 때 생각(출력)이 날 리가 있겠습니까?
마치 총알 장전하는 방법만 가르쳐주고 사격연습은 하나도 안해보고서
왜 총을 이리 못 쏘냐고 다그치는 거랑 다를 게 없습니다.
무언가를 한 번 다 외웠다고 생각이 되시면
백지를 꺼내 놓고 본인이 외운 걸 처음부터 끝까지 쭉 써보세요
이 공부법의 효과는 2가지입니다.
1) 내가 무엇을 진짜로 외웠고, 무엇이 안 외워졌는지 알 수 있다
2) 뇌가 외운 걸 출력하는 연습을 한다
저희 과 TOP 5 안에 드는 친구 중 한 명은 암기 공부할 때 백지 공부법만 합니다.
어떤 식이냐면
수업을 낮에 듣고 밤에 복습할 때, PPT를 한 번 쓱 눈으로 바르고 기억나는 내용을 백지에 쭉 씁니다.
중간에 빠지거나 생각 안 나는 내용 있어도 그냥 일단 쭉 다 씁니다.
다 쓰고 난 뒤에 그제서야 빠진 내용을 PPT를 찾아보며 다시 외웁니다.
그리고 새 종이를 꺼내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씁니다.
이 과정을 완전히 다 할 때까지 반복합니다.
그럼 PPT 한 개가 통째로 머릿속에 다 외워지는 겁니다.
단언컨대 제가 본 모든 암기법 중에서 제일 효과적인 공부법이고
암기 잘하는 최상위권 친구들은 대부분 이 방법을 이미 활용하고 있을 겁니다.
한 번 가만히 어깨 너머로 지켜보세요.
나머지 내용들은 2편에서 계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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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트시네요
혹시 6,9 등수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용
잘보면 고등학교에서 알려줌
물론 현역사이 등수긴한데
표점기준인가요
6모를 잘밧엇는데 별말없엇길래요
님은 그걸 아시는 걸 보면...ㄷㄷㄷㄷ
대형 재수학원들이랑 고등학교들이랑 연결된 네트워크가 있어서 거기 기준으로 등수가 나옵니다. 물론 공개를 안하기에 저도 알음알음 오프 더 레코드로만 들었지만.... 물론 독학재수로 한 자리수 드시는 괴수 분들이 있었다면 미포함이었겠죠?
6, 9 등수보다 첫사랑 깨진 썰이 더 궁금한디
멋진 글로 완성시켜주셨네요 !!
꼭 잘 외워볼게요 고마워요
나중에 시간 나면 2,3편도 써드릴게요. 혹시 더 궁금하신 점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오감이면 맛도보나요
딸기향 형광펜을 추천드립니다 ^^
대학가서 잘 써먹겠습니다
영단어 암기는 정말 고통스럽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대학공부에 써보겟읍니다
하체튼튼~ 피티레슨~
한 수 배우고 갑니다
하체튼튼 피티레슨
죽을 때까지 안까먹겠다
그저께 골학할때 뇌신경 통으로 외웠는데ㅎ
다 끝나고 다시 보니 반갑네요
골학 오티를 끝내시다니... 4년간의 고통에 발을 들이셨군요
미래는 모르겠고 이제 동아리캠프 시작해서 죽겠어요ㅠ
의학계의 goat
요즘 오르비에 의대생을 위한 글이 많아져서 좋네요..! 아직 예2따리지만.. 유익한 글 감사합니다!!
마지막 1년 불꽃 같이 즐기다 가시길...허허
감사합니다 설의독학 닉 먹어놓겠습니다
1번은 국어향상에 크게 도움이 되는거같아요
우리가 예전에 본 유튜브 영상내용은 기억하는데 왜 전에 본 책 내용은 잘 기억이 안날까를 생각해보면..
전 영상화라고 부르긴하는데 큰 맥락으론 동일한거같아요
맞습니다. 저는 몰랐었는데 갤러거님처럼 최상위권은 거의 다 써먹고 있었더라구요
의대와서 느낀건 아 내가 고딩때 운이 좋았구나
공부는 저렇게 하는거구나 ㅋㅋ
수능때보다 공부량이 훨씬 많더라고요
근데 저렇게 외우게 되더라고요 어떻게든 넣어야하니까
사람의 뇌용량을 실시간으로 팽창시키는 듯 합니다.
저는 쓰는건 힘들고 요약해놓은거 보면서 외웠다 싶으면 안보고 쭉 말로 읊어보고 빠뜨린거 체크하네요ㅋㅋㅋ
먹고싶다 님이나 주변 의대생 동기 분들 보면
요약노트를 따로 만드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그냥 ppt만 달달 외우고 시험 끝나면 아예 싹 까먹고 이런 편인가요?
2,3편에 쓰려고 했는데 단권화는 하는 사람 70 안 하는 사람 30 정도 되는 편인듯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추천합니다
감사합니다~
갓....
설의가 알려주는 암기비법 든든하다...!
백지복습 강추!
ㅇㄷ
기억하고 싶으면 기억하려는 훈련을 해야 하죠. 장기기억으로 남기는 습관이 없으면 의식적으로 기억할 과정을 반복해야 되고... 암기과목이라고 부르지 않는 과목에서는 백지 복습하는 걸 싫어해서 꼭 책이든 인강이든 복습이라며 보면서 쓰고 보고 읽고, 이렇게 하니 뭘 모르는지 몰라서 단권화하려다가 개념서만 자주 썼어요. 쥐어짜내서 틀린 걸 확인하는 순간이 싫어서... 이 방법 말고 다른 복습방법은 없나 빙빙. 근데 또 국어에서는 문제를 틀리지는 않아서 그런지 내용 요약할 때 잘만 써서 효과를 봤는데 말이죠. 기존 방식의 한계를 넘으려면 자신만의 고집을 꺾어야 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