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없음 [377726] · 쪽지

2015-12-18 15: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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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졸업 후의 진로

게시글 주소: https://susiapply.orbi.kr/0007181120

안녕하세요 미천한 지방대 예과생 닉없음입니다.
다들 의대를 졸업해서는 의사'만' 된다고 생각하시고 의대 선택은 안정성만 보는 걸로 생각하시더라구요...
의대는 의사면허학원이 아니라 '의학'을 공부하는 곳입니다.
세 번 날아가서 다시 쓰는 의대 졸업 후의 진로에 대해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읽어보시고 좋은 정보라고 생각되면 추천 눌러주세요 ㅎㅎ


정보의 출처는 저희 교수님의 강의(저희 학교는 이런 것도 강의해요!!ㅋㅋ)와 스닥 등입니다.
글을 읽기에 앞서 Net : 세후 페이, Gross : 세전 페이라는 의미로 쓰겠습니다.




1. 임상의
 다들 알고 계시는 임상진료를 보는 의사입니다. 의대 졸업 이후에 보는 '의사국가고시'에서 통과를 하면 의사 면허증(자격증 아닙니다)이 발급되는데 이를 가지고 있으면 모두 임상의를 할 수 있습니다. 흔히들 아시는 페이닥터(봉직의), 개원의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페이닥터는 대부분 1~2년 계약의 계약직(비정규직)이며, 과거에는 Net로 계약을 많이 했지만 최근 퇴직금 등의 소송에서 고용의가 불리하게 되어 Gross로 계약하는 경우도 왕왕있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페이닥터의 취직이 준종합병원등의 봉직의로 일하는 경우가 대다수였지만 최근에는 대기업의 자문 혹은 진료의로 또 대학병원의 촉탁의(아직은 전국에 지원자가 0명수준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좀 더 제도가 정착되어야겠죠)로 일하는 등 페이 시장도 점점 넓어져가고 있다고 합니다.(의사 수 증가 속도가 더 빨라 포화되는 속도가 더 빠르지만 ㅜㅜ)


2. 제약회사
 제약회사에서는 의사면허증을 약사면허증보다 우대해준다고 합니다. 의사들이 주로 하는 일은 신약 개발 등의 연구나 병원의료진과의 중간자, 회사의 의료자문 역할을 맡는다고 합니다.
 과거엔 GP(General Practitioner, 일반의)분들도 '이사' 직함(임원)을 주고 대우도 그렇게 해주었지만 최근에는 '부장' 이하의 직함(준임원 대우)을 준다고 합니다(첫 취직시). 또 아예 내과 혹은 가정의학과 전문의나 Fellow 이상을 원하는 곳도 많다고 합니다.
 외국계 제약회사의 경우 Fellowship을 마치고 처음 입사하였을때 초봉 Gross 1억 정도에 계약을 하고 인센티브 등을 포함하여 일반적으로 Gross 1억 5천 정도 된다고 합니다. 외국계 제약회사에서는 해외 출장의 기회가 많고 출장지는 주로 유럽 미국 등이라고 합니다. 대신 영어를 잘해야겠죠...
 대부분 영어 능력이나 5년 이상의 임상 경력 등을 요구한다고 합니다. 취직시 2~3년의 근무 이후 다른 곳에 헤드헌팅 되어 나가는 경우가 많은 편이라고 합니다.


3. 의공학 계열
 의공학 계열 역시 의료가 관련된 계열로 MD(Medical Doctor)를 우대해준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사람이 대부분 의사이고 MD가 임상 진료 외로 진출하는 경우가 흔하지 않아서 그렇겠죠. 의료기기 회사 역시 과거에는 GP분들도 우대해주었으나 요즘은 전문의나 Fellowship까지 마치신 분들을 원한다고 합니다.
 외국계 회사로는 지멘스, 한국계에서 위상이 높은 곳은 루트로닉 등의 의료기기 회사가 있겠네요.
 정확한 대우는 잘 모르겠지만 우선 일반회사원보다 좋은 점으로는 학회 참여 등 여러 이유로 인해 휴가 사용이 자유롭다고 해요. 또 이 쪽도 대부분 준임원급 이상의 대우를 해주기 때문에 주식회사의 경우 스톡옵션, 그 외에도 법인 차를 제공해주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합니다.


