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가필드 [1047343] · MS 2021 (수정됨) · 쪽지

2022-03-02 22:4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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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서 반수해서 서울대의대 가는법 (인증o)

게시글 주소: https://susiapply.orbi.kr/00055227633

먼저 제목 어그로에 사과드리며.. ㅋㅋㅋㅋㅋ

개강을 했지만 생각보다 심심해서 오랜만에 오르비에 들어와서 잡소리나 조금 해보려고 합니다

원래 예전에 쓰던 계정이 있었는데 그 계정은 전적대 관련해서 쓴 글이 있어서 사람이 특정될 것 같아 오르비를 하지 않은 친구 계정을 빌렸으니 혹시 프로필이나 닉네임 등으로 이 계정이 누군지 알거같아도 유추는 자제 부탁드려용

제가 말이 많은 편이라 쓰고보니 글이 엄청 길어졌네요. 스압 주의


목차

0. 인증

1. 반수는 왜 하게 되었는가?

2. 실패요인을 "제대로" 분석하라

3. 수능은 운이다- 내가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으리란 착각


0. 인증

(남의 계정으로 뱃지를 신청할 수는 없어 인증은 합격증으로 대체합니다)



1. 반수는 왜 하게 되었는가?


우선 제목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반수생입니다

전적대를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으나 전적대 역시 의대였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충분히 만족하고 다닐 수 있는 정도의 학교였으나....

반수를 결심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다시 시도하지 않는다면 평생 저에게 한으로 남을 것 같아서였습니다


성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죠.

저에게 제 전적대는 완전한 실패는 아니더라도 절대로 성공으로는 여길 수 없는 학교였고,

그러한 아쉬운 입시결과로 인해 절망하고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 원래 진취적이고 열정적인 성격이었던 제가 매일매일을 무기력함에 빠져 다른 사람과 비교만 하며 사는 것을 보고는 반수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한 번 더 시도하더라도 성공하지 못한다면 저의 길은 수능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있는 것을 인정하고 깔끔하게 그만하기로 하고,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시도해보기로 결심하고 시작한 것이 2022 수능입니다.



2. 실패요인을 "제대로" 분석하라


그런 말이 있죠. 옳은 풀이는 한가지지만 틀린 풀이는 별의별 이유로 틀릴 수 있다고.

마찬가지로 성공하는 방법에 비해 실패하는 방법이 무수히 많습니다.

따라서 모든 사람마다 실패의 원인은 전부 개별적이고 다릅니다.

저는 재수학원들이, 그리고 재수학원만 믿고 가는 n수생들이 이러한 점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역 때는 공부를 별로 하지 않았다. 제대로 하기만 하면 오를 것이다."

"작년 수능때는 긴장해서 실수를 했기 때문에 올해 한 번 더 치면 괜찮을 것 같다."


굉장히 많은 학생들이 이러한 생각을 하며 +1수를 합니다.

저 역시 공부량과 실전경험 부족이 제 유일한 문제라고 생각하고 한 번 더 도전한 적이 있습니다.

결과는 어땠는가?


실패라고는 할 수 없지만 성공이라고도 할 수 없는, 1년동안 그렇게 많은 공부를 더 한 거에 비해서는 참 많이 아쉬운 결과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정도 상승폭도 학원가에서는 충분히 성공으로 치는 정도더라고요.

학원에서 말하는 +1수 성공은 높은 확률로 재도전하는 사람들이 바라는 성공보다 낮은 수준의 성공이나,

수많은 결과를 보면 알겠지만 심지어 그러한 성공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이 대다수이죠.

저는 그 원인이 실패요인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해서라고 생각합니다. 



이정도로 실패요인을 강조했으면 이제 제가 분석한 제 실패요인에 대해 말해야겠죠.

