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수능 노베가 하루 5시간 공부해서 수능 1개 틀린 공부법 (2)
안녕하세요!
여러분들께 양질의 칼럼을 전달해 드리고 싶은 민간인 슬리벙입니다.
늦게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전역하고 오느라 ㅎㅎ
오늘은 전편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이 글을 처음 보시는 분은, 1편부터 보시기를 권합니다.
2편은 1편에서 지식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연구, 노가다, 망각과 복습)을 제가 어떻게 수행했는지에 대해서 말씀 드리려 합니다.
[연구]
1편에서 밝혔듯이 이 단계는 가장 중요한 단계로서 여러분의 뇌 코드를 평가원의 회로와 맞게 수정하는 단계입니다. 또한 몰랐던 것이 있으면 최대한 장기 기억에 이를 남기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1) 개념 강좌를 들은 경우
개념 강좌를 들어서 배운 지식은 아예 새로 배운 지식입니다. 열심히 강의에 집중했으면 내용 이해는 완료하셨을 겁니다. 저는 이해에서 그치지 않고 제가 새로 배운 지식을 저 스스로에게 과외한다고 생각하고 백지에 스스로 써서 설명해 보았습니다. 개념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하고, 더 오래 기억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보면 됩니다.
많이들 보셨던 그림이죠? 단순히 강의를 듣고 이해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고 나 스스로 정보를 출력할 때 훨씬 높은 학습 효율을 보인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2) 문제 풀이를 한 경우
대부분의 수험 기간은 개념 강좌가 아닌 문제 풀이를 하면서 보내게 됩니다. 제가 여러분께 말하고 싶은 핵심적인 내용은 이것입니다.
"문제의 복기보다는, 문제를 잘못 풀던 나 자신을 복기에 집중하자."
저는 복습이 문제를 푼 이후 빠른 시간 내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문제를 풀던 나 자신을 기억할 수 있거든요. 여러분들이 한 세트 문제를 풀었으면 스스로에 대한 구멍이 여러 개 나왔을 겁니다. 틀린 문제, 실수한 문제, 애매하게 푼 문제, 돌아서 돌아서 복잡하게 푼 문제 등.....
전부 여러분들의 사고 회로가 출제자의 회로와 맞추어져 있지 않아서 나온 것들입니다. 최대한 이런 구멍을 스스로 인지하고, 어떻게 메꿀지 스스로 머리를 쓰면서 고민해야 합니다. 제가 추천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강사, 극상위권의 시야 훔쳐보기"입니다.
여러분들이 여러 강사, 그리고 주변의 수많은 극상위권 학생들. 이 사람들이 문제를 풀 때 했던 생각을 찾아 보세요. 인강으로도 강의를 볼 수 있고, 어떤 강사분들은 유투브로 문제 풀이 영상을 올리기도 합니다. 오르비같은 커뮤에서 재야의 고수분들이 올리는 칼럼을 읽어 보아도 좋고요.
그리고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한데, 본인이 문제를 풀 때 했던 생각들과 대조하세요. 본인은 못 했고 강사가 했던 생각이 있으면 그 부분을 체크하세요. 반대로 본인이 쓸데없이 과하게 생각한 부분도 체크하세요. 이후에 스스로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지세요.
ex.) "왜 나는 강사처럼 행동하지 못했지?" "이런 발상을 하면 어떤 상황에서 풀이가 단순화 되는 거지?" "이런 생각이 적용된 유사 기출문제가 있나?"
그리고 무지했던 내가 어떻게 해야 다음 번에 이상적인 풀이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하세요. 사고회로를 수정하는 작업입니다. 시간을 충분히 잡으세요. 문제를 풀고 스스로를 교정하는 과정에서 받은 충격에 비례해서 기억은 오래 가고, 곧 단단한 실력이 되어 줄 겁니다.
제가 위 과정을 수행했던 예시를 들어 볼게요. 2023년 7월 수학 13번입니다.
이 문제의 보편적인 첫 스텝은 삼각형 ECD에 사인 법칙을 적용해서 먼저 각 EDC가 45도임을 구하는 것입니다.
