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at [1293904] · MS 2024 · 쪽지

2024-02-13 17:4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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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하려고 의대 버리고 서울대 갔다가 폐업 직전에 놓인 썰(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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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오르비 네임드가 되다.


소제목에서부터 나와있듯 저는 군필자입니다.

굉장히 운이 좋게도 상급 부대로 가서 비교적 편한 군생활을 했는데요.

군대에서부터 제 창업과 관련된 모든 활동이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창업경진대회에 나가보았고(육군 창업경진대회),

그러면서 처음으로 사업계획서를 써 보았으며,

자기계발비용으로 사업 관련 책들을 잔뜩 구입해서 저만의 철학을 정립하기 시작했죠.


저는 처음에 군대에 있는 1년 반 정도(570일이었습니다)의 시간이 

‘버려진 시간’ 이라고 생각했어요.

이게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오히려 저에게는


‘지금은 뭘 해도 나에게 이득인 시간이다.’

‘평소라면 시간이 아깝거나 바빠서 미뤘을 일들을 실컷 해보자.’


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죠.


그래서 군에 있는 동안 가장 많이 했던 일이 독서와 운동이었어요. 

창업 대회들도 선임분들을 꼬셔서 있는 대회란 대회는 다 나가봤죠.

그러면서 제가 그동안 수집해온, 다양한 테마의 아이템들을 구체화시키는 시간을 가졌어요.


총 3가지 아이템으로 나가봤는데, 

하나는 제가 나중에 꼭 해보고 싶은 아이템이라 비밀로 해 두고 2개만 말씀드리자면


군인들에게 휴가 동안 유행하는 옷들을 빌려주는 서비스


사진을 찍는 순간 블록체인에 박제해서, 그 사진이 조작되지 않았음을 증명해주는 카메라 앱(for 언론사, 법조인)


(저는 여전히 딥페이크의 대항마는 블록체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아이템 역시 언젠간 해보고 싶은데..

마소랑 어도비에서 함께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었어서 비밀로 두진 않았습니다.)


이정도로 나갔는데 다 서류탈락했습니다..ㅎㅎ


무튼, 그렇게 열심히 군에서 시간을 보내던 저에게도 시간이 멈추는 시기가 다가왔습니다.

병장이 된 것이었죠.

평일에야 일과 업무를 하니까 그나마 시간이 잘 갔는데, 주말이 정말..시간이 너무 안가더라구요.

그래서 시간을 빠르게 보내기 위해 어떤 것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나 국어 비문학 개잘하는데 비문학 컨텐츠나 만들어볼까?’

‘어쩌면 전역 후에 수익화도 가능할지도..?’

라는 생각이 들어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제가 재수한 수능을 치른 직후 오르비에 ‘국어 고정만점 후기’ 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었고,

그 글이 조회수 3만을 넘었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글은 삭제해서 인증이 불가하다는 것이 슬프군요. 아마 아카이빙 사이트 같은 곳 가면 남아있을지도?


무튼! 그래서 주말마다 사지방으로 가서 비문학 컨텐츠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기출 문제를 먼저 슥 풀어보고, 한글+pdf 파일로 그 문제들에 대한 해설을 만들었어요.

제가 푸는 방식 그대로를 담아내고자 노력했습니다.

제가 네이버 블로그도 소소하게 운영했었는데(지금은 글을 올릴 정신이 없어서 못 올리고 있지만..)

거기에도 몇몇 지문에 대한 해설을 올려놓았습니다. 블로그 닉네임은 SpokesAI에요!

(출처: 제 블로그)


오르비에서 2달 조금 넘게 활동했었고, 

감사하게도 글을 쓰는 족족 메인으로 가면서 팔로워는 300명 정도가 최대였던걸로 기억해요.

다만 2달이 넘어가던 시점에..제가 좀 자만해서 실수를 하나 하면서 계정을 삭제하는 지경에 이르는데요.

아직은 말하기가 조금 부끄러워서… 언젠가는 썰을 풀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무튼 병장 시절 2달만에 오르비에서 팔로워 300명을 모으고, 그 계정을 삭제하고.. 

그러면서 시간이 흘러 전역을 하게 되었답니다!



