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야 자격지심에서 벗어나게 되었네요
저는 현역으로 지방대에 붙었습니다.
아마 교명을 처음 들으시는 분들도 많을겁니다.
솔직히 그 나이때는 학벌이 중요하다고 생각 안 했습니다.
그냥 어느 대학을 들어가든 나 스스로만 잘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비록 알바, 군대, 대학이 전부지만) 사회생활을 해 보니 은근 학벌이 차지하는 영향이 크더라고요.
특히 내가 가진 꿈 자체가 학벌 때문에 무시당하는 일이 너무 많았습니다.
알바 사장. 결과적으로는 참 감사한 인물이 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다시 수능보기로 결심한 지분의 80% 이상은 저 사람이 가지고 있습니다.
'xx고등학교면 그래도 공부 잘 하는 애들 가는 학교 아니야? 근데 넌 어쩌다가 oo대로 갔어?'
알바 처음 시작할 때 들은 말입니다.
그 외에도 학벌을 거론하며 은근히 제 자존감을 낮추는 발언을 하더군요.
"역시 사람은 서울에 있는 대학을 나와야 해. 지방대학 나와서 서울에 자리 못 잡잖아"
"고시? 너네 대학에서도 붙는 사람 있어?"
"반수도 생각한다고? 3년 내내 열심히 해서 거기 간 거 아니었어?"
"oo대학교 좋다는 것도 다 옛날 얘기지~"
저런 화법이 참 거시기 한 게, 차라리 대놓고 쌍욕을 하지 돌려서 까는 화법은 내가 화내면 괜히 예민한 사람 된 것 같고, 그냥 넘어가자니 참 기분이 나쁘더라고요.
(혹시 아무 문제 없는 말인데 정말로 제가 예민하게 받아들였다고 생각된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불필요한 분란이 걱정되어 대학명을 밝히지는 않겠지만, 사장 학벌이 그리 잘난 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제 학벌은 그것에조차도 못 미쳤기에,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그 외에도 대학 동기들하고 이야기를 하다 보면, 내가 이 꿈을 꿔도 되는게 맞는지 확신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상술했듯, 제 목표는 행시입니다. 저희 대학에서 붙은 유래가 없습니다.
그래서 동기들하고 진로 얘기를 할 때, 괜히 7급으로 꿈을 낮춰서 말했고, 그조차도 너무 높은 거 아니냐는 말을 듣고는 했습니다.
적어도 내가 가진 열정이 학벌 때문에 좌절되는 일이 없도록, 더 늦기 전에 수능을 다시 봐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사실 1년 내내 공부를 하면서 적어도 사장보다는 좋은 대학 나와서 저 말들 그대로 돌려주는 게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정작 목표를 이룬 지금, 사장에게 굳이 그렇게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괜히 좋은 대학교 간 친구들이 학교 생활 얘기하면 위축되고는 했는데
이제 그럴 필요도 없어졌습니다.
20대 초반을 얽어매던 자격지심, 이제서야 벗어나게 된 것 같습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정말 쌉 허수지만 대학 라인 좀 잡아주실 수 있을까요?? 우선적으로 인문계열 사범대...
-
냥대식 4
929면 보통 어디 쓰면 되나요? 사과대는 무난하겠죠?
-
수능 24243 0
24243이면 제일 높게갈 수 있는 대학이 어디인가요..? 반수 좆돼서 심각ㅎㅐ서요..
-
토복이 니나 뼝아리빵 오키타 인생유기...
-
일본가야지 13
여권 젤 빨리 갱신하려면 한 2,3일 걸리려나요
-
친구가여자랑잘대화하는법알려줬어요 하지만애초에대화할수있는 여자가없다고하니까 친구가말을못잇더라고요
-
바쁘다 4
바빠 남의돈먹기힘들구나..
-
최근 반년간 친구 한번만남.
-
반수 성공했는데 3
전적대 자퇴 지금 가서 해도 되는거죠? 그리고 자퇴 신청하고 자퇴 처리된걸 제가...
-
지금 진학사에 건대 변표 적용된거 맞나요? 저는 진학사 예측점수랑 오늘 나온 변표...
-
ㅇㅁㅇ
-
지거국 갈 수도 있어서 재수생도 거의 없을 것 같은데 친구 없이 다녀야하나 …
-
통합사회 통합과학 공부해보신분들 분량이 어느정도인가요? 2
음.. 사문이랑 비교해보면 각각 10사문,20사문 정도 되나요? 각각 9과목...
-
무물보 13
심심
-
pc기준 작성이라 문단 이상하게 바뀔 수도 있음 수능도 끝났고 개강까지 3개월 정도...
-
ㅈㅉㅇㅇ!! 염색 생각 없었는데 충동적으로 함 새빨간 레드는 아니고 검정에 가까운 레드임여
-
학교를 최대한 높이고 싶습니다.. 과는 상관없구요.. 경기도 위례 삽니다 한양대...
-
레어 내놔 4
입찰받은거 내놔라 오르비 ㅠㅠ
-
더 높은 곳으로만 날았지
-
냥대 공대 쭉둘러보니까 좋은데가 많네 갑자기 가군에서도 머리가 아픔
-
n수생특 모쏠임 2
-
이 가사어떰 1
인천공항 입국허가 지구 돌아네 커리어 던져버려 투포환뗄 수 없어 내 두 고환을난...
-
그동안 안 고마웠어요 10
반성하세요
-
수시에서 정시로 돌리려하는데 커리 추천 좀 해주세요 고2 9모 기준 (42333)...
-
음 그냥 아무생각없이 수학실모푸는게 더행벅한거같기도하고 서바백분위100정말행복했는데 헤헤
-
방금 충격을 받았어요 12
탑스터를 모르시나요..?
-
바나나킥 내사랑 6
우하하하!!
-
수능 만점이어도 연대치대못감?
-
25미응시 개인적으로 문법에재능없다고생각해요
-
수시떨 표본 들어올 시점인데
-
지거국1등 3
경북대임?
-
언매미적생윤사문으로 백분위 89 83 영어2 69 74 떴는데 이과 교차지원도...
-
대마법산가
-
그동안 고마웠어요 13
앞으로도고마울께요
-
방구석 히키같아서 근데 항상 이랬던거같기도 하고 비생산적이야
-
제목 어그로 죄성합니다….(진심은 아니에요) 현역때 교과로 부산대 기공 붙어서...
-
7~8시간정도
-
풀어야 될까용? 5~7개년 정도만 보고 나머지는 ebs연계로 때워도 되는감
-
안녕하세요 예비고3 정시준비하는 학생입니다. 시발점이랑 쌘풀고 또 추가로 풀려는데...
-
탈릅 예고제 실시 19
2025년 1월 1일 조용히 탈릅하겠습니다 누나 간다고 옯붕이들 울지 말고~
-
아주대 1
아주대 예비 179면.. 걍 버리란 소리죠? ㅋㅋㅋ
-
10명한테 500덕 드립니다 과연
-
ㄷㄷ..
-
바로 가버리네 6
-
부산대 예비 0
이거 가능항가요?
-
ㅇㅇ
-
알바 0
면접 오라는 연락 받기가 힘들지 면접 가면 그래도 95퍼는 붙는 듯
-
뭐함??? 현셩살러 오르비다떠났나보네,,ㅠ 기만자들
-
떠나가는 모습을 보면 10
덩달아 짐을 챙기고 싶을 때가 있지요
너무너무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