저는 삼수 시작 전 이 글을 읽었었고,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https://orbi.kr/00021327344

긴 글이기 때문에 제가 유용하게 읽은 부분만 가볍게 인용하자면


"솔직하게 말하겠다. 큰 시험에 강한 것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능력이다. 그러니 운이 안 좋아서 본 실력이 안 나왔다는 핑계를 대지 말자.


매우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평소보다 더 뛰어난 활약을 발휘하는 자들을 우린 배포가 크다, 혹은 간이 크다라고 말하곤 한다.


근데 이 배짱이라는 것은 정말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능력 중 하나다. 필자는 배포가 작다. 이걸 인정하기에는 자존심이 상해 참으로 오랜 시간 걸렸지만, 이젠 담담히 말할 수 있다. 필자는 배포가 작다.  "


저는 올해 수능 이전에 쳤던 모든 수능에서 당일날 컨디션이 최악에 가까웠습니다.

일이주일 전부터 시름시름 아프고, 하루이틀 전에는 대부분 몸살이 심하게 나서 약을 먹거나 링겔을 맞고 다음날 수능장에 가고는 했죠.


그건 과연 단순히 운이 나쁜 거였을까요? 아니면 제가 컨디션 조절을 하지 못한 걸까요?

원래도 몸이 약한 편이라 수능 전에는 항상 몸상태에 신경을 썼는데도 매번 그러는 것이 참 의문이었습니다.


정답은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는데, 저는 체력이 약한데다가 성격이 예민해서 같은 일에도 남들보다 배 이상의 스트레스를 받아 신체적으로는 전혀 무리하지 않았음에도 단순 스트레스로 몸살이 난 거였습니다.

그러면서 몸살이 난 걸 보니 운이 나쁠거라는 생각까지 하며 더더욱 스트레스를 받아 스스로를 혹사시켰죠.


이렇듯 세상에는 물론 우연적으로 일어나는 일도 있지만 대부분은 어떠한 이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수험생활은 여섯 번 던지면 한번쯤은 6이 나오는 주사위가 아니라는 거죠.

그 원인을 제대로 찾지 못하면 높은 확률로 고치지도 못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 힘들 것입니다.


그렇다면 실패 요인과 해결책을 제대로 찾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만일 여태껏 실패원인을 '평소에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서'라고만 했다면 왜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것입니다.

이 과정은 그 누구도, 부모님조차도 대신해줄 수 없고 스스로 해야만 하는 과정이죠.


겉으로 보기에는 똑같이 공부량이 부족해서 실패한 것 같아 보이는 학생들도 각자 세부적인 원인은 전부 다를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체력이 약해 규칙적으로 오랜 시간 앉아서 공부하기 힘들었을 수 있고,

누군가는 집에 우환이 있어 신경이 쓰여 공부를 충분히 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누가는 분명히 공부하려고 매일 책상에 앉았는데 실제 공부시간은 하루 서너시간에 그쳤을 수도 있죠.


꽤나 흔한 경우인 세번째 케이스에 대해서 더 세밀하게 들어가 보겠습니다.

왜 공부하려고 앉았는데 그 시간을 전부 활용하지 못했을까요?

집중력이 약해서?

잠을 이기지 못해서?

다른 고민거리가 있어서?


등등... 절대로 일반화할 수 없는 각자의 이유가 모두 있을 것입니다.

저는 열심히 하지 않아서 실패했기 때문에 열심히만 하면 성공할 것이라는 말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진작에 열심히 했으면 됐을 일을 하지 못한 데에는 분명한 원인이 있을텐데, 이것을 무시하고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죠.


"아니 그러면 대체 언제까지 분석해야 하나요? 이러다가 오은영 선생님까지 찾아가야 할 것 같아요"


원인을 찾는 데에 확실한 기준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구체적이고 고칠 수 있는" 원인이 나올 때까지 고민하세요.

단순히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는 고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잘 풀리지 않아 재미가 없고 스트레스받아 열심히 하지 않았다" 라는 이유라면 개념부터, 풀 수 있는 문제부터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죠.