진짜 창업을 했는데..혼자 남게 되다


군에서 전역하고는 학교에 복학하고, 여러 창업 대회들을 기웃거렸어요.

그럼에도 서류 탈락을 면치 못했었죠. 

사업계획서 쓰는 요령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더 큰 문제는, 서류 탈락을 하게 되면 아무도 저에게 피드백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었어요.


어떤 점이 문제인지를 알면 해결해서 더 발전할텐데.. 

그냥 아이템이 별로인가? 그런 생각을 했었죠.

그러다가 한 VC로부터 연락이 와서 생애 첫 미팅을 가져보게 되고.. 거기서 힌트를 얻었죠.


‘지금 이 사업계획서에는 가설들밖에 없어요. 어느 정도 실행을 해 보고, 가능성을 제시해야 설득력이 생길 것 같아요.’


사업’계획’서라고 해서 진짜 계획들만 적어두고, 정작 실행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합격시켜주면 그제서야 계획대로 되는지 해볼게요’ 라고 생각했던 제가 안일했던 것이었죠.


근데 항상 처음 시작은 굉장히 어려운 것 같아요. 

제가 계획한 것 중 몇몇 앞 단계들은 직접 조그맣게라도 실행을 해 봐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아예 모르겠더라구요. 고민이 깊어졌죠..


그러던 와중, 저희 형이 ‘창업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있다’ 면서 어떤 프로그램 하나를 소개해 주었어요.(언급은 자제할게요!)

정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인데, 돈도 주면서 팀을 짜서 IT 프로젝트를 1년동안 진행해보는 개꿀 프로그램이더라구요.

그래서 신청했죠. 

코딩 테스트도 2번 보고, 면접도 보고.. 

운이 좋게도 한 번에 통과했어요.


그 무렵부터 우연히 저는 맛집 검색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됩니다.


서울대입구 근처에서 친구랑 카공을 하다가, 저녁을 먹을 때가 되어서 뭘 먹을지 고민을 했는데요.

제가 설입에서 자취하는 사람이었는데도 

식당을 30분동안 검색해도 뭘 먹을지 계속 고민이 되어서

결국에는 직접 샤로수길로 가서 돌아다니다가 

간판이 낡고(보통 그런 데가 맛집이거든요) 느낌이 괜찮은 식당을 골라서 밥을 먹었어요.

그 때 느꼈죠.


‘맛집 검색 서비스들은 뭔가 잘못되어있다.’


제가 좋아할 만한 식당을 골라주지는 못하고 있는 느낌.


생각해보니 맛집 ‘검색’ 서비스이니까 검색에는 최적화되어 있는 것 같아요.

이게 원하는 식당의 정보를 찾고 싶을 때에는 좋아요. 

검색은 편하게 되어 있으니까.


근데 우리는 꽤나 자주 ‘아 오늘 뭐먹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잖아요?

그럴 때에는 효과적인 해결책을 주지는 못하는 것 같더라구요.


그냥 주변에 있는 모든 식당을 보여주니까, 우리는 그저 스크롤을 내리다가

운이 좋으면 괜찮은 메뉴가 딱 나와서 ‘오 이거나 먹을까?’ 하고 바로 식사하러 가고,

운이 안좋으면 저처럼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에는 나가서 찾든, 아무거나 먹든 하죠.

주변 모든 식당들을 보여주는 맛집 검색 서비스들.


또 요즘에는 기본적으로 광고성 후기들이 깔려 있는 걸 아시는지요?

‘체험단’ 이라고 해서 신규 개업한 식당들도 리뷰 수백개는 깔고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물론 그 리뷰들은 칭찬 일색이죠.

하지만 리뷰의 극찬들을 보고 기대하며 가면


‘그정돈 아닌데? 뭐 그냥 무난무난…’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경우도 많으셨을 거에요!


그래서 저는 맛집 검색 서비스의 치명적인 문제와 두 가지 원인을 정의하게 되었습니다.


문제: (뭘 먹을지 고민될 때) 맛집 검색 서비스로는 맛집을 찾기가 어렵다.


원인:

  1. 뭘 먹을지 고민될 때, 딱 골라주지는 못한다. (식당을 선별해주지 않음)
  2. 리뷰가 믿음직스럽지 않다. (요즘 들어 그게 더 심해지고 있죠.)


