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저의 오늘의 마지막 오르비 에서의 글이 될 것입니다. (구라 X, 김구라 X, 가우르 구라X)
3월 24일.
3학년의 신분으로 보는 첫 학력평가가 그렇게 끝났다.
선택 과목은 언매 미적 화Ⅰ 생Ⅰ. 특히나 화학이 가장 기분 좋게 풀렸던 것 같다. 하지만 끝나고 정답지를 받아본 결과는 참담했다. 화Ⅰ에서 20점이 나온 것이다.
아니, 3페이지도 기분 좋게 다 풀고 18번도 건드려볼 수 있었다. 그런데 대체 어디가 나간 것인가?
"그래도 첫 학력평가니까 괜찮겠지."
나는 그날만큼은 펜을 놓고 EBSi 게시판이니, 네이버 카페니 여러 곳을 둘러다보며 3월 학력평가의 위신을 확인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고. 뭐, 그래도 국어 78점에 수학 66점이면 첫 시험치고 나쁘지 않았지. 뭐야, 국어는 고2때보다도 올랐잖아?
물론 화학 점수로 인해 마냥 자만할 수만은 없었고 학원 선생님은 웃으면서
"과탐은 지금부터 해도 괜찮아"
라고 넌지시 넘기셨다.
우리 반에는 유독 생지 선택자가 많았다. 개학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학생들의 책상에는 푸른색 생명과학 Ⅰ, 지구과학 Ⅰ 수능특강이 가득하였다. 나는 학원에서 나눠 주는 국어 과제를 풀며
"벌써부터 과탐을 하는군. 나중에 컨텐츠 없겠네"
라며, 학원 선생님의 "과탐은 여름방학부터"론을 철석같이 믿었다.
그리고 나는 그날 생명과학Ⅱ 수능특강을 장바구니에 넣었다.
4월 학력평가 시간이 돌아왔다. 물론 3월 학력평가 이후 겨우 3주만에 치는 시험인 만큼 대개는 3월에 받은 시험지와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 국어를 못 봤다고 생각했던 나는 시험지에 적힌 '원점수 93'을 보고 내 시력을 의심할 뻔 했다. 아니, 3월에만 해도 3등급에 간신히 걸치던 점수가 어느새 1등급을 바라볼 수준으로? 나는 이번 국어가 생각보다 어려웠다느니, 1컷이 100일 거라느니 하면서 온갖 기만질을 다 하였고 당연히 반에서의 내 여론은 험악해져만 갔다.
마더텅은 여러모로 완벽한 교재였다. 적당히 두껍지도 않으면서 종이 질을 희생한 댓가로 가벼운 무게. 그리고 그 안에 들어 있는 TCA니, 광합성이니, 염기 조성이니 하는 문제들은 생린이들을 겁에 질리게 하기에는 충분한 내용이었다. 그들은 생Ⅱ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어려우니까 선택자가 적은 거잖아."
나는 빙긋이 웃었다.
학원에서는 풍산자 라이트라는 교재를 기반으로 쉬운 미적분 문제를 빠른 시간 내에 해결하는 것을 위주로 했다. 수열의 극한과 급수는 물론이고, 미분법 단원까지 쉽게 풀 수 있었다. 나는 그 시간에 차라리 수능특강 레벨 3을 '벅벅' 풀리라 다짐하고 수능특강을 폈다.
뭐, 물론 풀이과정이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나름 미분법 레벨 3에서 대부분 정답을 맞았다. 수능장에서 이런 문제가 연계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속으로 생각하며 저녁으로 김밥을 먹었다. 김밥의 들기름 향에서 인지질 2중층을 연상할 수 있었다.
"6월 9일에 너희를 증명할 수 있다. 평가원을 마주하는 첫 시험이니 바짝 긴장하도록."