처음에 문제를 풀 때 이를 발견하지 못해 많이 헤맸습니다. 별의 별 보조선을 긋고 15분 걸려서 문제를 해결했었죠. 나중에 강사의 풀이를 보니 제 풀이에 보편적인 첫 스텝이 생략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15분 동안 별의별 보조선을 그려가면서 각EDC가 45도임을 구했는데, 이것부터 시작했어야 했구나..." 하면서 허탈감, 충격을 느꼈죠. 이런 감정은 나중에 지식을 장기 기억으로 전환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것들입니다.
저는 그냥 "다음번엔 이렇게 해야겠지"에서 그치지 않고, 제가 왜 첫 스텝을 잡아내지 못했는지 고민했고, 이를 일반화하여 유형화시키려 했습니다. 기존 저의 사고 회로는 아래 그림과 같았습니다. 단방향이었죠.
'특수각의 삼각비' → '길이 비율'
그리고 저는 다음과 같이 사고 회로를 고치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특수각의 삼각비' ⇄ '길이 비율'
달라진 점을 아시겠나요? 앞으로는 특정한 길이 비율이 문제에서 발견될 때 역으로 특수각을 찾아내는 것도 해야겠다고 상황을 표현한 거죠. 이렇게 왜 내가 문제를 보고 이상적인 풀이를 제시하지 못했는지 탐구하고, 점점 더 나 자신을 최적화시켜야 합니다.
[노가다]
'연구'를 통해 아는 지식을 만들기만 한다고 끝이 아닙니다. 내가 습득한 아는 지식을 지속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실전에서 제대로 펼쳐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단계는 단순합니다. 문제 양치기를 하면 됩니다. 저는 한 과목의 모든 영역을 다루는 실전 모의고사를 추천합니다. 내가 배운 지식을 쓸지 말지 확실치 않은 돌발적인 상황에서 새로 배운 지식을 적용해 보는 훈련을 하는 겁니다. '내가 직접 연구한 지식'을 이용해 낯선 문제를 맞히는 겁니다. 위 과정을 수행하면 문제를 풀면서 내가 했던 일련의 '연구 과정'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갈 겁니다. 지식이 내 것으로 체화될 겁니다.
[망각과 복습]
저는 제 기억력을 믿지 않았어요. '노가다'를 하면서 제가 '연구'에서 얻어낸 지식이 지속적으로 쓰인다면 장기 기억으로 전환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제가 얻어낸 지식을 언젠가 까먹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연구' 과정 후에 항상 노트에 해당 지식을 저만의 언어로 풀어서 기록해 두었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상황을 예시로 들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수학노트>
24.2.1
- 삼각비를 통해 길이비를 구할 생각만 하지 말고, 특정 길이비가 나올 때 각도를 구할 태도도 항상 견지하자!!
열심히 공부를 하면 과목별로 이런 내용이 쌓여갈 겁니다. 저는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에 제가 쓴 노트를 싹 다 복습했습니다. 노트를 읽어 보면서 제가 막혔던 과정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했던 상황을 비디오처럼 머릿속으로 재생시켰어요.
그리고 다음 복습 주기는 텀을 길게 두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한 달동안 노트에 적은 것들을 싹 다 복습했죠. 아마 이 단계에선 신기하게도 사람의 뇌는 많은 것을 망각한다는 것을 알게 되실 겁니다. 하지만 괜찮아요. 원래 기억은 항상 망각과 복습을 반복하는 겁니다. 이렇게 내가 구한 지식에 대한 '노출 기간'이 길어지면 기억이 장기 기억으로 전환되면서 나의 실력이 되어 줄 겁니다.
[마치며]
제가 1편에서 소개해 드렸던 방법을 어떻게 수행했는지 구체적으로 소개했습니다. 참고로 이 칼럼은 제 개인적인 공부 방법이어서 사람마다 편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본인에게 맞게 개량해서 사용하시면 되겠습니다. 언제나 중요한 건 공부하는 '나 자신'입니다!
비판, 의견 자유롭게 주십시오. 제 글이 여러분들의 수험 생활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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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물리학2 공부법과 풀었던 컨텐츠 관련해서 칼럼 작성해주실 수 있나요?
알겠습니다! 곧 작성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