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아이유 [352875] · MS 2010 · 쪽지

2013-12-23 06:4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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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을 바라보는 여러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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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 접수 이야기가 나오는 거 보니, 이제 여러분들께서 그렇게 몇 년을 준비하셔서 받아내신 결과물을 바탕으로 성과를 올리는 시즌이 온 게 확실해 보이네요... 


저는 며칠 전에 삼학년을 끝낸 재수 신분 입학생입니다~ 

솔직히, 오르비언들의 실력은 엄청나기 때문에, 다들 좋은 대학에 입학을 하실 거라 믿습니다만, 이번에 평소의 본인답지 않게 실수를 하셔서 맘이 아프게도 재수를 준비하고 계시거나, 혹은 정말 운이 나빠 재수까지 고려하고 계신 분들께, 몇 말씀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재수를 준비할 때, 그런 분들이 옆에 계시지 않았었는데, 저는 이제 곧 고 3이 되는 의대준비생 동생을 두고 있는 오빠의 맘으로 여러분께 감히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1. 몸을 챙기세요! 
- 그 동안 수험 생활하느라 정말 고생한 몸입니다. 여러분들이 아무리 어리고 혈기왕성하다고는 하나, 절대로 초인은 아닙니다. 저만 해도 그랬습니다. 현역 시절 재수를 고려하면서 원서를 써놓고, 나는 멍청했으니 바로 다시 준비를 한다는 마음으로 또 공부를 하려고 멍청스레 덤벼들었습니다. 물론, 공부는 노력과 비례한다는 말이 있으나, 무작정하는, 내 몸을 돌보지 않는 공부는 오히려 독이 됩니다. 날도 추워졌을 뿐더러, 여러분의 몸은 그동안 운동과는 많이 멀어졌고, 생각보다 체력이 많이 약해졌을 겁니다. 특히 운동을 좋아했던 남학생들은 더욱 더 심할테고, 운동과는 애초에 거리가 멀던 여학생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이 됩니다. 이미 재수를 마음 먹었더라면, 혹은 맘 속에 나름의 준비가 있더라면 올 겨울 체력을 끌어올리고 몸을 생각하세요~ 또 일년을 버텨야 합니다. 드라마에서 본 말 같은데, 몸은 내가 해 준만큼 나에게 보답한다고 했습니다. 건강이 우선입니다 여러분. 

2. 닥치고 공부가 아니라 알아보고 공부. 
- 한 번 쳐 본 시험이니까 내가 현역보다는 당연히 앞서겠지. 오산입니다. 적절한지는 모르겠으나, 예를 들어 박지성보다 나이가 많은 축구 선수라도 박지성보다 경험만을 앞세워서 우월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분명히 약점이 있었기 때문에 여러분은 다시 한 번의 도전이라는 지금으로써는 어떻게 보면 시련의 계절을 겪고 계신 분들입니다. 본인은 본인이 가장 잘 알아야 합니다. 내가 어떤 영역에 어떤 파트가 약했고, 1년을 돌아보며 어느 계절에 공부가 가장 힘들었으며, 어떤 때 가장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지 못했는지 등을 철저히 파악해야 합니다. 더불어, 재수는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을 해보아야 합니다. 남들이 어느 학원 기숙학원이 좋은지, 어떤 단과반에 어떤 선생님이 좋은지 말하는 것도 물론 도움은 될 수 있으나, 그것이 절대적이지는 않습니다. 내게 맡는 공부를 할 수 있는 재수 방법은 무엇일지 지금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3. 패배자가 아니다. 기죽지 말라! 
- 앞에서는 제가 시련의 계절이라고 말씀을 드렸지만, 돌아보면 정말 많은 도움이 되는 시절입니다. 참을성을 길러주기도 하며, 시련을 넘길 수 있는 능력, 자기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재수를 하며 몸에 벨 수 있습니다. 저만 해도, 늘 남들보다 잘하고 성과를 걷어와서 실패에 익숙하지 않았던 현역 시절 전의 모습에서 지금은 어려움이 찾아와도 스스로 심호흡을 하고 해결을 하려는 자기 조절 능력이 생긴, 스무살 중반의 한 사람으로 거듭났다는 생각이 스스로에게 많이 듭니다. 분명 1년이 늦게 시작 될 수도 있지만, 그만큼 남들이 가질 수 없는 경험을 가지고 출발하는 새로운 스타트 선이 될 수 있습니다. 나보다 공부를 못하던 친구는 대학을 가더라, 엄마의 친구 딸은 혹은 아들은 어떤 대학에 가더라.... 그래요 다 좋지요. 그런데 여러분이 기 죽을 이유는 없습니다. 저도 아직 여러분보다 엄청 나게 더 살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크게 놓고 보아 1년은 언제든 되찾을 수 있는 시간이 돌아옵니다. 대신, 누구나 다 그 1년을 되찾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건 아닙니다. 독한 1년을 가지세요!   

