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루입니다. 부득이하게 말씀 한 마디만 전할게요.
안녕하세요. 태루입니다. 평소 쓰던 글과는 조금 다른 주제의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 합니다.
요즘 오르비 분위기가 많이 과열되고 다소 예전의 분위기와는 달라진 모습에 많은 분들이 놀라셨을 법 합니다.
쉽게 생각해서 욕하고 욕먹고의 반복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요, 저도 요즘 일부 분들께 불편함을 조금 드린 것 같습니다.
오르비를 비롯하여 비판 갤러리와 같은 관련 커뮤니티 내에서 제 칼럼에 대한 다양한 말씀을 나누고 있다고 들었고, 많은 분들의 권유로 실제로 읽어보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구나 싶은 부분들도 상당수 있었고 저도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을 바라봐주신 분들도 여럿 있는 거 같아, 한 편으론 감사하기도 하고 죄송하며 많은 점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도 오르비를 처음 시작할 땐 제 계정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습니다. 비록 지금도 미약하지만, 저에게는 감사하고 과분한 팔로워 숫자입니다.
저는 오르비를 그저 수험생활 중에 같이 대화할 사람을 만들 수 있는 장소라고 가볍게 생각해왔었고, 초창기에도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분들과 소통하며 오르비에 익숙해지자, 저도 오르비에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지금 다시 회고해보면 당시에는 다소 오만한 마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언어를 아주 오래 공부해왔습니다. 각종 서적, 참고서, 전공서 등등 손이 닿는 대로 많이 읽어보고 공부하고 배워나갔습니다. 특히, 저는 언어학이라는 학문 분야에 집중한 것이 아니라, 정말 '글을 읽는다는 것'에 집중하여 어떻게하면 글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글을 더 잘 기억할 수 있을까를 제 짧은 인생 중 평생을 쏟아부어 연구해왔습니다.
전 그래서 제 이런 지식들과 많은 경험들이 누군가에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단순히 짧고 좁은 식견으로 판단하여 '수능 문학의 본질' 이라는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글을 꾸준히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원 제목은 '수능 문학을 읽는다는 것.' 이었습니다. 그 글을 통해서 정말 '평가원의 출제 방향'이 어딘가를 저만의 언어로 분석하고, 당연히 제 식견으론, 이것저것 막 공부하는 것보다 출제 방향대로 공부한다면 훨씬 평가원의 의도와 가깝다고 생각해서 '수능' 문학의 본질이라고 제목을 바꿔 지었습니다. 즉, 제가 말하고자 했던 건, 단순히 어그로가 아니라, '수능 문학 분야에서 평가원이 제시한 가장 본질적인 접근' 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했을 땐, 무슨 시험이든 평가기준, 성취목표를 보고, 기출을 정말 세심하게 분석하는 것이 기본 태도라고 생각했었고, 이를 위해서 정말 열심히 자료를 수집하고 공부하고, 미출제 문학 작품들도 많이 실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저는 특히나, 제 '주관성'을 빼려고 노력했고 정말 수많은 강사 분들의 분석서와 강의, EBS의 해설지까지 전부 정리하고 집약하여 넣었습니다.
그러다가 서서히 많은 분들께서 글에 집중해주시고 반응도 많이 해주시니, 저도 모르게 제 칼럼이라는 것이 굉장한 신뢰성을 가진 자료처럼 보여진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엔 칼럼이란, 제가 공부하고 이뤄낸 깨달음을 발표하는 학회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온전히 저의 공부라고 생각하고 저의 생각들을 써내려갔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객관화, 일반화 과정 끝에 한 글, 한 글 탄생시켜나갔습니다. 이렇게 쓰여진 글로 이것 자체가 정답이 아닌, 다양한 케이스들에 대해서 제 의견을 많은 분들과 토론하고 다시 분석해보길 바랬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 제 칼럼에서 얻어갈 것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절대다수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칼럼의 퀄리티만 신경 쓰고 많은 분들께서 칼럼을 어떻게 받아들일까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해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저의 의도가 도움을 드리는 것이었다고 하지만, 제가 나이가 적다보니, 칼럼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끼시는 분들이 생겼고 지금도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은 비판이 이뤄지고 있다고 저는 파악했습니다.