나는 수많은 6월, 9월 모의평가와 수능 기출 문제를 풀었다. 뭐? 바짝 긴장? 가소로운 소리였다. 6월 문제는 심지어 전 범위도 아닌데 뭐가 어렵다고? 4월에서 성적의 급상승을 맛봤던 나에게는 어이가 없음을 넘어 복장이 터지는 소리였다.
2022학년도 4월 학력평가가 202'3' 학년도 6월 모의평가로 바뀌었다. 뭐, 숫자 하나 바뀐다고 난이도에 큰 차이가 있나? 나는 다리를 덜덜 떨며 국어 시험지를 폈다.
젠장할, 8시 53분인데 아직도 지문을 읽고 있다. 진작 앞자리 ☆☆이는 벌써 어휘 문제를 풀고 있을 것 같다. 아니, 고려사? 치평요람? 이게 대체 무슨 문제란 말인가? 9시가 좀 넘어서야 다음 지문을 볼 수 있었다. 결국 언매를 반 이상 찍은 채로 국어를 내고 자리에 엎드려야만 했다.
수능특강이 미웠다. 아니, 내가 미웠다. 그냥 언매부터 풀걸. 상특) 모든 과목 1번부터 풂. 라는 문장은 누가 만들어낸 건가? 정말 의미가 없다. 상남자도 수능 못 보면 대학 못 간다.
정신을 차리고 수학 시험지를 폈다. 제한 시간은 100분. 수학에는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6번부터 뭔가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아니, 절댓값 함수가 연속? 이걸 일일이 다 그려봐야 하나?
순간 머리가 새햐얘졌다. 그동안 풀었던 기출은 다 어디로 가고 정작 그렇게 껌으로 봤던 6월 모의평가의 6번 문제에서조차 헷갈리는 나를 보며. 그래도 어찌저찌 풀다 보니 a, b값이 나왔기에 빠르게 10번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10번 문제 역시 가관이었다. 전날 김□□ 선생님의 목소리가 귀에 맴돌았다.
"나중에 원주각이 소재로 쓰일 수도 있잖아. 응? 이런 쉬운 문제도 허투루 넘기지 말고 다 풀어야 되는 거야."
아뿔싸, 그 원주각이 하필 오늘이라니. 그래도 난 미적 선택자잖아. 덧셈 정리를 알잖아.
빠르게 보조선을 그어서 각 세 개에 대한 식을 세우고 각의 크기로 말미암아 코사인 법칙을 써서 길이를 모두 구할 수 있었다. 풀이 과정이 더럽다 못해 형편없었지만 신경쓸 겨를은 없었다. 어느새 풀다 보니 14번.
2<f(1)<4?
아니, 뭐 그러면 저 정보 가지고 그래프를 다 그려서 풀란 말인가?
분명 1번부터 13번까지는 다 맞았다. 그래, 어차피 14번인데 찍어서 넘겨도 되겠지. 다행히도 14번 이후는 끝까지 풀만했고, 나는 원점수 80점이라는 준수하지는 않지만 괜찮은 성적표를 받게 되었다. 마침 옆반에 나보다 수학을 더 잘하는 ○○이의 미적 점수는 76점이었길래, 나는 한껏 까내릴 수 있었다.
그리고 대망의 4교시 생명과학Ⅱ 시간. 1번은 5초만에 풀 수 있었다. 중간에 오페론 문제가 2개나 나왔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 다 수능특강에서 2점, 3점 테스트 벅벅 돌렸잖아. 이 정도는 풀 수 있지?
하지만 결과는 암담했다. 5초만에 푼 1번 문제는 틀렸고, G를 A로 잘못 필기하여 20번 코돈 문제도 다 풀어 놓고 틀렸다. 거기다가 소홀히 하던 광합성 문제까지 전부 틀려버리며 개같이 40점 안착.
1번 문제를 틀린 사람은 전국적으로도 많았다. 나는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하며 오르비에 들어갔다.
