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국어 이야기 1. 맛보기
한국어는 크게 고대, 중세, 근대, 현대 국어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중세국어 하면 훈민정음이 창제되고 반포된 15세기 국어를 떠올리겠지만 사실 그것보다 범위가 더 넓은 개념이다. 이설이 있긴 하지만 대체로 중세국어는 고려가 성립된 10세기부터 임진왜란이 발생한 16세기까지의 국어를 이르는 개념으로 통용된다. 그리고 이 중세국어는 훈민정음 창제(혹은 조선 건국)를 기준으로 전기 중세 국어(Early Middle Korean)와 후기 중세 국어(Late Middle Korean)으로 나뉘며 학교문법에서 가르치는 중세국어는 엄밀히는 후기 중세 국어(LMK)로 그중 15세기만을 한정한다.
전기 중세 국어는 한자로 적힌 문헌들뿐이라 학자들마다 의견이 다르다. EMK 자료로는 흔히 고려시대의 이두 및 석독구결 문헌과 계림유사가 사용되지만 계림유사는 오자도 많고 당시의 송나라 한자음과 한정된 어휘 수만으로 한 시대의 언어를 재구해야 하기에 충분한 데이터를 뽑아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1446년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후에는 확실한 음가 추정이 가능한 문자로 쓰인 문헌 자료가 매우 늘어나 그 당시의 언어를 추정하기 아주 용이하다. 이 때문에 학교문법에서는 여러 이설이 난무하는 고대국어나 EMK보다 내용이 확실한 LMK를 선호하는 게 아닌가 싶다.
아무튼 앞으로의 중세국어 글에서 다룰 내용은 15세기 국어이고 국립국어원의 "국어의 시대별 변천 연구 1"과 고영근 교수의 "표준중세국어문법론"의 내용과 목차를 참고해서 쓸 예정이다. 고려 시대 언어는 언젠가 기회가 되면 써 볼 예정
전기 중세 국어
ㄴ 계림유사(1103)
暮曰占㮏(或言古没) 저물다(暮)를 점날(占㮏) 혹은 고몰(古没)이라 한다
前日曰記載 그제(前日)를 기재(記載)라 한다
今日曰烏㮈 오늘(今日)을 오날(烏㮈)이라 한다
明日曰轄載 내일(明日)을 할재(轄載)라 한다
後日曰母魯 모레(後日)를 모로(母魯)라 한다
여기서 첫번째 古는 占의 오자로 보는 게 일반적입니다.
ㄴ구역인왕경구결(13C?)
等慧灌頂 三品士 除前餘習 無明緣 無明習相故煩惱 二諦理窮 一切盡
圓智無相三界王 三十生盡等大覺
等과 慧와 灌頂과의 三品士는 前에 남은 習인 無明緣이니 無明習相인 까닭으로의 煩惱이니 하는 것을 除하시는 것은 二諦理를 窮하여 一切 다하신 것이다
圓智는 無相을 하시어 三界의 王이라 三十生을 다하고 평등하게 大覺하시며
저기 자잘하게 보이는 乙나 丷 같은 건 구결자라는 건데 언젠간 다뤄 보겠습니다. 구결까지 복붙하려 했는데 글자가 깨져서...
후기 중세 국어
ㄴ 훈민정음 언해본, 월인석보(1459)
世솅宗조ᇰ御엉製졩訓훈民민正져ᇰ音음
製ᄂᆞᆫ 글 지ᅀᅳᆯ씨니 御製ᄂᆞᆫ 님금 지ᅀᅳ샨 그리라
訓은 ᄀᆞᄅᆞ칠씨오 民ᄋᆞᆫ 百姓이오 音은 소리니 訓民正音은 百姓 ᄀᆞᄅᆞ치시논 正ᄒᆞᆫ 소리라
세종어제훈민정음
製(제)는 글 짓는다는 것이니, 御製(어제)는 임금이 지으신 글이다.
訓(훈)은 가르친다는 것이요, 民(민)은 백성이요, 音(음)은 소리니, 訓民正音(훈민정음)은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다.
ㄴ 역주 삼강행실도(1481)
元覺ᄋᆡ 한아비 늙고 病ᄒᆞ더니
元覺ᄋᆡ 아비 元覺일 ᄒᆞ야 담사ᄂᆡ 지여 뫼헤다가 더디라 ᄒᆞ야ᄂᆞᆯ
元覺이 마디 몯ᄒᆞ야 더디고 오ᇙ 저긔 元覺이 그 담사ᄂᆞᆯ 가져 오거늘
아비 닐오ᄃᆡ 머즌 그르슬 므스게 ᄡᅳᇙ다 ᄒᆞᆫ대
對答호ᄃᆡ 뒷다가 나도 아비 다모리라 ᄒᆞ야ᄂᆞᆯ
붓그려 제 아비ᄅᆞᆯ 도로 더브러 오니라
원 각의 할아버지가 늙고 병들었더니,
원 각의 아비가 원 각이를 시켜 들것에 지어 산에다가 던지라 하거늘,
원 각이 마지못해서 던지고 올 적에 원 각이 그 들것을 가져오거늘,
아비가 이르되, “궂은 그릇을 무엇에 쓸 거냐?” 하니,
대답하되, “두었다가 나도 아비를 담을 겁니다.” 하거늘,
부끄러워하여 제 아비를 도로 모셔 왔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이기상t 개념이다에서는 홍성,예산에 걸쳐있다고 하고 4투스 문제에서는 선지로...