이 부분에 관해 불편을 드릴 수 있는 부분들은 제가 미리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이었고, 관련해서 거의 논의해보지 않은 사실에 대하여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정말 송구스럽지만 제 글을 올리고픈 열정만은 큽니다. 반 평생을 바쳐서 언어 이해 능력을 분석해왔으며, 제 방엔 몇 년동안 애용하며 많은 분들을 가르쳐온 칠판도 있습니다. 또한, 제가 공부해온 나라에서는 오직 언어 시험만을 위한 500페이지 분량의 분석서가 있으며, 저는 그걸 달달 외우듯이 공부해왔습니다. 그 열정을 담아 열심히 글을 썼고 그 글을 본 1명이라도 도움이 됐다는 댓글을 보면 참 행복해졌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이에 대해 최대한 절충적인 방향으로
현재 올라와있는 칼럼을 모두 삭제하고, 추후 칼럼 글을 다른 곳으로 옮길까 합니다. 타 사이트 게재 없이 폐기할 예정입니다.
지금 오르비는 다소 무작위하게 글들이 노출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의도치 않게 저를 보고 눈살을 찌뿌리는 분들이 생긴 것 같아,
보고 싶은 분들에게만 친구들끼리 시험 전 각자 정리한 노트 돌려보듯이 가벼운 마음으로 공유하고 싶습니다.
제 문학 개념어 자료도 아마 제 생각이 바뀌지 않는다면 오르비엔 공개하지 않을 거 같습니다.
저는 강의를 팔러온 강사도 아니고, 이름 값을 높여 책을 팔러온 장사꾼도 아니기 때문에 소수의 분들이라도 미움 받을 짓을 굳이 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또한, 절대로 책임의 과실은 다른 분들에게 있지 않습니다. 제가 단순히 가볍게 생각한 칼럼, 그리고 그걸 작성하는 칼럼러가 된다는 것이 진입장벽이 많이 높았고, 이런 부분들을 고려 못한 저의 미숙함이 제일 큽니다. 그러니 다른 누구, 특정 커뮤니티를 비난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주제넘게 한 마디 더 하자면 누군가에게 봉사적 정신으로 정보를 나눈다는 것은 수능에는 맞지 않는 이야기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거금을 들여서라도 가장 완벽하고 아름다운 자료를 추구하는 시장이니까요. 과연 무료 자료라는 것이 이곳에서 가치를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재고하게 되는 밤이네요.
제목만 고치라고 하신 분들도 있었지만, 많은 분들의 비판 사항은 연소한 제 자신에 해당하는 것 같아서 그렇게 하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고소하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고, 저 대신 욕해주시는 분들도 있었지만, 거기에 저까지 화를 낸다면 더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할 것 같았습니다. 피드백은 피드백이고 표현 방식을 제외한 글 자체는 그렇게 충분히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판단하여, 저도 위 피드백을 반영하는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늘따라, 오르비 분들이 배울 것이 없는 칼럼이 많다고 말씀하시던 글들이 머릿 속을 스쳐지나가네요. 괜히 그게 제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제가 삭제를 결심한 것도 도움을 받는 분들보단 불편함을 겪는 분들이 많다고 판단해서입니다.
여러분 제 성격 잘 아시니까 너무 걱정은 하지마시고 당분간은 제 할 일에만 집중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르비는 간간히 인사만 드리는 걸로 할게요.
이때까지 제 글로 만약 기분 나빴던 부분들이 있다면 제가 고개 숙여 사죄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거대한 이변이 없다면 지금의 선택과 판단이 바뀌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대한의 늠름한 0
아들로 태어나
-
비틱?
-
에휴다노에서 3
다노는 그럼 보조사인건가 에휴가 독립어인데
-
뉴비등장 4
점김뭐먹지
-
쓰담쓰담해죠...
-
서울대는 듣거라 1
조발.
-
친구가 ㅈㄴ커뮤충같대
-
생명 질문 2
막전위 근수축 유전을 방학에 끝내야한다고 들었는데 3단원이 내용 전체가 막전위...
-
이미 수험생활동안 폭식해서 피하지방이 쌓인 상태라
-
으흐흐 2
-
건대 설마 4
딱 2시에 발표하려나..? 명문대면 1시 조발 해주겠지?
-
요즘 자극이 잘 안오던데 부럽군
-
추워서 언제할까 고민했는데 지금하는게 나을듯 음음…
-
ㅈ됐다 8
배 벌써 존나 땡긴다 시발시발시발아파아파아파
-
오늘 결과 나오면 저랑 연락했던 수단 (쪽지 / 카톡)으로 합불 여부 알려주세요....
