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렌 [278738] · MS 2018 · 쪽지

2011-09-02 07:29:42
조회수 2,721

9월 수리가형 21,29,30번 +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게시글 주소: https://susiapply.orbi.kr/0001663843

21번.
f(p)=p이면 f(f(p))=p는 자명합니다. 이것에 대하여 한두 줄 정도 써 가면서 증명한다면, 그것은 읽는이의 수준을 낮게 본 것입니다. 즉, 이 명제는 읽는 순간 당연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나머지정리 기억하시죠? A(x)=B(x)Q(x)+R(x)에서 나머지 R(x)를 알고 싶으면, B(x)Q(x)가 0인 경우를 생각하면 됩니다.(이 또한, 아주 자연스러운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Q(x)는 잘 모르니까, B(x)가 0인 경우를 생각해야지요.

29번.
문제를 풀기 전에, 주어진 상황을 이해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내분점의 공식은 많이들 아실 텐데, 내분의 정의를 잊으면 안 됩니다. 그리고 3차원 공간의 각 축은 서로 수직이기 때문에, 3차원 벡터 또는 3차원 공간의 점의 각 성분은 독립적으로 활동합니다. 이에서, BP가 평면 알파에 평행하다는 것을 바로 알아야 합니다.

문제는 처음부터 끝까지 넓이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넓이와 무관한 건 신경쓸 필요가 없습니다. 

별로 아는 게 없습니다. 정사영이라는데, 이면각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조금 더 상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삼각형 ABC의 넓이는 왜 9일까요? 살펴보면 각이나 길이에 대해 아는 게 없습니다. 즉, 직접 구할 수 없는 넓이라는 거죠. 넓이를 직접 구할 수 없을 때는, 넓이가 같은 다른 도형을 이용하거나, 도형을 쪼개는 방법이 있습니다.(이것이 여러분이 알고 있는 넓이를 구하는 방법의 전부입니다! 다른 건 없습니다!) 그러고보니, 선분 BP를 밑변으로 하는 두 삼각형으로 쪼개면 그럴싸해 보입니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면, 지금 우리는 넓이만 생각하는 중입니다. 선분 BP가 밑변이라면, 점 A와 C의 위치는 전혀 중요하지 않고,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점 A와 선분 BP 사이의 거리, 점 C와 선분 BP 사이의 거리만 의미 있습니다. 그렇다면, 넓이를 유지시키면서 점 A와 C를 이동시켜서, 각 APB가 직각이 되게 삼각형을 변형할 수 있습니다.(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변형하면 좀 더 생각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선분 AB의 길이와 '높이성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에서 이면각이 얻어지므로 정사영을 써도 되고, 정사형하면 밑변은 달라지지 않고 높이만 달라진다는 점을 이용해도 됩니다.(사실, 이게 정사영과 넓이 사이의 관계의 근본 원리입니다)

30번.
상황 파악이 시작입니다.

상황 파악을 하려면, 전체나 일반적인 성질에 주목해도 되지만, 각각의 개별적인 경우를 이용해도 됩니다. 이 경우 전체나 일반적 성질은 알기 힘드니까, 몇 가지 개별적인 경우를 통해 상황을 파악해야 합니다.

이른바 '나열'을 하게 되는 셈인데, '나열'은 아무런 의미 없이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원리를 찾기 위한 나열입니다. 개별적인 경우를 구하고 있지만, 그 과정 속에서 무엇이 공통적인지, 무언가를 구할 때 같은 방법을 쓰고 있지는 않은지에 주목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 세 번째까지는 공통적인 게 거의 안 보일 겁니다. 하지만 일곱번째 까지를 문제에서 묻고 있으니, 그 다음도 살펴 보아야 합니다. 그러다가 일곱번째까지를 모두 나열하게 될 수도 있지만, 그렇더라도 규칙을 파악한다면 덜 실수하게 됩니다. 문제가 나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문제를 끌고 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식으로 살펴보면, y=2^x위의 정수점들의 간격은 x가 증가할수록 점점 커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런 이유에서, 세번째 이후를 지배하는 원리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문제 풀이 자체에 대한 이야기
개념을 정확하고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일단 우선되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는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를 잘 알아야 합니다. 

