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COONAMATATA [1340926] · MS 2024 · 쪽지

2024-11-15 22:33:38
조회수 615

등급 헤이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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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수능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22번 케이스를 다 헤일 듯합니다.

EBS에 하나둘 새겨지는 등급컷을
이제 다 못 믿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의대 반수생이 성적을 입력치 않은 까닭입니다.

20번 하나에 후회과
27번 하나에 절망과
28번 하나에 쓸쓸함과
29번 하나에 탄식과
30번 하나에 눈물과
숫자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숫자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고등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정시파이터 아이들의 이름과, 확통, 미적, 기하, 이런 선택과목들의 이름과, 벌써 수시 최초합한 계집애들의 이름과, N수생들의 이름과, 현우진, 양승진, 이미지, 한석원, 김기현, 차현우, '강민철' 이런 수학강사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1등급이 아스라이 멀듯이.


2등급,
그리고 당신은 멀리 서울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오르비에
고대 최저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성적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적힌 성적표 위에도
자랑처럼 2등급이 무성할 거외다.
(2025. 11. 15.)


공1 미4 81점 실채점 2등급됩니까 절실합니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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