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기다리는 [702831] · MS 2016 (수정됨) · 쪽지

2022-09-12 21:38:59
조회수 13,760

혜윰 모의고사 비문학 출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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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윰 모의고사 출제진, 정시기다리는입니다.


사람들이 어느정도 혜윰 모의고사를 풀게 되니까,

많이들 어떻게 비문학 소재를 고르고, 출제를 하는지 궁금해하시더라구요.


지문에 대해서 대충 말씀드리겠습니다.


1. 소재 

-> 수능에 나올 수 있는 소재는 한정적입니다.

몇 가지 이유 때문에 그런데요,

A. 문이과,선택과목 유불리 통제

 다른 과목 교과과정에 있는 내용으로 그대로 풀리거나 (도움이 되는 것 이상으로), 특정 선택과목을 한 사람들에게 극도로 유리한 소재는 나올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상 기체 상태 방정식과 같은 지문은 화2에 그대로 나오니까, 나올 수 없는거죠.



B. 소재의 교육성, 적합성

리트와 달리, 수능은 소재의 교육성과 적합성에 대해서 신경을 씁니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 사학에 대한 지문 (우리나라 수능에서 다루기는 다소 관련성이 적죠), 이슬람교의 사촌 간 혼인 풍습 (교육적이지 못하죠)에 대한 인류학 지문은 나오기가 어렵습니다.


이렇게 소재가 정해지면, 지문을 작성하기 시작합니다. 작성 시에는 다양한 서적을 참고해서 재구성하거나, 제 전공 분야의 경우, 제 지식으로 써내려가기도 하죠. 


물론 소재는 생물, 기술, 윤리 등 실제 시험처럼 다양합니다.


2. 지문의 사실관계


2011 수능, 201706 모의고사 등, 평가원에서도 사실관계와 일치하지 않는 지문을 내곤 합니다.


이 때 사용하는 논리가 "독서영역은 지문을 이해...하고 문제 해결 능력을 측정[하는 영역]... 임의의 지식을 [끌고 오는 것은 부적절" 하다는 논리입니다.


(참고로 201706 모의고사 이의제기에 대한 답변에서 나온 평가원의 공식 발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문은 이왕이면 사실관계에 가까운 것이 좋겠죠.

그래서 저 혹은 다른 출제위원이 지문을 작성하면, 전공 대학원생이나 교수에게 검수를 받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전공자가 직접 지문의 초안을 작성해주시기도 합니다.


무료회차 때 검토받은 이메일의 일부를 예시로 보여드리겠습니다.



3. 지문의 정합성


지문의 정합성의 경우는, 여러 우수한 검토진의 도움을 빌립니다.


이중에는 최근 수능을 친 대학생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때는 해당 분야의 전공생이 아닌 검토진을 활용하여, 배경지식이 정합성을 평가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합니다.


검토진을 거치는 과정에서 지문이 극단적으로 바뀌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혜윰 모의고사 비문학은 출제되었습니다. 그래서 의도한 것이 아닌데도, 지문의 소재가 연계가 된 경우가 많더라구요. EBS 그대로가 아닌 연계 방식을 대비할 수도 있겠죠.



써보니까 왜 썼나...싶을 수도 있는데, 나중에 다른 분이 출제하고 싶으실 때 가이드라인? 정도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난이도 있는 생물이나 기술지문보다 인문 지문이 출제하기가 어렵습니다. 제일 고생 많이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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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인우 · 1006710 · 22/09/12 21:39 · MS 2020

    감사합니다

  • 정시기다리는 · 702831 · 22/09/12 21:40 · MS 2016

  • 거기들어가고싶음 · 1071716 · 22/09/12 22:24 · MS 2021

    대놓고 고3 과탐 내용 들어가는 지문 보이면 화딱지가 나던데 다행이네요

  • 정시기다리는 · 702831 · 22/09/12 22:29 · MS 2016

    그쵸.. 고3과탐으로풀리는 지문은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I Do Psychiatrist · 1125206 · 22/09/12 22:37 · MS 2022

    인문지문이 문제와 선지를 구성하는 것이 어렵다고 하셨는 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요?
    낼게 애매해서 그런것인가요? 아님 출제해도 먼가 뻔하고 똑같으며 학생들의 실력을 나눌 수 있는 문제를 출제하기가 지문을 토대로 볼 때 버거워서 그런 것인가요?
    솔직히 인문 및 예술 지문들의 문제는 돌고 도는 것 같다고 느껴져서요..

  • 정시기다리는 · 702831 · 22/09/12 22:38 · MS 2016

    인문 지문 자체를 내는 것이 어렵다기보다는, 난이도 있는 인문지문을 내기가 어렵습니다.
    불가능하다는 것은 절대 아닌데, 노력이 다른 지문의 3~4배가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문제가 돌고 도는 측면도 있구요 넵

  • I Do Psychiatrist · 1125206 · 22/09/12 22:41 · MS 2022

    답변 감사합니다! 제가 관심이 많아서 질문을 더 드리자면,지문 및 문제를 출제하시는 입장에서 보실 때
    생명과학 및 일반 기술에서의 선지들도 솔직히 돌고도는 것이 아닌지요?
    예를 들면 지문은 분명히 A라는 것에 의해 혈관 수축이라고 했는데 선지는 혈관 확대라고 나와서 지문과 불일치로(사실관계) 틀림 이런 선지 구성도 많이 보여서..물론 리트는 좀 다르더라고요..

  • 정시기다리는 · 702831 · 22/09/12 22:43 · MS 2016

    넓게 보면 모든 선지가 돌고 도는 면이 있죠. 그런데 정답이 나오는 논리가 비슷한 것이랑, 아예 소재가 비슷한 것이랑은 다소 결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 I Do Psychiatrist · 1125206 · 22/09/12 22:56 · MS 2022

    답변 감사합니다!

  • dime · 1100379 · 22/09/13 00:30 · MS 2021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메뉴얼이 모의평가 때는 잘 안 지켜지는 편인가요?
    작년 6평 베카리아 지문은 솔직히 생윤러들한테는 날먹에 가까워서 보고 좀 당황했습니다

  • 정시기다리는 · 702831 · 22/09/13 00:31 · MS 2016

    수능에 더 철저하게 지켜지는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6,9 모의더라도 물리나 화학러들에게 날먹인 지문은 안나오죠.

  • dime · 1100379 · 22/09/13 00:32 · MS 2021

    과학 지문이 더 그런 감이 있더라구요
    물화하는 친구들한테 물어봐도 한번도 도움된 적 없었다고 그러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