4. 부모님께 감사하고 또 감사하는 마음!
- 죄송한 맘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잔소리를 들을 때, 짜증이 나는 것도 사실입니다. 어쩔 땐, 한 식탁에서 밥을 먹고 있는거 자체가 불효라는 생각마저도 듭니다. 늘 자기 전에 저를 걱정하시던 부모님들께 저는 자식으로서 효도는 못할 망정, 오히려 걱정만 끼쳐드리는 거 같아 죄송스러웠습니다. 그 맘을 가지고 이를 악물었고, 재수 시절 결국 수능이 끝나고 답을 맞추고 어머니, 아버지를 난생 처음 제 팔을 벌려 껴앉고 실컷 엉엉 울었습니다.  그리고 짜증스러움과 죄송함을 내려놓았습니다. 어머니, 아버지는 비록 지금 여러분에게 염려 어린 맘으로, 잔소리를 들릴 수 있는 말을 하실지는 몰라도 모두 여러분의 가장 큰 후원자로서 여러분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본인들 옷 한 벌 사입으시는 일에는 손이 벌벌 떨릴지 몰라도 자식 새끼, 강의 사는 일, 더 좋은 거 먹이는 일에는 아낌이 없으시는 분들이 부모님입니다. 친구보다도, 선생님보다도 여러분을 가장 크게 지지하고 응원하는 부모님께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공부를 하세요! 저 같은 경우에는, 공부가 짜증나고 지치다가도 힘든 하루 일과를 마치시고도, 저를 보며 늘 웃으시는 어머니를 보며 다시 힘을 받고 했습니다. 

5. 휘둘리지 않기! 
- 재수를 하다 보면, 대학을 먼저 간 친구들에게 휘둘리는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축제를 한다, 소개팅 미팅을 한다 하며 얄궂게도 여러분의 맘을 뒤흔들어 놓는 그 순간은 친구가 아닙니다. 제가 좀 이기적이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일단은 내가 잘 되야 합니다. 그 순간만큼은 독해지십시요. 다시 한 번 책상에 앉아, 후회를 하고, 대학 전공 교재 대신 수능 책을 보고 있는 1년 후의 당신을 생각하세요! 누구의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마세요. 벚꽃은 일년 후에도 다시 피고, 바닷가는 일년 후에도 여전히 푸르고, 여러분의 1년후 대학 축제가 더 재밌을테니까요. 

