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arm. D. [1190782] · MS 2022 (수정됨) · 쪽지

2024-01-31 15:02:00
조회수 9,989

약배달 관련 이모저모

게시글 주소: https://susiapply.orbi.kr/00066956371

1) 약배달이 무엇인가요?

    환자가 비대면으로 의사에게 진료를 받아 처방받은 약을 약사가 조제하여 배달원을 통해 자택까지 배송받는 것을 말합니다. 약배달에도 복약지도는 법적으로 필수입니다.



2) 약배달은 현재 합법인가요?

    기본적으로 대면진료, 대면투약이 원칙이며 비대면진료와 비대면투약(약배달)은 불법입니다.(의료법과 약사법 위반) 다만 코로나의 대대적인 유행때문에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와 투약을 정부가 허용했습니다. 국회에서 법개정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3) 비대면 진료와 투약은 그동안 얼마나 많이 이루어졌나요?

    현재까지 1000만건 이상 이루어졌으므로 상당히 많은 수요와 공급이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용자 대부분이 미용목적이나 경증질환 환자였습니다.



4) 약배달이 합법화되어 제도화될까요?

    최근 대통령 발언으로 약배달이 장안의 화제입니다. 법적으로 제도화되려면 국회를 통과해야하는데, 아직 국회에선 약사법 개정논의조차 한 적이 없으니 바로 법개정이 되기는 어려울 거 같구요. 아마 시범사업의 형태로 시작되지않을까 싶습니다. 

    현재 찌라시로는 초진 비대면진료 범위와 동일한 “심야시간, 공휴일, 섬벽지거주자, 거동불편자”에 한해 허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초진 비대면진료와 약배달(의약품 재택수령)이 “모든시간, 모든환자”에게 허용되는 건 되기어려울 것으로 보이구요. (복지부 반대, 의약계 반대)



5) 약배달은 약사에게 악재인가요?

    경우에 따라 다릅니다. 먼저 비대면진료에 관한 정부수립계획을 보면 비대면진료와 약배달이 제도화되더라도 비대면진료전문의원과 배달전문약국은 절대 허용할 수 없으며, 의사/약사당 하루 대면진료/조제건수의 30%만 비대면 진료/조제를 할 수 있게끔 제도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하루에 약국에서 대면조제투약 10건을 한다면, 3건만 비대면조제(약배달)이 가능한 것이죠.

    정부입장을 보면, 비대면 진료를 통해 나온 처방전이 소수의 약국으로 쏠리는 현상을 우려하고 반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즉 비대면 진료를 통해 쏟아져나오는 처방전이 분산되는 효과가 정부주도로 이루어질 것 같은데, 해당 효과는 약국에 따라 호재일 수도 악재일 수도 있습니다.

    대형문전약국이나 메디컬약국(같은 건물에 약국 1개, 의원 3개 이상)의 경우에는 기존에 받던 처방전수가 분산되어 수익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수익이 떨어지면 권리금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소형이나 중소형의 동네약국은, 대형약국에서 소화하지 못하고 분산되는 처방전을 흡수하여 수익이 좋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약수저라면 약배달은 악재, 약수저가 아니라면 호재가 될 수 있습니다. 약사회에서 강력반대하는 이유도 이 부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약사회 집행부 약사들은 대부분 오토약국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기득권약사일 가능성이 다분하니까요. 자기 약국 권리금이 떨어지고 수익이 나빠지는건 절대 용납이 안되겠죠ㅋㅋ..



6) 상품명처방과 성분명처방(동일성분조제)....

    약간 민감한 이슈긴한데, 비대면 진료/투약과 연관이 있으므로 서술하겠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상품명 처방”만 가능합니다. 의사가 오르비라는 약을 처방하면, 약사는 오르비라는 약만 조제가 가능합니다. 카피약(제네릭)이 오리지널 약과 똑같은 성분, 똑같은 함량, 똑같은 효능이더라도 카피약으로 바꿔서 조제할 수 없습니다. (대체조제는 일단 논외로 둘게요.)

    비대면 진료가 전국적으로 활성화된다면 최소 동일성분조제 활성화, 최대 성분명처방까지 기대할 수 있습니다. (동일성분조제란?? >>>의사가 상품명 처방을 하더라도, 카피약으로 조제할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이때의 카피약은 오리지널 약과 동일성분 동일함량이며, 식약처와 의사 감독하에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까지 통과한 약을 말합니다.)

    의원 밑의 약국은 해당의원이 처방하는 약들을 모두 보유하고 있겠지만, 해당의원과 거리가 있는 약국들은 가지고있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면진료의 경우 이게 아무런 문제되지 않겠지만, 비대면일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환자들이 의원은 좀 멀더라도 기존에 다니던 단골의원을 선택해 비대면진료를 받고, 약 조제는 집근처 약국에 받을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래야 빨리 조제받을 수 있고 배달료도 저렴할테니..) 그 집근처 약국은 해당의원이 처방하는 약을 가지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실적으로 동네약국에서 모든 오리지널약과 모든 카피약을 보유하는건 불가능하니까요.

    따라서 비대면 진료/투약과 성분명처방 내지 동일성분조제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긴 합니다. 동일성분조제나 성분명처방이 안된다면 비대면 진료를 받더라도 약을 받을 수가 없어서요. 

    실제로 어제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비대면 진료/조제 도입시, 약국에 비대면 처방에 대한 모든 약을 구비할 수 없어 원활한 조제를 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라고도 밝혔죠. 상품명 처방에 대한 한계를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엄청 정성들여 썼으니 좋아요 좀.....


0 XDK (+2,000)

  1. 1,000

  2.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