어떻게 해야 그 문제를 해결해서 쉽게 맛집을 찾을 수 있을까..고민하다가 나온 해결책은


‘입맛을 기준으로, 개인화된 추천을 해주자’


였습니다.


입맛을 기준으로 추천해주니까 -> 내가 뭘 먹을지 고민될 때, 내가 좋아할 만한 식당을 추천해준다.

개인화된 추천을 해주니까 -> 남들이 광고성 리뷰를 달든 별점 테러를 하든, 내 추천에는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적어도 이 서비스에서는, 식당 입장에서도 리뷰 작업을 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이 아이템으로 그 정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됩니다..


그러나 당시에 함께 했던 팀 친구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어요. 

창업을 전제로 하고 있던 저와 그렇지 않았던 그 친구들 사이에 트러블이 생겼고,

결국 어찌어찌 서비스를 만들고서 프로그램이 끝난 직후, 

대판 싸우고 서비스도 완전히 폐기해버리고(ㅎㅎ)

저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 위해 팀을 다시 모았습니다.



개발 공부를 하고 있던 제 중학교 동창 2명을 꼬셨어요.

꼬시고 나서, 셋이서 호흡을 맞춰보기 위해 한 해커톤에 참가했는데 거기서 다른 2명의 팀원도 구하게 되어서

5명으로 다시 이 아이템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름은 Preat. 

Pre + eat 으로, “’먹기 전에(식당에 가기 전에)’ 얼마나 좋아할지를 알려주겠다.” 라는 뜻이에요.


서비스의 구조는 간단합니다. 

회원가입을 할 때 입맛 정보들을 입력하면

아직 가보지 않은 식당을 내가 얼마나 좋아할지, 예상 별점으로 알려줘요.


식당계의 왓챠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우실 거에요!


그렇게 약 1년 정도 시간을 다시 들여서 처음부터 서비스를 만들었는데요.

이번엔 창업대회에서 대상도 타보고, 여러 상도 받으면서 사무실 지원도 받고..

그렇게 모두가 열심히 일하면서, 지금은 버전 1.7.0이 스토어에 등록되어 있어요.


그런데.. 이게 아직 수익모델이 없는 상태라서,

저희 모두가 무급으로 헌신해서 일을 하고 있었거든요.


대표인 제 부족함이 크죠. 투자라도 받아야 했는데 그러지도 못하고..


무튼 수입이 없다 보니 불안감은 커지고.. 

팀원들은 하나 둘 취업을 하며 떠나갔습니다.


이 썰의 첫번째 글을 썼던 시기에 공동대표로 있었던 중학교 동창 친구마저 떠나가면서 저 혼자 남게 되었고, 

이제는 서버비 낼 돈도 빠듯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ㅎㅎ


지금은 취준하면서 프로젝트 경험 쌓는 겸 저를 도와주고 있는 친구와 함께

’접더라도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접자’고 얘기하고서 이것저것 해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오르비에 글도 써보고,

창업 커뮤니티에도 글을 써보고,

저저번 글에 언급했던 인스타 템플릿도 만들었고, 

최근에는 이런 먹BTI도 만들어보고..


먹BTI: https://smore.im/quiz/PO1eUeTk8t


적어도 후회는 남지 않게 정리할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상황이랍니다 ㅎㅎㅎ




지금까지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뭔가 용두사미 느낌인데..나중에 여유가 되면 다른 형태로 제 이야기를 정리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창업도 그렇고, 공부도 그렇고 굉장한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되면서,

굉장히 공감가는 반 고흐의 말을 하나 남겨두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열심히 노력하다가 갑자기 나태해지고, 잘 참다가 조급해지고, 희망에 부풀었다가 절망에 빠지는 일을 또 다시 반복하고 있다. 그래도 계속해서 노력하면 수채화를 잘 이해할 수 있겠지. 그게 쉬운 일이었다면 그 속에서 아무런 즐거움을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계속해서 그림을 그려야겠다."


저희 서비스 링크도 남겨두고 갑니다. 고민될 때, 한번쯤 사용해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설치 링크]

아이폰: https://apps.apple.com/kr/app/preat/id6469734148


안드로이드: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freetreechair.pr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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