6. 남 탓 하지 않기, 겸허히 받아들이기. 
- a. '아 괜찮아, 내가 1등급이었는데, 그 날은 운이 없었어.' 
   b.'아 그 선생님이 문제야. 다른 선생님 강의 들은 놈들은 잘 됐는데... 내 탓이 아냐.'
   c.'아 시험장에서 의자 끄는 놈이 문제였어. 집중이 안됐잖아.'
일단 셋으로 나눴지만, 결국 저 세 유형의 변명만 늘어놓는 사람은 성공하기 힘듭니다. 남 탓을 하면 맘이야 편해지겠지만, 내가 나를 속여 다시금 덫에 빠지게끔 만듭니다. 좀 쓰게 들리겠지만, 그래도 혹시나 저런 생각을 가지시는 분들을 위해 재수없지만 한 소리 드리겠습니다. a 유형 학생들과 같이 저렇게 말을 하고 생각을 하게 되면, 정말 자기는 늘 1등급이 되는 줄 알고 거만하게 됩니다. 내가 나를 속이는 경우이죠. 괜찮아 난 1등급이었는데, 재수가 없어서 미끌어진거야? 아닙니다. 절대. 나를 앞선 누군가가 상대적으로 나보다 나았기 때문에 여러분이 미끌어진 것입니다. 겸손해지십시오. 더 갈고 닦아야 합니다. b 유형 학생들! 어떤 선생님(저 같은 경우는 검정고시생이기 때문에 인강 선생님)이든, 제자들이 잘 못된 길로 가게끔 노력하시는 분들은 안 계십니다. 선생님이 어떤 비법을 알려줘도 수험장에서는 여러분이 문제를 풉니다. 그걸 여러분의 것으로 못 만든 여러분의 잘 못이지, 절대 선생님의 잘못이 아닙니다. c 유형 학생들, 같은 고사장에서 시험 본 학생들 중에도 분명 만점 맞는 학생이 있습니다. 
남의 탓을 하다보면, 결국은 자기가 함정에 빠집니다. 다음 번에도 잘 안 되면, 남의 탓을 해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입니다. 겸허하게 결과를 받아들이세요! 꼭!   

7. 삼수생 언니, 사수생 오빠 따라하지 않기. 나만의 습관 찾기.
- 이건 물론, 좀 아주 엄청나게 기우일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제 경험이 아닌 친구의 경험에서 배웠죠. 올해 군 제대 후 마음 잡고 공부하는 친구는 매번 학원에서 배운 파트를 제게 와서 다시 질문을 하고 답을 얻어갔었는데요. 그 친구가 한 두달 이후에는 저를 찾아오는 것이 뜸해졌습니다. 학원에 사수생 형이 있는데, 그 형이 알려주는 대로 따라가면 된다고, 잠은 세 시간만 자도 충분하고, 문제집은 어디 것이 좋다고. 좋은 생각이 아니란 제 조언은 오히려 무시하고 그 형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본인만의 습관을 못 찾던 그 친구는 결국 올해 입시를 포기했습니다. N수생이 요지가 아닙니다. 무조건 남의 말을 듣고, 내 습관을 구축할 생각을 못하면 안 됩니다. 물론 세 시간 자는 것이 몸에 벤 사람에게는 괜찮겠지요. 그런데, 그 습관은 남의 습관이지 내 습관이 아닙니다. 내게 맞는 것을 선택해야지요. 물론 어려운 문제 잘 풀면 좋지만은, 내게 맞는 것을 해야지요. 나만의 학습 습관을, 잠옷과 같이 편안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내게 맞는, 그리고 필요한 습관을 들여가는 시기로 지금을 활용하세요. 팔랑귀는 금물입니다.  

8. 일 년의 장기 계획 세우기
- 수능은 이미 겪어보셔서 알겠지만, 장기적인 레이스입니다. 이제부터 여러분은 현역 때와 같이 학교 수업과 수능을 병행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만큼 여러분이 쏟을 수 있는 시간은 많습니다. 다만 이 시간은 내 경쟁자에게도 주어지겠지요. 그만큼 계획이 철저해야 합니다. 이 때까지는 적어도 개념 학습, 이때까지는 약점 보완, 이 때에는 양치기라는 일련의 장기계획을 준비해놓아야 합니다. 

별거 아닌 말을 너무 길게 늘어놓았네요. 
올해 원서를 쓰신 분들이 꼭 입시에서 기쁨을 맛보시기를 바라고, 또, 제가 이글을 쓴 이유인 재수 준비생분들께서는 꼭, 내년 이 맘 때쯤을 편한 마음으로 웃으시며 보내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열심히 공부하시는 여러분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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