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머리 좋은 학생들이 수포자가 되는 메커니즘
안녕하세요. 어수강 박사(과천 "어수강 수학" 원장)입니다.
오늘은 수학에 재능 있는, 똑똑한 학생들이 수포자가 되는 메커니즘에 대해 포스팅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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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해당 학년에서 높은 성취를 보인다.
: 수학에 재능이 있으니 해당 학년에서 높은 성취를 보이는 것은 당연합니다.
2. 선행 및 심화 학습을 시작한다.
: 성취도가 높기 때문에 선행 및 심화 학습을 시작합니다. 이때, 대부분의 경우, 개념(정의, 정리)을 온전하게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한 상태에서 문제풀이를 하게 됩니다. 아이 스스로 배운 것에 근거해서 문제를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사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많은 문제를 빨리 풀어야 하기 때문에
"선생님이 알려준 방법을 '고민' 없이 따라 푸는 방식"
으로 공부합니다.
3. 선행 및 심화이 진행되면서 한계에 부딪힌다.
: 수학에 재능이 있기 때문에 1-2년 선행 및 심화 학습에서도 "정답률"이 나쁘지 않습니다. 따라서 "표면적"으로는 별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선생님이 알려준 방법을 고민 없이 따라 푸는 방식"으로 "답을 맞히는데 초점"을 맞추고 공부하는 과정에서 기초가 쌓이지 않기 때문에, 조금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면 한계에 부딪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위의 예제는 시쳇말로 "노가다"를 통해 해결이 가능합니다. 8차식을 3차식으로 나눗셈을 해도 답을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노가다"를 통해 답을 맞히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하지만 "노가다"를 통해 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고등수학에서의 학습 목표일까요? 이 과정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아무것도 배우지 못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많이 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이 배웠는지 입니다.
저는 위 문제를 배운 것에 근거해서 "4가지 이상"의 다양한 방법으로 풉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두 가지를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풀이1. x의 네제곱을 3차식으로 나눈 나머지를 구한 뒤에, x의 여덟제곱=(x의 네제곱)의 제곱임을 이용한다.
: 차수가 높은 것을 낮은 것을 이용해서 나타냄으로써 문제를 해결합니다.
풀이2. 조립제법을 이용한다.
: 주어진 3차식을 1차식 3개의 곱으로 인수분해 할 수 있음을 이용한 풀이입니다. 이 또한 차수가 높은 것을 낮은 것을 이용해 나타냄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단지, "조립제법을 써서 쉽게 풀 수 있다!"가 아니라, 이 문제에서 어떻게 조립제법을 생각해 냈는지, 조립제법을 써서 풀어도 되는 근거는 무엇인지, 등등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차수가 높은 식의 차수를 낮추는 것, 문자 수가 많은 식의 문자 수를 줄이는 것, 항의 수가 많은 식의 항의 수를 줄이는 것은 수학의 전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학습 목표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를 알지 못한 채로, 기계적으로 답을 맞히는 공부를 합니다. 때문에 기초가 쌓이지 않습니다.
재능이 있으면 1-2년의 선행에서는 "높은 정답률"을 보이기 때문에 기초가 쌓이지 않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합니다. 하지만 (기초가 쌓이지 않기 때문에) 재능을 넘어서는 수준에 도달하게 되면 일시에 무너지게 됩니다.
고1 과정에서는 그럭저럭 잘 했는데, 고2 과정에서 급격히 무너진다거나, 고2 과정까지는 잘 버텼는데 고3 과정에서 급격히 무너지는 경우나 기본문제나 유제에서는 정답률이 70-80% 이상이었다가 연습문제에서 50%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 이에 해당합니다.
4. 한계에 부딪히면 다시 앞의 과정으로 돌아가서 반복하다가 결국 수포자가 된다.
: 대부분의 학생들은 벽에 부딪히면 다시 앞의 과정으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똑같은 방법으로 단지 한 번 더 공부한다고 해서 기초가 쌓이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계에 부딪혔던 방법으로, 단순히 몇 번 더 반복했다고 해서 실력이 쌓이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이와 같은 과정을 수차례 반복한다고 해도,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한계에 부딪혔던 곳에서 또 다시 한계에 부딪히고 맙니다.
지난하고 어려운 과정을 참고 수차례 반복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아질 희망이 보이기는커녕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적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하나둘씩 수학을 포기하게 됩니다.
수학에 재능이 있는 학생의 경우, 생각나는 데로 문제를 풀어도 답을 맞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운 것에 근거해서 문제를 분석하지 않고도 답을 잘 맞히는 것이 좋아보일 수도 있지만, 이렇게 공부하면 기초가 쌓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기초를 쌓지 못하면 결국 재능을 넘어서는 수준에서 일시에 무너지게 됩니다. 높이 올라가서 무너지면 고통은 두 배, 세 배가 됩니다.
재능은 양날의 검입니다. 재능이 뛰어난 데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이유로 재능 때문에 기초를 쌓지 못하면 재능을 넘어서는 수준에서 일시에 무너지는 경우가 무척 많습니다. (이와 같은 경우는 하나고에도, 서울과학고에도, 대학과 대학원에도 무척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답을 맞히는 것이 아니라, 개념(정의, 정리)를 온전히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문제를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선행이나 심화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무조건 빨리 많이 하는 것보다, 조금 속도를 늦추고, 조금 적게 풀더라도 하나하나 온전하게 자기 것으로 만들며 기초를 다지고 실력을 쌓아나가는 방식으로 공부할 것을 권장하는 것입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다음에 또 만나요^^
1. 전자책 docs.orbi.kr/docs/11802/" rel="noopener noreferrer" target="_blank">"수학을 망치는 N가지 이유" : docs.orbi.kr/docs/11802/">docs.orbi.kr/docs/11802/" TARGET="_blank">https://docs.orbi.kr/docs/11802/
2. 전자책 docs.orbi.kr/docs/11799/" rel="noopener noreferrer" target="_blank">"서울대 박사가 알려주는 수학의 비밀" : docs.orbi.kr/docs/11799/">docs.orbi.kr/docs/11799/" TARGET="_blank">https://docs.orbi.kr/docs/11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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