여름방학은 무척이나 덥고 비가 퍼붓는 한 달이었다. 그나마 학원에 가까운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있었기에 여름방학을 쉬이 보낼 수 있었다. 여러모로 체력도 빠지고 매일매일이 쳇바퀴 타는 다람쥐같은 날이었다. 그래도 이제 개학을 하니 생활 패턴은 원래대로 돌아오겠지.
... 아니었다. 9월 모의평가가 이틀 남은 날 밤까지도 나는 오르비에 푹 빠져있기나 했다. 이곳 사람들은 날 언제나 환대해 주었고, DeepFeed라는 곳에는 매일 사연이 많은 글이 넘쳐났다. 이런 지상락원이 또 있을까. 집에 풀지 않은 실모와 N제는 그렇게 쌓여만 가고 나는 9월 모의평가를 마주하게 된다.
... 국어 61점. 수학 57점. 화학 24점.
솔직히 9월 모의평가 점수는 절대로 오르비에 공개하고 싶지는 않았다. 심지어 주관식 2개를 찍어서 100점을 맞았다는 글이 메인글에 올라가며 더더욱 그러했다. 나는 일단 내 성적을 속일 수밖에 없었고, 그나마 난이도가 낮았던 13번과 21번은 맞았고, 실수로 나간 26번은 실수일 뿐이니 나는 내 수학 점수가 조금 굴러떨어진 68점이라는 식으로 글을 썼다. 물론 내 점수에 관심이 없었던 오르비언들은 수능이 2달 남은 오르비답게 글을 무섭게도 많이 썼다. 잠깐 한눈을 팔 때마다 피드에 글 100개가 넘게 쌓였고, 나는 매일 오르비를 하느라 새벽 2시, 3시, 심지어는 4시 반에 자는 일도 허다해졌다. 새벽까지 오르비는 재수생과 대학생으로 붐볐고, 나는 정신을 못 차리며 심지어는 학교에서조차 폰을 내지 않고 오르비를 하다가 걸리는 일도 있었다.
그래도 메가스터디에 9모 미적 3컷은 52점으로 확정되었다. 백분위 83. 생각보다 어마어마하잖아? 반타작이 백분위 83을 받다니. 갑자기 기분이 붕 떴다. 수능장에서도 2, 3점을 다 맞춘 뒤 내 수준에 맞게 4점 한두문제만 풀고 나머지를 찍으면 잘하면 백분위 90 이상도 받을 수 있겠다는 환상을 가지게 되었다. 생Ⅱ는 적당히 시놉시스 1, 2회차만 다 풀고.. 이제는 실모만 계속 풀어도 되겠지? 5단원 개념이 완벽하진 않아도 풀다 보면 괜찮아질 거야.
수능까지 5일 남은 밤 첫눈이 내렸다. 심지어 부산에도 눈이 쌓일 정도로 많이 왔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눈이 내리는 것을 그렇게 좋아했던 나로서는 당연히 마음이 심란해질 수밖에 없었다.
새벽 다섯 시에 밟는 눈은 퍼석퍼석했고, 때 없이 그냥 새하얗게 반짝였다.
수능날, 생Ⅱ 선택자들은 서로를 북돋아 주었다. 비록 1등급 인원은 적어도 우리가 모두 1등급을 차지하면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나는 8달간 달려온, 아니 사실은 밍기적밍기적 기어온 나를 믿으며 3월, 4월, 6월, 7월, 9월, 10월에 넘겼던 국어 시험지를 그때와 같은 마음으로 초연하게 넘겼다.
3번 문제는 배점이 3점이었다. 그리고 그 3점값을 톡톡히 하였다. 이제 16페이지 중 겨우 2페이지인데 10분이 사라지는 마술. 이건 6모 때보다도 심각했다. 그나마 6모 때였다면 인문 지문을 다 읽고 정리까지 해 둘 시간이었다. 앞자리 수험생은 벌써부터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아니, 사실 히터가 너무 따뜻해서 다들 졸고 있었을지 모른다. 나는 눈을 몇 번 깜빡인 뒤 지문을 다시 보았다. 이제야 학자 A의 입장이 좀 보이는 것 같아 한결 마음이 놓였다. 독서 파트를 다 푸니 대충 44분 정도가 남았고, 문학에서 데이기 싫었던 나는 언매를 먼저 풀고 문학을 풀었다. 생각보다 수능 국어, 어렵지 않은걸? 지문 길이도 생각보다 길지 않고. 딴에 언매 선택자라고 3일 전에 문법 마무리 강의를 좀 듣고 왔는데, 생각보다 효과가 있었다.
