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gnita Sapiens [847641] · MS 2018 · 쪽지

2020-03-30 20: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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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사 이야기 26편 - 문화

게시글 주소: https://susiapply.orbi.kr/00028954207






  문화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곳에 영향을 줍니다. 이는 우리의 사고방식이나 행동에도 은연 중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문화는 결국 전쟁에도 영향을 미치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는 전쟁사에서도 꽤 의미심장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과거 제주도에서 중국인 손님들과 한국인 가게 주인, 점원들이 싸움이 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해당 사건을 들여다보니 싸움의 계기가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된 것인데, 중국에서는 짝퉁이 흔하고 특히 술이 가짜인 경우가 많기에 손님들이 자신이 먹을 술을 직접 가져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가게에 외부음식물을 반입하는 것을 문제로 생각하죠. 그래서 한국인 가게측이 해당 행위를 시정요구하면서 갈등이 커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렇게 문화적 차이는 한편으로는 오해와 갈등, 극단적으로 전쟁의 발발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비슷하게 2019년 남북대화 당시, 북측의 리선권 위원장이 "지금 목구멍으로 냉면이 넘어가냐"라는 말을 한 것을 두고 한국에서 큰 이슈가 된 적이 있습니다. 남한의 입장에서 볼때 그러한 발언은 대단히 무례하다고 당연히 생각할 수 있는데, 전 북한외교관 출신 태영호 공사에 따르면 그 대사는 북한에서 흔히 쓰이는 말이며 누구도 기분나쁘거나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문화는 곧 사고방식에 영향을 주고,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사람들은 전략적 선택을 하기에 결국에는 문화가 외교와 전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영화 <300> 에 등장하는 페르시아군은 다민족, 다문화로 이루어진 군대였다고 합니다. 민족에 따라 먹을 수 있는 음식도 달랐기에, 그러한 문화 차이를 고려하여 군량을 배급할 정도로 페르시아 제국은 거대한 국가였습니다

https://culturereading.tistory.com/20 )







 당장 한국과 일본의 경우에도 이러한 문화적 배경이 군인들의 전략에까지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과거부터 적은 인원으로 다수의 적을 막아야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이러한 점은 곧 함부로 소모전을 치뤘다가는 전쟁에서 패배한다는 문제가 있는데, 사람들이 서로 맞대고 혈투를 벌이는 백병전은 필연적으로 다수의 사상자를 발생시키기 때문입니다.




 고려시절부터 한국은 근거리전을 피하고 원거리전에 주력하는 방침을 세워왔는데, 화약이 도입된 이후 화포를 개발하고 대장군전, 함포, 쇠뇌, 활 등의 원거리 무기를 선호하였습니다. 당장 조선에서도 무예를 연마한다고 하면 곧장 활쏘기를 떠올릴 정도로 원거리 전투에 투자를 많이합니다.




 적은 병력으로 많은 적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화약무기, 즉 화력만큼 적절한 것이 없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현대의 한국군에게까지 이어져서, 대표적으로 K9 자주포는 뛰어난 성능으로 세계 각국에 수출되며 동시에 한국은 다수의 자주포를 보유하여 막강한 화력을 중심으로 한 군대로 발전했습니다.







(임진왜란에서 왜군에게 충격과 공포를 준 대장군전은 현대의 대함미사일과 상당히 유사한 형태를 지녔습니다. 왜군은 조선군이 대들보를 날려댄다며 실제로 대장군전을 하나 가지고 귀국하여, 현재 일본 박물관에도 남아있습니다

https://namu.wiki/w/%EB%8C%80%EC%9E%A5%EA%B5%B0%EC%A0%84 )







 흥미롭게도 문화가 간접적으로 군대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니라, 직접 군대가 문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슬람 세계에서는 돼지고기가 혐오의 대상이고, 돼지고기 기름조차도 끔찍한 것으로 취급합니다. 이는 과거 건조한 사막지역에선 돼지가 피부의 습도를 유지하기위해 분변에 자주 나뒹굴던 탓에,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불결한 것으로 여겼다고 합니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자신들이 벌이는 전쟁을 '성전'이라 여기며, 이 성전의 과정 중에서 순국하면 천국으로 간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이 극단주의자들을 위해 미국에서 특별히 준비한 '탄환'이 있습니다.




 바로 돼지고기를 사용한 탄환인데요, 이름이 jihawg ammo입니다. 이 총알에는 돼지고기가 일부 들어가는데, 돼지고기의 식용은 물론 몸에 접촉하는 것조차 혐오하는 이슬람을 위해 특수로 개발된 탄환입니다.




 이 총알에 맞고 전사한 극단주의자는 불경한 돼지고기가 접촉했기에 교리에 따라 천국에 갈 수 없다는 모순이 생깁니다. 그야말로 육체적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사살하는 탄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문화적인 요소를 전쟁병기에 도입한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돼지고기가 함유된 총알에 전사한 무슬림들은 불경함으로 천국에 갈 수 없습니다. 이 물건은 적의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제압하는 문화 병기입니다

http://www.digitaljournal.com/topic/south+Fork+industries )