-
뀨뀨 6
뀨우
-
오늘은 12시간 공부 찍고싶다 그리고 앞으론 글리젠도 개같이 박은거 점심엔 안들어온다
-
고전시가에 나오는 한자같은거 다 외워야하나요? 문제 풀때 한자들땜에 해석이 안되는데
-
EBS는 어쩌지 2
분석후 암기?
-
원서까지 다 끝냈는데 또 기숙사 발표까지 마음 졸이고있네… 제발제발 안되면 나 고시원이야 제발
-
나 . . . .
-
유빈에 역학의 기술 없음?? 내가 못 찾는건가
-
이미들어왔네 ㅅㅂ 아니 10분정는 괜찮잖아
-
[속보] 인권위 상임위원 "尹 탄핵하면 헌재 부숴 없애야…싸구려 정치용역업체" 1
"전한길 내가 무료변론하겠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김용원 상임위원이 "만약...
-
궁금하다
-
교재패스 구매해서 이제 교재신청을 할려 했는데 아직 리드엔로직이 개강을 안해서...
-
정시기다리게되. 2
서울대야!! 조발!! 빨리!!!!!
-
경제 실모가 없는게 함정 시대컨 어캐구하냐
-
텅장 0
통장에 100만원만 있었으면 좋겠다
-
밖에서 모르고 3
개인정보 보호 탭 열었다가 후두다닥 끈 적 있음
-
뭔가 최저 개높은데는 어차피 내 내신갖고 못갈거라는 생각때문에 간절하지가않음
-
뉴런 0
현역이고 작년에 사둔게 있어서 25뉴런 수12 하고잇는데 끝내고 26도 해야할까요?
-
정처기(혹은 정기운) 비서1급 전산회계1 or 2급 컴할 1 or 2급 봉사(헌혈) 준비할게 많네
-
왜 렉걸리지 0
짜증날 거 가튼
-
바로 0
리부트 정상화
-
오늘도 안하면 진짜 말라죽을것같음..
-
다들 정시 기다릴 때 10
수시 합격증 올리기
-
성대 A/B형 2
이거 제가 선택해서 제출했어야했나요 아니면 자동으로 되는건가요...?
-
리스닝을틀리네 진짜 하나만더맞으면 에피다는건데
-
오늘 머하지 1
강기분할까
-
메디컬로 살짝 빠지는거 빼면 거의 안 도나용
-
이해할 수가 없네
-
경찰대 0
입시 준비했던 사람?
-
설대 동일과목제한좀 풀어줘라
-
[단독]법원도 안갔는데 ‘폭도’ 몰아… 경찰, 허위폭로 ‘크리미널 윤’ 추적 1
얼굴사진 넣은 난동리스트 제작 인터넷·SNS 등서 떠돌아 피해 ‘서울서부지법 난동...
-
ㅇㅇ
화이팅입니다
힘내시길...
아이고 선생님...
아니 근데 개인이 누가됐든 자기가 배워서 갖고 있는 생각이나 지식을 커뮤에 공유하는것도 민주주의 국가에서 맘대로 안되나
님한테 저렇게 말하는 애들은 진짜 마인드가 썩어빠진 샛기들인데
Be positive!! 언제나 응원해요
진짜 도움 많이 받았어요 사고의 틀도 어느정도 잡혔고요...
ㅏ
전자책이라도 내주시면 볼게요 ㅠ
안돼 안돼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선생님
근데 프사 테리어몬인가요? 아닌가
아 머리에 뿔 없네 아닌갑다
산리오 시나모롤이에요
진짜 닮았네. 테리어몬 보고 영감 얻었나
전 오히려 테리어몬을 방금 알았는데 ㅋㅋㅋㅋ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입시를 마치고 칼럼 활동을 본격적으로 하시는게 본인에게도 더 좋지않나요
의견은 감사하나, 공부 루틴은 제가 스스로 재량껏 잘 조절해 나가겠습니다.
그러셔요
칼럼 정말 좋았는데... 응원합니다 !!
아니.. 칼럼 진짜 좋았는데 ㅠㅠㅠㅠㅠ 나이가 무슨 상관인지 내용을 봐야지..
현대시 칼럼 보고 왔는데 지리는데요?? 아쉽게 됐네요ㅠㅠ
칼럼 좋았는데..ㅠㅠ 응원하겠습니다!!!
칼럼은 다른 곳에서라도 잘 마무리하셨으면 좋겠어요..! 멀리서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