4. 의료 전문 변호사
 요즘은 비교적 잘 알려진 분야이고 시장이 포화되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의과대학 졸업 후 의사면허증을 따고 로스쿨을 졸업하거나 사법고시를 패스하는 케이스입니다.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학벌이 중요시 된다고 합니다.(지방대생은 설로를.. ㅜㅜ) 이 분야 역시 과거에는 GP 분들이 많이 진출하였으나 요즘은 내과계열 전문의(IM, FM, NM, RM 등)까지 따야하는게 관행처럼 되었다고 합니다.
 주로 의료사고 등에 대한 송사에서 병원 측에 서서 병원을 디펜스 한다던지 환자 측에 서서 소송을 진행하는 등의 업무를 맡는다고 합니다.
 혹자는 전문분야로서의 가치가 높다, 혹자는 소송에서는 판/검에의 인맥이 중요한데 MD출신은 서자다 등의 반응을 보입니다.(최근 사법고시 축소/폐지 여론으로 서자설은 사그라들것 같긴합니다.)


5. 의료 전문 기자
 이 역시 비교적 잘 알려진 분야로 유명 선구자로는 '홍혜걸' 씨가 있습니다. 의과대학 졸업 후 의사면허증을 따고 각종 언론사의 소위 언론고시를 패스하는 케이스입니다. 아무래도 이 분야도 상대적으로 학벌이 중요하겠죠..ㅜㅜ 의료 전문 기자 역시 포화된 분야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주로 전문 지식이 필요한 칼럼이나 기사를 쓰는데에 있어 자문 역할을 하거나 직접 기사나 칼럼을 쓰고 인터뷰를 하는 여느 언론인과 다를 것 없는 일을 한다고 합니다.
 위의 '홍혜걸'씨는 GP로 알고 있고 저희 교수님 말씀으로는 페이는 임상의보다 좀 적지만 본인이 재밌어서 하시는 일이라고 말했다더군요(동기인가 후배인가 친구인가 개인적으로 아는 분이셨다고 하셨어요)


6. 의료/보건직 공무원
 MD 면허증을 따고도 더 안정적이고 높은 삶의질을 추구하기 위해 어느정도의 페이를 포기하고 의료/보건직 공무원으로 진출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공공기관이나 보건소 등에 취업하는 경우로 기관에서는 대부분 정규직으로 채용하지만 지방자치단체의 보건소장 등은 1~2년 계약의 계약직(비정규직)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Gross 7000-8000정도 선으로 채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서울 등 수도권의 자리는 거의 포화되어있는 편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정규직의 경우 5급 공무원에 준하는 대우로 2~3급 정도까지 승진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계약직의 경우 과거에는 준4급, 준5급으로 채용했으나 최근에는 6급채용이라고 합니다.(더 자세한 사항은 스닥에서 봤지만 작성자분이 본인이 올리신 사이트 말고는 퍼나르지 말아달라고 글에 써주셔서... 제가 정확히 아는 분야가 아니라 현재는 어떻게 되었을지 몰라 쪽지도 받지 않습니다.)


7. 기초 연구
 대한민국에서 안타깝게도 기초 연구 분야는 매우 인기가 없습니다. ㅜㅜ 하지만 기초 연구가 적성에 맞는 듯 하고 본인이 기초 연구를 하시고 싶으신 분들은 성적이 되신다면 의대도 좋은 선택입니다. 우선 최근 생명 관련 연구는 인간에 관련된 연구가 메인스트림이고 이에 따라 MD-PhD분들이 주류를 이루신다고 알고 있습니다.
 주로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등 혹은 유학을 나가 PhD 학위를 얻으시고 연구를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의과대학에서 안타깝지만 기초연구는 정말 필요한 분야임에도 주요 관심사가 아니라서 대부분 학교에서 기초연구를 하고싶다고 하면 6년 전장과 채용을 보장해주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저희 학교의 경우이고 저희학교의 연구시설의 상태가...ㅜㅜ)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기초 연구를 하는 것의 장점은 우선 의사 면허증이 있기 때문에 항상 돌아갈 곳이 있다는 점입니다. 대다수 기초 연구를 하시는 분들이 정말 원하는 공부를 하시면서도 항상 고민하시는 점이 생계에 관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에 대한 장점이 있죠. 또 앞서 말했듯이 생명, 의료 관련 기초 연구에서는 의과대학을 졸업하신 분들이 주류를 이루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의사 면허증을 가지고 진출할 수 있는 분야는 다양합니다. 사실상 세상 모든 사람의 건강이 관련된 분야의 취업 시 의사 면허증이 큰 역할을 해줍니다.
 다른 분들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의사'의 전망은 안좋을 수 있고 '의사'의 진로는 한정되어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대 졸업생'의 전망은 밝고 눈부셔서 썬글라스를 쓰고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오잉 의대생은 모두 OS급?). 또 '의대 졸업생'의 진로는 보시는 바와 같이 매우 넓습니다.

다시 한번 '의대'는 '의사 면허 학원'이 아니라 '의학'을 공부하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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