 이 외에도 문화가 전쟁사에 영향을 준 사례는 태평양 전쟁의 일본군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와'라고 불리는 집단의 평화를 중시했습니다. 따라서 개인의 개성과 주장은 다소 자유롭지 못하며, 사회질서를 위해 연공서열제도(능력에 상관없이 근속연수와 나이에 따라 직급이 올라가는 제도) 등을 따랐습니다. 그 결과 항공모함 부대장에 순양함 전문가가 임명되었음에도 융통성있게 해결하지 못하는 경직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유능함과 평가라는 합리적인 근거를 통해 능력에 맞는 인사관리가 불가능했기에, 위계질서에 불합리한 면모가 다수 발생하였고 이는 패망의 주요한 원인으로도 꼽힙니다. 사회를 지배하던 분위기와 문화가 어떻게 전쟁의 승패에까지 영향을 미쳤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큰 부대의 대장이라 하더라도 자율적인 판단보다는 상관의 명령에 세세하게 따르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이러한 약점은 미드웨이 해전에서 미국의 예상치 못한 기습을 받고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채로 패배한 사례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융통성과 합리보다는 상명하복과 위계질서를 중시한 일본에서는 군대 또한 미국에 비해 경직되고 수동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합리성보다는 질서와 안정을 추구했던 덕에 누린 이점도 있었지만 태평양 전쟁에서는 그로 인한 단점이 더 자주 부각됩니다

https://www.stevenh.co.kr/1062 )








 전쟁사뿐만 아니라 교육에도 이러한 문화적 배경을 찾을 수 있다는게 신기합니다.




 미국은 개척과 도전으로 세워진 나라이고, 현재까지도 미국 굴지의 대기업은 조그마한 창업에서부터 시작한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의 교육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부딪히는 것을 강조합니다. 독일은 철학의 위대한 위인들을 다수 배출한 나라답게 철학적 의심과 회의가 교육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런 외국의 사례들을 보면 저는 고민해봤습니다. 과연 한국의 교육은 어떠한 문화적 근간에 영향을 받았는가?




 제 나름대로 2가지 요소를 정리해봤는데, 하나는 '서당 교육'이고 다른 하나는 '컴퓨터 과학'입니다. 한국에서 사극을 보면 같은 책을 수십수백번 반복하는 식으로 암기하고 의미를 곱씹는 공부를 시키죠. 이것과 비슷하게 저 또한 반복과 숙련을 통한 이해를 긍정합니다.




 또한 제가 이과이면서도 한국에서 컴퓨터, 정보통신 기기가 잘 보급된 덕에 컴퓨터과학적 사고도 영향을 크게 미쳤습니다. 프로그래밍에서 사용되는 '알고리즘'이라는 개념이 제가 주장하는 교육에서도 쉽게 보입니다. 같은 문제에 대한 일관성있는 동일한 사고 과정을 중시하죠. 이는 알고리즘 작동 원리와 동일합니다.




 그래서 문화를 알면 알수록 인간의 생활 곳곳에 뿌리내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전쟁사 시리즈

https://orbi.kr/00020060720 - 1편 압박과 효율

https://orbi.kr/00020306143 - 2편 유추와 추론

https://orbi.kr/00020849914 - 번외편 훈련과 숙련도

https://orbi.kr/00021308888 - 3편 새로움과 적응

https://orbi.kr/00021468232 - 4편 선택과 집중

https://orbi.kr/00021679447 - 번외편 외교전

https://orbi.kr/00021846957 - 5편 공감과 상상

https://orbi.kr/00022929626 - 6편 정보전

https://orbi.kr/00023174255 - 7편 실수와 인지오류

https://orbi.kr/00023283922 - 번외편 발상의 전환

https://orbi.kr/00023553493 - 8편 준비와 위기대응

https://orbi.kr/00023840910 - 번외편 비전투병과

https://orbi.kr/00024082234 - 9편 예상과 예측

https://orbi.kr/00024160983 - 10편 신뢰성

https://orbi.kr/00024418374 - 번외편 보안

https://orbi.kr/00024715925 - 11편 기출분석

https://orbi.kr/00025035755 - 12편 파일럿 교육 양성

https://orbi.kr/00025121266 - 13편 인적자원과 교육

https://orbi.kr/00025579054- 14편 설계사상

https://orbi.kr/00026239605 - 15편 독소전쟁

https://orbi.kr/00026862509 - 16편 목적과 효율

https://orbi.kr/00027274206 - 17편 현대전의 발전 양상

https://orbi.kr/00027336409 - 번외편 항공모함 시대의 도래

https://orbi.kr/00027382337 - 18편 러일전쟁

https://orbi.kr/00027503697 - 번외편 기만과 속임수

https://orbi.kr/00027559260 - 번외편 MHRD

https://orbi.kr/00027622118 - 번외편 미래의 전쟁

https://orbi.kr/00027786178 - 19편 의료전선

https://orbi.kr/00028148901 - 20편 중립과 군사력

https://orbi.kr/00028250151 - 21편 장전과 방아쇠

https://orbi.kr/00028339193 - 번외편 음식

https://orbi.kr/00028397136 - 번외편 잠수함

https://orbi.kr/00028594440 - 22편 단순함과 효율

https://orbi.kr/00028616772 - 23편 준비

https://orbi.kr/00028633462 - 번외편 기업가정신

https://orbi.kr/00028751436 - 번외편 단수와 보급

https://orbi.kr/00028918449 - 24편 자율성과 민주주의

https://orbi.kr/00028929569 - 25편 경험과 실패






알고리즘 학습법(4편예정)

https://orbi.kr/00019632421 - 1편 점검하기






학습이란 무엇인가(11편 예정)

https://orbi.kr/00019535671 - 1편

https://orbi.kr/00019535752 - 2편

https://orbi.kr/00019535790 - 3편

https://orbi.kr/00019535821 - 4편

https://orbi.kr/00019535848 - 5편

https://orbi.kr/00022556800 -  번외편 인치와 법치

https://orbi.kr/00024314406 - 6편





삼국지 이야기

https://orbi.kr/00024250945 - 1편 일관성과 신념

rare-세종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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