-
지금 대학 어디정도임?
-
고3 현역인데 지금부터 김동욱 선생님 독서 들으려면 어떤 순서로 무슨 강의부터 듣는 게 나을까요?
-
n수 한다 vs 그냥 대학 간다 전 작년까진 그냥 한 번 더 한단 마인드였는데...
-
ㅈㄱㄴ
-
이대의대 1위...
-
밤 12시, 새벽 1시, 새벽 2시, 충분히 쉬어야 하는데 밤새 잠이 잘 오지...
-
이거 꼭 보셈 0
-
국어 시험지만 풀면 속도 엄청 느려지시는분 계신가요? 6
운영도 잘 안되고 시간도 평소 걸리는 것보다 최소 1.5배 이상 걸리는 것 같은데...
-
김상훈 문학 들으려는데 본질로부터 시작하라랑 고전시가 tmi는 넘기고 문학론부터 들어도 될까요?
-
0.x배속으로 보는 사람 있음??
-
내가 문학을못하는건지 사설이 드러운건지 구분이 안감 ㅋㅎㅋㅎㅋㅎㅋㅎㅋㅎㅋㅎ...
-
정시러분들 16
고2 이맘때즈음 수학 어떤 교재 풀고계셨나요?
-
네.. 젊잖아요
-
제2외국어 내신 시험이었는데 (정확힌 기억 안 남. 형식은 같음) 어디에서 왔어?...
-
6평 수학 4등급뜸,, 뉴런 듣고 있는데 솔직히 혼자 문제 풀때가 더 많이 늘었던거...
-
제정신인게 없네 진짜로
-
2025학년도 공리주의자 모의고사 배포(국어 공통) 12
[답안지 링크] https://forms.gle/UHhWVkN1RBAwjfrn9...
-
다들 수이팅 1
다들 수이팅
-
인강 몇배속으로 봄? 12
말 느린거 싫어해서 현우진 빼고 다 2배속인데 나만 이렇게 보나
-
제목 어그로 ㅈㅅ 인강을 보면서 많이 못얻어간다고 생각을 하는데 모든 인강을...
-
배가 든든해져서 7
기분이 좋구만
-
나다 2
-
음식와구와구 먹기
-
대구 사람들 억양 왜이렇게 쌤? 화났나 할 정도로 무서운데 막상 내용은 그게 아니고....
-
로아 업데이트함 ㅇㅇㅋㅋ
-
수수수수학1,2 2
고2 정파입니다 내신기간에 쎈 풀긴했는데 대충 푼 느낌이라 한 번 더 풀려고...
-
언매 시간단축이 ㄹㅇ 시급함 언매 -> 문학 -> 독서 순으로 푸는데 언매에서...
-
작년보다 12
비가 더 내리는 것 같은데 기분탓인가
-
우기분 현강 0
만 주는 자료같은게 있다고 했나요?? 우기분 현강은 인강이랑 같은 영상이라고 해서...
-
기하러라 공통만 풀어야하는데 그 돈 주고 볼만함?
-
어디에서 하는게 가성비가 좋나요?
-
. 1
밥 먹어야겠쿤..
-
문제 젤 퀄 좋은듯
-
어느정도로 돌리셨을 때 이제 실수 좀 사라졌네 느끼셨나요 부호 실수나 같은...
-
4. 24 언어이해 [4-6] 개인정보 비식별화 기술; 풀이 복기 5
0. 언어이해 1세트 풀이 복기 https://orbi.kr/00067557013...
-
말 예쁘게 하는 사람들이나 시인같이 하는 사람들보면 좀 부러움
-
충분히 좋음
-
대가리 굳음? 본인쟝 통통이 작수 89 6모 73 7덮 88 고점도 낮고(84...
-
너는 아마도 너희 학교의 천재일 테지, 중학교에 가선 수재가 되고, 고등학교에 가선...
-
잘못 센거지 왜 계속 21이 나오냐 아오 격자점 순서쌍 ㄹㅇ joat
-
만약 평가원이었으면 백분위 몇?
-
그래도 대학은 필수죠?
-
메가스터디 수강신청이 막히네요
-
엄마 눈치 보인다... ㅠㅠ 걍 시킬까
-
대학으로 인생 승패를 어케 겨루노?
-
ap7난도 3
비급1.0 특특 다이나믹스 매시브 이정도 풀고 좀 어려운거 풀어보려고 앱7 시켜서...
-
ㅈㄱㄴ
-
탕 탕 탕 8
후루 아님 총쏘는소리다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