10시 21분에 자리에 돌아와 앉으니 아까 그 졸던 친구는 어디로 가고 없다. 아, 매번 수갤에 올라오는 '수능 중도 퇴장 인증'은 이런 사람들이 하는 거구나. 나는 코웃음을 치며 가방에서 조용히 커피맛 사탕 하나를 꺼내 먹었다. 몸에 따끈하게 퍼지는 수크로스가 12월 시베리아 벌판 한복판에서 꺼내 먹는 핫초코마냥 달콤했다.
수학 영역은 최악이었다. 특히나 그냥 함수의 미분가능성을 물어보는 8번부터 숨이 턱턱 막혔다. 도대체 계속 풀었는데도 식이 하나가 부족했다. 알고 보니 조건 하나를 덜 쓴 것 같다. 일단 8번은 3점짜리니까 나중에 생각하고 9번과 10번을 먼저 풀었지만, 10번인 적분 문제 역시나 차도가 없었다.
눈물이 났다. 문제 난이도는 분명 '어삼쉬사'에 나올 수준의 문제였지만 나는 여기서조차 헤매고 있는 불쌍한 중생인 것이다. 시발점? 뉴런? 드릴? 풉. 수학을 누가 인강으로 듣니? 마더텅으로 무지성 벅벅하면 되지.
나는 과거에 뱉은 말도 못 지키는 한심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어느새 속이 쓰렸다. 기출 경험치는 어디 가고 온통 꼬인 머리로 풀고 있는 수학 시험지는 고등학교 1학년의 시각에서 본 모의평가 시험지마냥 생소했다. 20번까지 다 풀고 나니 시간은 겨우 7분 남아 있다. 아직 미적분은 한 문제도 풀지 못했다.
그나마 확통이나 기하를 신청했다면 23~27까지는 모두 풀 수 있었을 텐데. 심지어 25번으로 구분구적법이 나왔기에 시간을 한참 잡아먹었다. 결국 27부터 30은 확인조차 못한 채로 급하게 마킹을 하고 시험지와 OMR을 제출했다.
밖에 또 눈이 오기 시작했다. 지긋지긋한 눈이다. 아침에도 저 눈 때문에 지각할 뻔했다고. 점심 도시락은 그새 차게 식어 있었다. 나는 차게 식은 새우볶음밥을 내려다보며 펑펑 울었다.
듣기 4번을 듣는 도중 누가 3연속으로 재채기를 하는 바람에 전부 놓치고 말았다. 하지만 이 교실의 아무도 그 재채기에 대해 불평하지 않았다. 오직 묵묵히 페이지를 넘기는 소리만 들렸을 뿐이다. 나는 의지를 잃었다. 더 이상 시험지에 손을 대고 싶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배워온 영어는 수능 시험지에 쓰인 순간 전부 하얀 건 종이 검은 건 지렁이가 되어 있었고, 어법 문제 역시 3번의 that, 4번의 whose, 5번의 them 역시 매우 아리까리하여 그냥 찍고 넘어가게 되었다. 이렇게 6시간을 넋 빠진 채로 보내다 보니 어느새 한국사.
세 시가 되니 슬슬 졸릴 타이밍이다. 한국사를 다 풀고 어쩔 수 없이 자게 되었다. 지금 자지 않으면 화학을 풀다가 졸게 될 수도 있다. 꿈에서도 눈이 내렸다. 수험표 한 장을 들고 눈 속을 걷다가 길을 잃었다. 갑자기 하늘에서 번개가 떨어졌다.