문제를 다 풀었을 때, 자신의 풀이를 보면 마치 높은 산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는 것처럼 보여야 합니다. 우왕좌왕하면서 어쩌다가 푼 게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잘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그러한 풀이를 얻을까요?  문제 풀이 과정은 당연한 것의 연속이 되게 하면 됩니다. 다음과 같이 말이죠.



새로운 상황이 주어져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상황을 파악해야 합니다.
무언가 구해야 하는데, 이를 구성하는 각각을 모두 구하기에는 구성원이 많습니까? 그렇다면 공통적 성질이나 원리를 이용해서 구해야 합니다.
공통적 성질이나 원리는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주어져 있는 공통적 성질에서 추론하거나, 개별적인 경우를 살펴보고 알아내면 됩니다.
개별적인 경우를 살펴보면서 결국 원리를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냥 무작정 개별적인 경우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 경우를 구하는 과정 속의 공통점을 찾아보겠다는 생각으로 구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넓이만 묻고 있다면,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 넓이와 관련되어 있는 것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다른 건 변하든 말든 상관이 없습니다.
넓이는 어떻게 구합니까? 넓이가 같은 다른 도형을 이용하거나, 넓이의 관점에서 관련이 있는 다른 도형을 이용하거나, 도형을 쪼개서 구하면 됩니다.
그러면 매번 일일이 그렇게 해야 합니까? 대표적이고 기본적인 도형들에 대해서 미리 해 보고, 결과를 기억하여 활용하면 됩니다.
한두 번 쪼개어서는 구할 수 없을 것 같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끊임없이 계속 쪼개면 됩니다.

어떤 양이 다른 양들과 무언가 관련이 있을 때, 어떤 양의 최댓값을 묻습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선 어떤 식으로 관련이 있는지부터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상황을 살펴보니 하나의 양이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 그런 다음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건 상황과 상황 속의 여러가지는 그 하나의 양의 함수라는 겁니다. 그 함수를 알아내고 그래프를 그려 최댓값을 찾으면 됩니다.
그래프는 어떻게 그립니까? 증가/감소/오목/볼록을 알면 대강 그릴 수 있습니다. 
그건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미분하면 됩니다.



이렇게 하려면, 문제 하나하나를 풀어 나가면서도 그 속에 있는 '공통적인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최댓값은 어떻게 구할 수 있나'에 대하여, 고등 학교 과정까지 배운 모든 것을 나름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답할 수 있어야 하고, 여러 문제들의 풀이 과정을 서로 비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식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문제를 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이러한 당연한 생각들은 결국 문제를 푼다는 것 자체와 관련된 것입니다. 그런 이유에서 이를 잘 알고 잘 쓰게 되면, '이러이러한 문제를 풀 수 있다'에서 '문제를 풀 수 있다'라는 경지에 다가가게 됩니다. '처음 보는 문제이지만, 이런저런 생각해서 풀었다'가 가능해진다는 거죠.

또한, 당연한 생각들로 풀이가 이어지게 되면, 문제 풀이가 마치 물 흐르듯이 이루어지고, 군더더기가 사라집니다. 그렇게 되면, 모의고사를 볼펜으로, 심지어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풀 수도 있게 되고, 자신이 시험을 본 시험지가 답지가 됩니다. 실제로 저도 그러한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일부러 모의고사를 볼펜으로 풀곤 했었고, 오히려 시험지가 깔끔해지게 되었습니다.

결국 수학의 중추는 '개념과 당연한 생각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개념을 확실히 다지고, 당연한 생각들을 잘 알고 잘 쓸 줄 알면 100점이 나옵니다. 종종 교과서만 공부하고 100점이 나왔다는 이야기가 드물게 나오는데, 그 사람이 교과서로 개념을 공부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당연한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면 이는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수학 공부를 많이 하는 것 같지 않은데도 점수가 잘 나오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도 '당연한 생각'을 쉽게 획득했기에 그게 가능한 것입니다.

여러 가지 문제를 풀어 가면서, 제가 소개한 '당연한 생각들'에 대해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