수험에 실패한 모든 사람들은 이런 문제가 최소 한 개는 있겠죠?

이유없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사람은 주변에서 아직까지 저는 보지 못했습니다.

"저는 정말 열심히 했는데, 또 원하는 성적을 받지 못했어요."

이런 경우 있습니다. 아니,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이 실패원인이 아닌데 또 열심히 하기만 했으니 달라지는 것이 없겠죠.

한마디로 애먼 데에 노력을 기울인겁니다. 


남에게 나 이래서 수능 망했다고 말하는 이유 말고,

하늘과 본인만 아는 진짜 이유를 자기합리화 없이 진지하게 고민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경우 스트레스로 인한 신체적인 오작동과 긴장이 저의 가장 큰 패착요인이었기에 다른 사람들이 전부 말려도 큰 마음 먹고 무휴학 반수를 결심했습니다.

휴학을 하거나 학점을 적게 들으며 반수하면 진정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곳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모두의 걱정과 조언을 만류하고 두 학기 모두 2x학점씩 들으며, 동아리도 하고 술자리도 나가면서 수능을 망치더라도 학교에 돌아가는 데에 전혀 문제가 없도록 했습니다. (재수없게 수능 며칠 전에 팀플이 걸려서 그것도 했습니다)

연애도 하고 싶기 때문에 그냥 했습니다 ㅎㅎ


제목에 어그로를 끌어둔 놀면서 서울대 의대 가기라는 내용은 이 파트에서 기인한건데...

이건 제가 n수 경력으로 공부량은 이미 충분한데 다른 요인만 문제시되는 상황이라 가능했던 특이케이스고 대부분의 경우 추천드리지 않는다는 말씀을 여기서 확실히 드립니다.



어쨋든 저는 이 선택이 2022 수능에서 고득점을 하는 데에 굉장히 큰 공헌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국어 시간에 언매, 비문학까지 다 풀었더니 25분이 남아 꽤나 당황했지만(보통은 40분 내외로 남았음), 망쳐도 돌아가면 그만이라는 생각에 저로써는 상당히 배짱있게 당황하지 않고 나머지 문학을 풀 수 있었거든요.


생2 역시 풀면서 엄청나게 당황했지만 그냥 아몰랑 조지면 뭐어때 마음가짐으로 꽤나 침착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전에 과탐을 풀다 막혀서 "과탐에서는 문제 틀리면 안된댔는데"같은 생각을 하며 수능장에서 이미 +1수 상상을 하는 등 멘탈이 나가 과탐을 개조지고 수능까지 조져버린 전적이 있었기에 정말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국어와 생2는 각각 원점수 96과 50으로 제 합격에 지대한 공헌을 했습니다.


물론 반수만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었고, 다양한 컨디션에서 모의고사를 치다 보니 컨디션과 모의고사 점수는 생각보다 큰 관계가 없다는 것도 확인하여 컨디션 관리에 느끼는 압박이 많이 준 것도 한몫 했습니다.

전보다 덜 받는다는 것 뿐이지 제가 개복치인건 여전해서 이번 수능 전에도 물론 아팠으나 이번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저와 같은 사람은 전체로 보자면 소수겠죠?

하지만 소수더라도 분명 있는 건 사실이고, 제 글이 분명 열심히 했는데도 평소보다 수능장에서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저와 다른 케이스의 사람들도 실패요인 분석을 통해 얻는 것이 많을 거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길게 쓰게 되었습니다.


3. 수능은 운이다- 내가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으리란 착각

... 부터는 죄송하지만 글이 너무 길어져서 반응이 좋다면 다음에 이어서 쓰도록 하겠습니다.



글재주가 없는 편이라 길고 난잡한 글 읽느라 고생하셨고 댓글이나 쪽지는 다시면 제가 가능한 선 내에서는 최대한 답변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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