20분이 그렇게도 빨리 지나간 것이다. 어느새 그 길고 긴 수능의 막바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막바지에 나는 바보같게도 화Ⅰ생Ⅱ를 신청한 것이다. 이 컨디션으로 시험을 완벽히 끝마칠 수 있을까? 거기다가 제2외국어까지 신청한 나는 해가 뉘엿뉘엿할 쯤에야 이 고사장을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이다.
앗싸. 우리 반에서도 생겼다. 누가 과목 코드 순서를 간과하고 지구 Ⅰ보다 물리 Ⅱ를 먼저 풀다가 감독관한테 적발당한 것이다. 매년 수십 명이 한다는 그 실수. 비록 둘 다 내가 선택한 과목이 아니었기에 내 백분위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나 말고도 오늘 누군가 실패자가 되었다는 사실에 내심 마음이 놓였다.
나는 생지를 무시할 자격을 잃었다.
그 어떤 문제도 풀리지 않았다. 대체 올해 생Ⅱ 시험지를 출제한 사람은 누구인가?
정말 만나보고 싶었다. 만나서, 누가 1페이지에다가 캘빈 회로 문제를 넣냐고 따지고 싶었다.
나는 거짓말같게도 생Ⅱ를 아예 풀지 못했다. 분명히 마더텅 3회독째부터는 코돈 문제도 5분 안에 풀리던 나였다. 하지만 바보같이 계통수와 광합성에서 굴러떨어진 것이다. 실모 양치기는 통하지 않은 것이다.
그해 생Ⅱ의 11번 계통수 문제는 이례적으로 정답률 15%를 기록했다. 작년 하디-바인베르크 문제에 이어 이번에도 5단원 문제가 복병이었던 것이다. 18번 코돈 문제의 정답률은 무려 56%였다.
구태여 제2외국어 시험장에 40분을 낭비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만 원이나 들여 산 한문 수특과 수완이 아까웠기에 나는 40분간을 더 앉아 있다 오게 되었다. 대충 시험지를 둘러보기는 했다. 정말 수완 실전 모의고사와 문제 유형은 다를 바가 없었다.
나는 30% 안에 들고 싶지 않았다. 정확히는 이런 뭣같은 시험을 준비하는 데 황금같은 1년을 더 쓰고 싶지는 않았다. 자의이든 타의이든 난 1년을 더 보낼 수밖에 없는 운명이 되었다. 등급으로만 따져도 35365라는 성적은 그 어떤 대학에서도 받아주지 않을 것이었고, 선생님은 그래도 A 시에 소재한 H 대학교 정도까지는 써볼만하지 않냐고 우기셨다.
오르비는 역대급으로 시끌벅적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손해설'과 '칼럼', '집모의 후기'가 올라왔다. 하지만, 나는 어떤 대화에도 낄 수 없었다. 나는 '도태'되었으니까. 평가원께서는 친히 게으른 수험생을 단 8시간 간의 시험으로 도태시켜 주었고, 나는 어떤 집단에도 낄 수 없게 되었다.
그렇게 만만하게 봤던 우리 학원에서도 탐구 만점자가 나왔다. 윤리와 사상 선택자였다.
그날만큼 문과가 부러운 날이 없었다. '그래도 대학은 가야지' 하면서 생지를 선택한 우리 반 친구들의 심정이 이제 이해가 간다.
꼭 다수의 선택이 옳은 것일까? 다수의 선택을 하지 않은 나는, 이렇게 도태된 채 2024학년도 수능 대비 수능특강 '사회문화'를 장바구니에 담고 있다.
내년엔 절대로 이렇게 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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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인가 독서 n제 쳤는데 글 목록 넘기다보니 발견(?)됐네요
그래서 요즘은 어떠신가요
?
"제 2외국어" 검색했더니 나왔음
현실적이다. 공부하다가 들뜬 기분 잠재우고 갑니다